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장 맞이하는 '코스닥시장위원회',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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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위원장·본부장’ 분리 선출
코스닥 활성화·조직갈등 해소 ‘과제’

(왼쪽부터)조호현 KRX국민행복재단 사무국장, 길재욱 한양대 교수. /사진제공=한국거래소 ,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한국거래소는 2005년 증권거래소·선물거래소·코스닥증권시장·코스닥위원회 등을 통합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선물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 지역의 정치 논리에 휘둘려 계파 갈등과 무관했던 코스닥시장도 통합거래소에 묶였다. 

그로부터 8년 뒤 통합 체제로 묶였던 거래소는 정부 주도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 핵심 과제였던 ‘창조경제’ 일환으로 코스닥시장의 정체성 확립 등을 위한 분리·독립작업이 추진된 것.

2013년 10월 거래소는 코스닥위원회를 별도 독립기구로 전환해 위원장에 박상조 전 거래소 코스닥본부장을 선출했다. 코스닥본부는 최홍식 코스닥본부장이 맡았다. 그러나 사실상 같은 업무를 위원회와 본부가 나눠 진행하다 보니 원회와 본부 간 알력 다툼이 발생했고 업무체계도 혼선이 생겼다.

잡음이 끊이지 않자 분리 선출을 한 지 7개월 만에 거래소는 코스닥위원장이 코스닥본부장까지 맡는 겸직 체제로 다시 전환했다. 겸직 체제로 전환된 직후 김재준 전 위원장이 코스닥위원회를 맡으면서 코스닥본부 운영까지 총괄했다.

그러나 그동안 대표주들의 '코스닥 엑소더스(이탈)'가 줄을 이었고 그 여파는 외국인, 기관투자자에 이어 투자자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코스닥시장과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도 무색해졌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거래소는 또 다시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맞춰 조직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달에는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통합지수인 KRX300 지수를 출시했고, 이달에는 코스닥시장위원회와 본부를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마무리 짓는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이 겸임하던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직이 5년 만에 분리 선출되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을 분리·독립하기 위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거래소는 최근 코스닥시장위원장과 본부장을 분리 선임하게 된 이후 첫 코스닥위원장에 길재욱 한양대 교수를 내정했다. 조만간 코스닥시장본부장도 추천할 예정이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조호현 국민행복재단 사무국장이다.

◆확대된 위원장 권한… 비상근∙이사 겸직 논란


지난 5일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길재욱 교수를 신임 위원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거래소는 이달 13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길 교수를 위원장으로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위원장 임기는 2년이며 직책은 비상근이다.

신임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에는 막강한 권한이 부여된다. 상장 심사와 폐지는 물론 본부장에 대한 해임 건의도 가능하다. 상장폐지 권한을 가지게 되는 코스닥위원회에는 벤처 비즈니스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 영입된다.

그러나 이처럼 위원장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면서도 업무는 비상근이라는 점은 다소 역설적이다. 코스닥위원장 분리 선출 자체가 '옥상옥'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집행부서인 코스닥본부와의 갈등이 빚어질 경우 적잖은 혼란이 예상되는 이유다.

길 교수가 증권사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현재 길 교수는 한국거래소 규율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한국중소기업학회 중소기업금융연구회 위원장, 키움증권 사외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의 사외이사로도 추천됐다.

사외이사 겸직 제한에 걸리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길 교수는 키움증권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상법상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는 다른 기업(상장, 비상장회장 포함)의 이사(등기임원)를 1개까지만 겸직할 수 있다.


◆코스닥본부장 후보 선임에 정부 입김? 

정책 집행 역할에 주력하는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조호현 국민행복재단 사무국장이 유력후보로 부각됐다.

다만 거래소 측은 아직 최종 후보가 선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로선 최종 후보 추천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만간 후보를 선임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 관계자 사이에선 코스닥시장본부장 후보로 두명의 임원이 거론됐다. 지역 안배를 위해 호남 출신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 입김을 막기 위한 인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조호현 사무국장(상무)과 권오현 경영지원본부 상무가 물망에 올랐다.

내부에선 본부장 최종 후보 선정을 두고 잡음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초 이해선 시장감시위원장이 같은 고려대 출신 권 상무를 본부장으로 올리기 위해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그러나 거래소 내부에선 정부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보니 최종 후보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거래소 임원 중 영남쪽 인물이 많은 만큼 지역 안배를 고려해 호남쪽 인사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정부의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 상무는 전주상고와 전북대를 졸업한 전북 출신 인물”이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분리 인사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년간 거래소가 코스닥을 운영해온 흐름을 보면 코스닥을 활성화시키겠다던 정부의 입김에 휘둘려 조직을 붙였다 뗐다 할 뿐 정작 무엇을 발전시켰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코스닥시장위원회와 본부를 분리하는 것 역시 표면적으로는 코스닥 활성화를 내세우지만 이미 2013년 시도했다 실패한 것을 또 다시 복원해 사실상 자리를 늘리기 위한 게 아니냐”면서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역시 우선순위가 잘못됐다. 실물경제가 뒷받침 되지 않는 코스닥 활성화는 공허한 논리”라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1호(2018년 3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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