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미완의 기대작, 현대 수소전기차 '넥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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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쏘 주행장면. /사진=현대차 제공

-수증기 내뿜는 미래친환경차,수소 충전시설은 과제

궁극의 미래차로 꼽히는 수소연료전지차(FCEV). 수소의 화학반응 과정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활용한다. 무한에 가까운 원소로 알려진 수소를 활용하는 만큼 자원 걱정도 없고 일반 전기차와 달리 전기를 직접 생산하며 달릴 수 있어서 장거리주행에도 유리하다. 게다가 배출하는 건 오직 ‘물’ 뿐이다.

예전엔 수소연료전지차라는 긴 명칭을 썼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쉽게 와닿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 전기차가 많이 보급된 만큼 이와 구분하기 위해 ‘수소전기차’로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5일 현대자동차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여주휴게소를 거쳐 강원도 평창까지 총 250km에 이르는 구간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의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넥쏘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이날 현대차가 넥쏘의 시승행사를 연 건 단순히 차를 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여주휴게소에는 현대차가 직접 투자·구축한 수소충전소가 있다. 이곳 수소충전소는 이날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장에서 충전 시연이 진행됐다. 완전충전에는 5분이 걸린다. 이는 본격적인 ‘수소사회’로 진입을 시사하면서 수소에너지산업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광국 현대차 부사장은 “전기차는 현실적인 친환경 이동수단이지만 전기의 생산 측면에서는 근본적 환경문제가 남아있다”면서 “수소는 공해물질 없고 고갈 위험 또한 없으며 가솔린 대비 3배의 높은 효율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수소사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이며 석유화학업계도 수소차사업으로 빠르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현재 12개(절반은 연구용)에 불과한 충전시설을 36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구용 시설도 민간에 개방할 방침이다.
넥쏘 주행장면. /사진=박찬규 기자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통통 튀는 승차감 ‘글쎄’

주차장에서 엔진룸을 열어보니 ‘끼릭끼릭’ 소리가 들린다. 수소를 전기로 변환하는 스택에서 들리는 소리다. 초창기 수소전기차에 비하면 굉장히 조용해졌고 주행준비시간도 짧아졌다.

출발은 여느 전기차와 다를 게 없다. 낮은 속도에서부터 큰 힘을 내는 전기모터로 오르막길도 거침없다. 저속으로 주행할 때는 ‘지잉~ 지잉’ 소리가 들리는데 보행자에게 차가 다가온다는 걸 알리는 인위적인 사운드다.

고속도로에서 가속감은 나쁘지 않다. 소리 없이 부드럽게 가속된다. 전기 모터의 힘을 잘 제어해 급히 출발해도 타이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세팅했다. 차를 이리저리 움직였을 때는 뒤가 무거워서 반박자 느리게 반응한다.
넥쏘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시트는 무난하다. 디자인은 꽤 예쁘며 타공가죽과 천을 섞었다. 타공 패턴도 다양해서 지루함을 없앴다. 뒷좌석도 넉넉하며 시트 등받이는 각도조절이 된다. 뒷좌석 헤드레스트는 높이가 어정쩡하다는 평이 많았다.

주행 시 도심의 일반도로에서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다가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불편해졌다. 무거운 수소탱크 3개에 연료전지 스택도 탑재했기에 차의 움직임을 제어하려고 독특한 세팅을 해놨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양산 전이기때문에 제품품질이 완성된 건 아니다.

좌우 흔들림을 억제해 주행성을 높였지만 하체의 상하 움직임은 어색했다. 서스펜션이 위아래로 바쁘게 움직이면서 충격을 걸러줘야 하는데 노면의 이런저런 충격을 제대로 거르지 못했다. 잔진동이 실내로 고스란히 넘어오면서 통통 튀는 느낌마저 든다. 차에 함께 탄 사람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출시 전 서스펜션 세팅을 더욱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앞서 달리던 넥쏘가 가속페달을 급히 밟을 때마다 물이 왈칵 쏟아졌다. 수소차를 뒤따라갈 때는 앞유리에 물이 살짝 튈 수 있으므로 거리를 충분히 벌려야 할 것 같다.

고속도로지원시스템(HDA)은 편리했다. 위험지역에서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차로 가운데로 주행하도록 자세를 유지한다. 차선을 벗어날 때 운전대를 돌리는 힘도 꽤 세다. 주행 중 일부러 차선을 밟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차 스스로 갑자기 운전대를 돌리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주도권을 빼앗기기 싫다면 차선유지장치를 끄면 된다.

주행소음은 평범하다. 엔진이 없는 만큼 주행 중 바람소리,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크게 들릴 수밖에 없다. 그만큼 흡차음재를 보강하는 등 방음설계에 더 신경을 써야하지만 원가를 낮춰야 하는 부분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중접합유리(라미네이트글라스)는 앞좌석에만 적용돼 뒷좌석에 탄 사람과 대화하려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엔진룸에는 거대한 스택이 자리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센터페시아에는 버튼이 꽤 많고 크기도 크다. 버튼은 4개씩 묶음으로 구성됐고 촉감만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조금 더 직관적이어도 좋았을 것 같다. 기어레버 대신 변속 버튼이 설치됐고 센터스택 아래는 수납공간 겸 무선충전공간이 있다.

조수석에서 다리를 쭉 펴면 정강이부분이 글로브박스 하단에 닿는다. 무턱대고 다리를 올리면 아플 수 있겠다. 그리고 조수석 오른쪽 무릎 위 컵홀더는 타고내릴 때 미리 접어둬야 한다. 비슷한 방식을 적용한 수입차에서도 타고내릴 때 컵홀더 파손사례가 많다.
넥쏘 트렁크. /사진=박찬규 기자

◆왜 SUV 수소전기차일까

넓은 적재공간 또한 넥쏘의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수소전기차는 수소탱크 크기와 탑재 위치에 따라 실내공간 구성에 한계를 드러낸다. 넥쏘는 세계 최초로 같은 사이즈의 탱크 3개를 탑재, 동급 내연기관 SUV 수준의 거주성과 839ℓ(SAE 기준)의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또 다른 강점은 최신 ADAS시스템이다.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주차와 출차를 도와주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시스템’(RSPA), 시속 0~150km 사이에서 차로 중앙을 유지하도록 보조해주는 ‘차로 유지 보조’(LFA)등이 탑재됐다.
수소전기자동차 여주충전소.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여주휴게소를 시작으로 앞으로 정부와 지역자치단체, 민간 에너지업체와 함께 전국적인 충전소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다. 또 수소전기차 전용 정비망을 강화, 전국 22개의 직영센터에서 수소전기차 전담정비를 실시하고 수소연료전지 부품의 품질보증기간을 기존 5년10만km에서 10년16만km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2022년까지 누계 기준 1만대 보급이다.

하지만 충전시설의 보급 외에도 연료의 단가 자체를 낮추는 일도 수반돼야 한다. 충전소에 따라 다르지만 여주휴게소의 수소 충전단가는 1kg에 7000원 선. 넥쏘를 완전히 충전하려면 6.33kg이 필요하고 4만4310원이 든다. 이 경우 항속거리(복합연비x탱크용량)는 609km다. 1.6리터급 소형 디젤엔진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큰 매리트가 없다. 하지만 충전소가 많이 보급되고 단가가 훨씬 낮아지면 충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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