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저금리시대 연금자산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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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낙엽수는 매년 3월에서 7월까지 짧은 기간 동안 나무 전체를 덮을 새 잎을 길러내야 한다. 그해 생산량을 맞추지 못하면 지난해 자신이 숲 속에서 차지했던 공간을 경쟁자에게 빼앗길 것이고 언젠가 설 곳을 잃게 된다.” - 책 <랩걸> 중

낙엽수가 일정기간 동안 새 잎을 길러내야 하듯이 사람도 30세부터 60세까지 경제활동기에 돈을 벌어 결혼자금, 주택마련자금, 자녀교육비, 노후생활비 등 인생의 4대 필요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고성장·고금리시대에는 원리금보장 상품만으로도 자산증식이 가능했다. 하지만 저성장·저금리 환경이 도래하면서 원리금보장 상품으로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자산증식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빨리 저금리 환경을 경험한 선진국들은 원리금보장 상품 중심의 운용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자산군·지역별 다변화를 통한 분산투자를 주요 투자전략으로 도입해 저금리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연금자산운용 노하우와 경험을 터득했다.

저금리와 평균수명 증가는 노후자금을 조기에 고갈시키는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도 원금손실 기피심리가 강해 연금자산을 수익성보다 안정성 위주로 운용한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는 적극적으로 연금자산 수익률을 관리해야 더 많은 연금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안정적인 은퇴생활이 가능하다.

◆퇴직연금 적립금 빠르게 증가… 6년 만에 ‘3배’

은행·증권·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개사가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은 16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1년 50조원에서 불과 6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저금리기조 속에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의 비중이 지난해 24.22%(+0.95%포인트)로 매년 확대되는 반면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의 비중은 66.16%(-1.60%포인트)로 계속 축소되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IRP(개인형 퇴직연금) 증가율이 22.2%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7월에 IRP 가입 대상이 자영업자, 공무원, 교직원, 군인 등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로 확대된 데 기인한다.

지난해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주식시장 강세에도 2.34%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7.26%)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기업이 운용하는 DB형 적립금의 운용수익률은 1.48%,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DC형의 운용수익률은 3.06%, IRP의 운용수익률은 2.46%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부진한 원인은 저금리 상황인데도 원리금보장 상품에 편중돼 운용하고 있어서다. 최근 퇴직연금이 DB형에서 DC형으로 옮겨가는 추세지만 아직도 원리금보장형 투자가 대부분이다. 2016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의 89%가 원리금보장 상품에 투자됐으며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비중은 6.8%에 불과하다.

증권업은 지난해 주식시장 강세장에서 ‘자산관리’와 ‘상품경쟁력’을 주무기로 퇴직연금제도(DB·DC·IRP) 전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특히 증권업은 DC형에서 타업권 대비 2배가량 높은 4.4%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권은 DC형 자산의 절반을 원리금비보장 상품에 투자한 반면 보험업권은 17.5%, 은행업권은 10.1%를 각각 투자했다. 업권별 자산배분의 차이가 DC형 수익률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주식투자 비중 및 글로벌 자산배분 확대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지난해 말 기준 주식투자 비중은 38.6%, 해외투자 비중은 28.3%로 퇴직연금에 비해 주식투자와 해외투자 비중이 훨씬 높다. 최근 10년간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고 주식투자와 해외투자 비중을 꾸준하게 확대해서다. 이에 비해 일본 공적연금(GPIF)의 주식투자와 해외투자 비중은 각각 45.8%, 37.2%로 국민연금보다 약 7%포인트 이상 더 높다. 미국 401(k) 퇴직연금 가입자의 주식투자 비중은 66%에 육박하며 호주 퇴직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의 주식투자와 해외투자 비중은 각각 50%, 31%에 달한다.

퇴직연금은 30년 이상 운용하는 초장기 운용상품으로 단순히 퇴직연금을 적립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성격도 가진다. 따라서 근로자가 어떤 제도(DB·DC형),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급여 규모가 달라진다. 특히 DC형과 IRP는 근로자가 직접 투자를 통해 돈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한 국가와 한 종류의 위험자산에만 집중투자 할 경우 지나치게 높은 변동성을 초래한다. 집중투자에 따른 위험을 피하고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분산투자다. 분산투자는 성격이 다른 자산 간의 결합에서 효과가 더 크게 발휘된다. 자산군 분산은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서로 다른 수익과 위험구조를 가진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것을 가리킨다. 지역별 분산은 대한민국,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서로 다른 나라와 지역의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퇴직시점까지 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근로자들은 원리금보장 상품 중심의 보수적인 투자에서 벗어나 국민연금처럼 주식형 상품 투자비중과 해외투자 비중을 높여 글로벌 자산배분을 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 운용경험이 부족한 투자자인 경우에는 운용사에서 알아서 자산배분 해주는 ‘자산배분형 펀드’, ‘TDF’(Target Date Fund), ‘금융회사 모델포트폴리오’ 등에 적정비율로 분산투자 하는 방법이 바람직해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0호(2018년 3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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