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더한 보험] ①'인슈어테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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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가 열리면서 보험산업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금융산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핀테크가 떠오르자 보험산업도 혁신기술을 적용한 ‘인슈어테크’(insurtech)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디지털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고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보험사에게 인슈어테크는 비껴갈 수 없는 선택이다. 앞서 보험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올 초 신년사에서 인슈어테크에 주목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보험사 CEO "인슈어테크=미래" 한목소리

인슈어테크는 소비자 친화적 서비스의 대명사로 꼽힌다.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인슈어테크는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해 기존과 다른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 핀테크다. 보험금 청구 간소화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맞춤형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은 확률통계에 의존해 위험을 분석한 후 전체 가입자에게 동일한 보험률을 적용했다”면서 “그러나 인슈어테크는 보험과 기술을 접목시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가입자마다 다른 보험률을 적용하는 고객 우선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금융환경 변화는 이미 대부분의 보험사가 인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보험과 IT의 융합이 불가피한 만큼 새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게 우선이다. 결국 고객 중심의 경영과 신성장 동력을 위해 ‘인슈어테크=미래’라는 공식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보험사 CEO들은 올 초 신년사에서 이 같은 보험산업 환경을 의식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보험사 CEO의 신년사에 나타난 2018년 보험시장 키워드는 ‘디지털’로 축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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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인슈어테크와 디지털 플랫폼, 헬스케어서비스 등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가치 중심 경영관리에 디지털 혁신과 고객중심 경영을 더한 미래 경영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교보생명 역시 신년사에서 디지털 혁신을 화두로 제시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창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도 서비스 디지털화를 내세우며 “기존에 보지 못한 전혀 다른 모습의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보험사 CEO들이 올해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면서 올해 보험산업에 인슈어테크 열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이미 일부 보험사는 지난해부터 인슈어테크에 집중했고 다른 보험사들도 올 상반기 디지털 혁신을 위해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업계 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다만 국내 인슈어테크 영역이 아직 자리 잡지 않은 만큼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의 경우 은행, 대출, 주식 등 다른 금융업종과 달라 변화와 성장이 더딘 것도 넘어야할 산이다. 영업력 기반의 판매채널 위주로 성장한 국내 보험산업의 특성과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규제 완화하고 보험 선진국서 배워야


핀테크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보험산업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언스트앤영(Ernst & Young)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핀테크지수는 32%다. 전세계 평균 33%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중국(69%)과 인도(52%) 등에도 한참 못 미친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 등 보험 선진국으로 시각을 돌려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금융강국 미국, 영국, 독일 등은 2011년부터 기존 보험산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소비자 수요에 적합한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 법제 개혁을 시행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과도한 규제가 가로막고 있다. 보험사가 인슈어테크에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제한이 많고 웨어러블기기를 활용한 헬스케어서비스도 의료법상 분쟁의 소지가 있어 발목을 잡는다. 따라서 보험 가입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인슈어테크가 성장하려면 각종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 보험사들은 인슈어테크 걸음마를 떼고 달리는 중이다. 인슈어테크 투자의 60%는 미국에 집중됐고 독일과 영국 등 유럽권,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특히 해외 보험사들은 인슈어테크를 판매채널과 데이터 구축에 접목시켜 신규 보험모델 연구를 진행 중이다.

미국 프로그레시브사는 1990년대 말 보험가격을 결정하는 ‘텔레매틱스’를 활용했다. 운전습관 연계보험(UBI)으로 안전운전을 할수록 보험료가 낮아진다. 또 오스카헬스는 보험 가입자가 손목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목표 걸음수를 달성하면 하루에 1달러씩 월 최대 20달러의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일본 후코쿠생명은 보험금 청구 직원을 대신해 병원기록 등의 정보를 분석하고 보험금 지급 사정을 담당하도록 AI를 도입했다. 또 중국의 한 보험사는 인터넷기업과 협업해 개발한 혈당측정단말기를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갱신보험료를 낮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슈어테크는 먼 미래의 이야기거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된다”며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디지털과 맞물린 인슈어테크를 내세운 만큼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비용을 낮춘 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과 보험사가 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9호(2018년 2월28일~3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성필 feelps@mt.co.kr

산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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