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수입차] 콧대 낮추고 이젠 '서비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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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업계가 달라졌다. 2010년부터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 기록을 이어갈 때만 해도 앞만 보고 달리는 ‘폭주기관차’의 모습이었다. 그러던 중 2015년 디젤게이트와 여러 악재가 맞물리며 시련이 찾아왔다. 물론 업계 입장에선 전화위복이었다. 서비스를 강화하며 내실을 다진 결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머니S>는 수입차업계가 최근 몇년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서비스’에 대해 살펴봤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서비스센터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최근 수입차업계의 화두는 ‘서비스’다. 뛰어난 주행성능이나 높은 연료효율, 화려한 첨단기능을 갖춘 제품을 내놓는 건 기본, 이런 차를 마음 놓고 탈 수 있도록 서비스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한 것이다.

수입차업계는 2010년 이후 폭풍성장을 거듭하며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입차시장은 판매량만 놓고 볼 때 중국이나 일본 등 인근의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성장률만큼은 독보적이어서 각 사 본사차원의 주목을 끌어낸 독특한 시장이기도 하다.

그 결과 ‘폭주기관차’에 비유될 만큼 판매량이 크게 널뛰었고 압축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뒤따랐다. 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법인구매 대신 개인구매비중이 늘고 구매연령 또한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개인등록은 30대, 40대, 50대 순으로 구매가 많았다.

볼보자동차 서비스센터 /사진제공=볼보자동차

이 같은 변화는 ‘오너드라이버’ 증가를 뜻한다. 누군가가 대신 차를 몰거나 관리해주기보다 직접 차를 몰며 운전을 즐기고 자동차 정비에 관심이 늘어 서비스센터도 직접 방문한다. 문제는 판매량이 갑작스레 증가한 반면 서비스인프라는 이에 발맞추지 못하면서 불만이 쏟아진 점이다.

수입차업계는 2015년 폭스바겐 발 ‘디젤게이트’ 파문이 일며 변곡점을 맞았다. KAIDA 집계자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9만562대다. 2011년에는 10만5037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섰고 2012년 13만858대, 2013년 15만6497대, 2014년 19만6359대로 판매량이 늘더니 2015년에는 무려 24만3900대로 이전 기록을 비웃기라도 하듯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처럼 양적성장을 거듭해온 수입차업계는 2016년 22만5279대, 지난해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23만3088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질적성장에 집중한 시기다. 업체들은 취약점으로 지적된 서비스인프라를 우선적으로 보강했고 그 결과 서비스 차별화가 판매량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효과를 누렸다.
2011~2018 업체별 서비스 인프라 성장비교 01 /그래픽=김민준 편집기자

◆크게 늘어난 서비스인프라

2011년 257곳에 불과하던 수입차 서비스센터(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일부 브랜드 제외)는 2016년 328곳, 지난해 417곳으로 늘었고 올 3월 현재는 436곳에 달한다.

최다판매 기록을 세운 2015년엔 2010년보다 약 2.7배 늘었지만 같은 시기 서비스센터는 약 1.3배 증가하는 데 그쳐 판매와 서비스 간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집중적인 서비스인프라 투자로 7년 전과 비교해 판매량이 약 2.2배 늘어나는 동안 서비스센터 수가 약 1.7배 늘며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졌다.

각 사가 제공한 자료를 합산한 결과 수입차업체의 서비스센터 수가 고르게 증가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실제 작업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2011년 워크베이는 1871개에 불과했지만 2016년 3570개, 지난해 4868개로 증가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 4904개나 된다. 2011년보다 무려 2.6배 많아진 것이다. 실제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때 소비자 불만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2011~2018 업체별 서비스 인프라 성장비교 02 /그래픽=김민준 편집기자

워크베이는 자동차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작업대를 의미하는 만큼 서비스인프라의 핵심으로 꼽힌다. 서비스센터 증가는 소비자 접근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고 워크베이가 많아지면 처리능력이 향상된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소비자가 서비스를 받기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얘기여서 불만을 개선해 충성도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따라서 서비스센터와 워크베이 수를 살피면 각 업체의 서비스인프라 특징도 알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를 비교하면 55개 센터를 보유한 벤츠는 센터 당 18.4개의 워크베이를 보유한 셈이지만 10곳의 센터를 운영하는 포르쉐는 센터 당 9.5개다. 이는 벤츠가 대형서비스센터 위주의 전략을 펼친다고 볼 수 있고 포르쉐는 덩치를 키우기보다 접점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 혼다, 토요타/렉서스, 닛산/인피니티 등 일본브랜드는 판매량 증가세가 꾸준한 만큼 이에 발맞춰 서비스인프라도 꾸준히 늘려왔다. 철저히 판매량 대비 서비스능력을 계산해 인프라를 구축한 것.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푸조/시트로엥을 비롯한 아우디-폭스바겐 등 유럽브랜드는 서비스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해왔고 앞으로 센터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덩치를 키우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재규어랜드로버 서비스 /사진제공=재규어랜드로버

◆서비스인력 직접 키운다

수입차업체의 서비스인프라가 크게 증가하면서 서비스센터의 고용인력도 함께 늘었다.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2011년 서비스센터 고용인력은 4000여명(추산)이었지만 지난해 8300여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이보다 조금 더 늘어난 8500여명으로 파악된다. 그만큼 서비스인프라가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왔음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많은 수입차업체가 서비스인력의 교육에 힘을 쏟는다. 전용 서비스 트레이닝센터를 마련하는 건 기본이다. 테크니션은 물론 서비스 어드바이저의 서비스스킬을 겨루는 콘테스트를 여는가 하면 입상자에게 해외 본사차원 대회의 참가자격을 제공, 동기부여를 통해 서비스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나아가 우수한 서비스인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진행하는 일·학업 병행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6월 한독상공회의소가 BMW그룹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협력해 독일의 선진 기술인력 양성과정인 ‘아우스빌둥’(Ausbildung) 프로그램의 국내 도입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독일의 일·학습 병행 프로그램 중 자동차정비부문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아우토 메카트로니카’(Auto-Mechatroniker)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BMW그룹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사와 정식 근로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급여와 수준높은 근무환경을 제공받는다. 또 본사 인증교육을 이수한 전문 트레이너와 대학 교수진 간 협력을 통해 개발된 교육과정으로 기업 현장의 실무교육(70%)과 학교에서의 이론 교육(30%)이 결합된 커리큘럼을 총 3년간 이수한다. 과정을 마치면 대학의 전문학사 학위와 각 업체가 부여하는 교육 인증을 함께 획득한다.

이 프로그램은 독일 등 아우스빌둥이 도입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일한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취업 시에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86명의 아우스빌둥 1기 학생들이 독일차 양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3년간의 커리큘럼에 참여 중이다. 2기는 오는 4월부터 시작한다.

슈테판 할루자 한독상공회의소 회장은 “청년실업률을 낮추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노동시장의 요구와 구직자의 전문성 및 노하우가 서로 맞아떨어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아우스빌둥, 즉 독일식 직업 교육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전문인력은 한정적인 반면 서비스인프라 확충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면서 “서비스센터를 늘리려면 그만큼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해 이 같은 교육프로그램은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했다.
푸조시트로엥 서비스센터 /사진제공=푸조시트로엥

◆서비스 사각지대 줄여라

지난해 수입차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가 6만8861대, BMW가 5만9624대 팔리며 독일 브랜드 ‘투톱’이 막강한 영향력을 드러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브랜드의 빈자리는 나머지 브랜드가 골고루 메우며 렉서스(1만2603대), 토요타(1만1698대), 랜드로버(1만740대), 포드(1만727대), 혼다(1만299대) 순으로 연간 1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수입차업계는 강화되는 보호무역 조치, 가계대출 및 부동산 규제강화 기조와 금리인상 등이 소비심리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인증절차를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그동안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였던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가 시작되는 점, 각 브랜드의 다양한 신차투입과 적극적인 마케팅활동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KAIDA는 올 수입차시장이 2016년과 지난해의 정체를 벗어나 2015년 신규등록대수인 24만3000대를 넘어서는 25만6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재도약이 예상되는 수입차업계는 서비스네트워크의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사각지대를 없애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지역별 판매량 대비 서비스센터 분포도 /그래픽=김민준 편집기자

현재 수입차업체의 서비스네트워크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436곳의 서비스센터 중 224곳이 수도권에 몰렸다. 지난해 이 지역의 판매량이 51.9%나 되는 만큼 서비스인프라가 집중된 것. 판매량의 27.9%는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대도시에서 나왔다. 결국 특정 지역에서의 판매량이 서비스인프라의 쏠림현상을 낳았고 이는 반대로 보면 나머지 지역은 서비스 사각지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서비스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곳은 제주(13), 충청(18), 강원(19), 전라(21), 경상(29) 순이다. 위 지역에 사는 사람이 수입차를 산 뒤 서비스를 받으려면 인근 도시까지 차를 몰고 가거나 이동이 어려울 경우 견인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토요타코리아 네트워크 /사진제공=토요타코리아

따라서 업계에서는 올해 본격적인 서비스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이어온 투자의 결실을 기대하는 분위기며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하고 견고히 구축,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판매와 정비 부문에서 사각을 없애야 신규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만큼 판매와 정비를 함께 책임질 중견 딜러사의 역할이 중요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1호(2018년 3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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