[곤충이 미래다] ②‘식용곤충 상용화’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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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식량으로 떠오른 '식용곤충'에 국내 식음료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다. 곤충을 먹는 것에 대한 혐오감이 커 아직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현재 30여개 중소업체가 곤충식품을 선보인 가운데 CJ제일제당, 대상, 농심 등 대기업도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R&D) 및 상품화에 매진 중이다. 식용곤충은 과연 식음료업계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CJ·대상·농심, 소재 중심 'R&D'

CJ제일제당은 201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곤충원료의 제조·판매 및 수출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식용곤충 R&D에 나섰다. 


다만 아직 안전성이 검증된 원료를 수급할 체계화된 재배시설이 없고 관련 시장도 형성기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농촌진흥청에서 국책과제를 받아 식용곤충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이 과제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곤충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보다는 전분, 밀가루, 단백질 소재 등 원료소재를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프라 확보가 우선이라 판단해 식용곤충사업의 토대를 닦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상은 계열사 정풍을 통해 식용곤충사업을 준비 중이다. 정풍은 2016년 한국식용곤충연구소와 함께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에서 추출한 단백질 농축액을 넣은 레토르트(상온 간편식) 수프를 개발해 출시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제품 출시 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식용곤충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반응이 큰 것으로 조사돼 출시를 보류했다. 이후 식용곤충식품이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소재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결과물도 나왔다. 한국식용곤충연구소가 설립한 케일에 식용곤충 원료를 공급, 환 형태의 제품을 출시하기로 한 것. 이번 설 연휴 이후 출시될 예정인 이 제품은 ‘공진단’과 유사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환 정풍 영업본부장은 “케일과 함께 미래형 식사로 꼽히는 분말형, 추출액, 환 형태의 식용곤충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풍이 원료를 공급하고 케일에서 상품화하는 방식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정풍과는 반대로 케일에서 원료소재를 가져와 연구하며 상품화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다만 식용곤충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은 만큼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케일의 식용곤충 원료소재를 활용해 자사에서 관련 제품을 상품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식용곤충을 활용한 조미소재를 중심으로 상용화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식용곤충제품은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균일하고 안정적인 원료 수급, 독특한 향 제거 등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실제 상용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중소업체 상품화 '잰걸음'

대기업들의 조심스러운 행보와 달리 식용곤충사업에 뛰어든 중소업체들은 이미 관련 원료소재 및 상품을 선보였다.

식음료업계 대기업들과 여러 건의 식용곤충 관련 사업을 협의 중인 케일은 지난해 8월 ‘에너지바 오리지널’을 시판했고 후속 라인으로 ‘라즈베리 에너지바’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식품소재로 ‘기름 쏙 뺀 밀웜박’(테네브리오 밀웜박), ‘밀웜 오일’(테네브리오 오일), ‘밀웜 액상단백질’(테네브리오 추출액) 등을 판매 중이다.

김용욱 케일 대표는 “식용곤충이 가진 단백질, 아미노산, 지방산 등 유용한 물질만 추출해 식품소재를 만들고 완제품까지 만들고 있다”며 “굼벵이, 밀웜 추출 성분으로 정풍과 함께 만든 ‘천굼단’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출시될 예정이고 상반기 중으로 쉐이크 형태의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반려동물이 먹는 간식도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사료용 식용곤충제품도 개발 및 출시할 예정”이라며 “올해 중으로 전체 상품 라인업을 10여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식용곤충협동조합은 고단백 굼벵이와 6년근 홍삼을 담은 음료 ‘굼케어’를 선보였으며 이더블커피는 국내 최초로 식용곤충 제과와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곤충산업협회 관계자는 “아직 식용곤충시장은 태동기 단계지만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크다”며 “앞으로 사람이 먹는 식품, 반려동물 전용 제품, 사료, 막걸리, 쿠키 등 종류가 다양해지며 식용곤충시장이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식용곤충시장을 너무 긍정적으로만 봐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인 혐오감 해소가 선행되지 않으면 시장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일부 식용곤충업체가 장밋빛 미래를 낙관하지만 섣부르게 평가해선 안된다”며 “아직은 불확실성이 커 앞으로 시장이 커질 것을 대비해 기반을 다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면서 미래에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용곤충은 단백질 함유량이 돼지고기보다 많고 소고기·달걀과 비슷한 정도다. 또 혈행 개선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고 무기질 함량이 높아 영양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해외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20억명 정도가 이미 곤충을 섭취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정부가 ▲벼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 ▲갈색거저리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 ▲쌍별귀뚜라미 등 7종을 식용곤충으로 지정, 산업화를 추진 중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8호(2018년 2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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