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가는 애경산업, '상장 실탄' 어디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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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홍대 사옥 조감도. /사진=애경

오는 8월 사옥 이전과 함께 '홍대 시대'를 여는 애경그룹이 계열사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올 1분기 최대어로 꼽히는 애경산업이다. 애경유화, AK홀딩스, 제주항공에 이어 애경산업이 네번째로 코스피시장에 입성한다. 

애경산업이 이번 IPO에서 구주매출과 신주모집을 병행해 확보할 자금을 어디에 쓸지 주목된다. 구주매출로 조달한 자금은 자본잠식에 빠진 그룹 계열사를 지원하고 신주 모집을 통한 금액은 애경산업 사업 확대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잠식’ 애경유지공업, 숨통 트이나

/참고=애경산업 IR 자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지난 7∼8일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실시했다. 애경산업은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를 2만9100원으로 확정했다. 회사 측이 당초 제시했던 희망 공모가 범위(2만9100원~3만4100원)의 최하단이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대 1이었으며 수요예측에 참여한 수량 중 8.51%가 상장 후 일정기간 동안 보호예수 조건을 걸었다. 공모가 기준 총 공모금액은 1978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7602억원이다. 시가총액 1조원 달성까지 예상했던 시장의 예측에 비해서는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이에 따라 공모로 조달할 자금도 1978억8000만원으로 계산된다. 

애경산업은 이번 IPO에서 구주매출과 신주모집을 병행한다. 공모주식 수 680만주 중 200만주를 구주매출하고 480만주를 신주 모집한다. 구주 매출물량은 애경유지공업이 보유한 애경산업 주식이다. 

애경산업은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 계열사로 그룹의 주축이다. AK홀딩스가 애경산업 지분의 48.27%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8.07%의 지분은 2대주주인 애경유지공업이 쥐고 있다.

이번 애경산업 IPO에서 200만주를 구주매출하면 600억원에 달하는 자금(희망 공모가 2만9100원 기준 계산)을 조달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애경유지공업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신영-SK 프라이빗에쿼티(PE)에 보유하고 있던 애경산업 주식 213만여주를 팔아 약 6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IPO 구주 매출까지 성사되면 총 1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는 셈이다. 

즉, 이번 구주매출 물량을 통해 자본잠식에 빠진 애경유지공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모습이다.

백화점사업을 운영하는 애경유지공업은 AK플라자 등의 부진으로 2008년 이후 매년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면서 자본잠식에 빠져 그룹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애경유지공업 지분 100%(2016년 말 기준)를 소유하고 있다. 애경유지공업은 애경산업 지분을 비롯해 에이케이에스앤디(20.0%), AK홀딩스(18.9%), 제주항공(6.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모자금으로 투자 확대∙유통채널 다변화

애경산업의 관심은 신주 물량에 있다. 애경산업은 신주 물량을 통해 약 1400억원의 자금으로 각종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2020년까지 ▲설비투자 300억원 ▲해외 유통채널 확대 135억원 ▲브랜드 투자 300억원 ▲연구개발 투자 150억원 ▲M&A와 합작회사(JV) 등에 350억원 ▲운영자금 150억원 등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가치평가(밸류에이션)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가습기 살균제 논란에 따른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이 언급되지만 애경산업의 가습기 메이트 주성분 위해성 판단이 내려지더라도 애경 측에서 SK케미칼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부각될 리스크는 많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관심은 애경산업의 중국 사업과 성장 동력에 쏠린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워낙 변수가 많아서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여파로 아모레퍼시픽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애경산업은 일명 '견미리 팩트'로 유명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 제품을 온라인플랫폼에 입점시키는 방식을 통해 해외 유통채널 비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다만 에이지투웨니스 외 성장 동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애경산업의 사업 부문은 생활용품과 화장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세제∙헤어케어∙덴탈케어 등이 주를 이룬다. 생활용품 매출액과 화장품 매출 비중은 각각 57%, 43%로 추정된다. 비중은 비슷하지만 화장품 영업이익률이 20%를 상회하는 반면 생활용품 영업이익률은 4~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화장품 매출액이 2014년 250억원에서 2017년 2700억원으로 급증하며 전체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경산업을 화장품 업체로 간주, 기업 가치를 산정하고 공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경산업의 공모희망가 밴드는 지난해 순이익 대비 주당순이익(PER) 20~23배에 해당된다”며 “경쟁사 밸류에이션에 20~32% 할인을 적용해 산출됐는데 올해 가이던스 기준 PER은 14~16배 수준으로 동종 업종의 PER 27배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나 애널리스트는 “최근 IPO한 화장품업체들 중 원브랜드, 원아이템 위주인 잇츠한불, 에스디생명공학 등은 상장 당시 밸류에이션 할인폭이 40~50%로 상당히 높았다”면서 “애경산업 또한 원브랜드, 원아이템의 의존도가 높고 주력인 홈쇼핑, 역직구 채널의 실적 가시성이 높지 않아 보여 올해 실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1호(2018년 3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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