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택' 유료화] ①“콜요금 두배로 뺏어가네요”

 
 
기사공유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카카오택시)가 유료화를 선언했다. 택시 승차난 지역에서 카카오택시서비스를 이용할 때 웃돈(추가요금)을 주면 우선적으로 배차하겠단 얘기다.

카카오택시가 ‘국민택시 앱’으로 떠오른 탓에 업계 반응은 뜨겁다. 택시업계는 승객과 택시기사 간 분쟁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려한다. 소비자들은 예상됐던 유료화라며 일부 환영하는 눈치다. 전국 택시기사 96% 이상이 카카오택시서비스를 활용하는 상황에서 부분 유료화는 어떤 식으로든 택시기사와 승객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택시 앱의 결정이 국내 택시업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기세다.

◆발톱 드러낸 카카오?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13일 간담회에서 서비스 부분 유료화 계획을 밝혔다. 무료 배차와 별도로 5000원을 내면 택시를 즉시 배정하고 2000원을 내면 호출에 응할 가능성이 큰 택시를 연결해 주겠다는 것. 카카오모빌리티는 조만간 정확한 콜 요금을 확정해 이달 말부터 도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카카오택시의 부분 유료화 선언에 서울시와 정부기관은 당혹스럽다. 현재 서울시는 택시 요금의 통제권을 갖고 있지만 요금 외 앱 이용 수수료는 간섭이 불가능하다. 카카오택시의 이용 수수료 조정을 제한하기 어렵단 뜻이다.

하지만 카카오택시의 이번 결정이 사실상 요금인상과 다를 바 없어 서울시는 난감한 눈치다. 서울시는 현행 택시 콜비(주간 1000원·야간 2000원) 수준의 유료화가 아니라면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어서 카카오모빌리티 측과 충돌이 예상된다.

서울시 측은 “시 차원에서 제재를 내리기 어려운 상태”라며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정확한 콜 요금을 정하면 대응책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내비게이션 앱 ‘T맵 택시’가 최대 5000원의 웃돈 제시 기능을 도입했지만 시정조치를 내리고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법제처는 T맵의 웃돈 제시기능이 추가요금 지불수단과 유사해 이중 지불에 해당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만약 카카오택시의 웃돈기능을 두고 서울시가 제재를 내리지 않는다면 형편성 논란도 야기될 수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카카오택시 부분 유료화에 대해 “국토부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상황”이라며 불편함을 내비쳤다. 국토부는 카카오택시의 추가비용이 편법요금으로 인정될 경우 법률상 규제가 가능해 세부 계획이 발표되는 즉시 규제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부분 유료화가 수익만을 고려한 조치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유료 배차 모델 도입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출퇴근 시간대에 만연한 승차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 문제는 부분 유료화가 진행되면 승차거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기사들이 돈 되는 배차에만 열중하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택시 기사회원을 대상으로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택시기사의 운행 실적·평가 등을 종합해 현금성 포인트를 돌려준다는 것. 평소 택시기사가 웃돈이 없는 무료 호출을 얼마나 받았는지를 포인트 산정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택시기사들은 포인트제도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 한 택시기사는 “승객 중 절반 이상이 카카오택시 손님”이라며 “웃돈기능을 얹혀놓으면 당연히 해당 배차에 기사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무료배차도 열심히 해야 포인트를 준단다. 자기들 돈 벌기 위해 요금을 올려놓고 명분상 ‘너희들은 무료배차도 열심히 뛰어라’ 이거 아니냐. 기사들 데리고 장난치는 꼴”이라고 격분했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의 기자간담회 모습./사진=카카오모빌리티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부분유료화를 두고 ‘상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을 낸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간담회에서 올해를 상장의 분기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용점유율이 높은 카카오택시에서 아직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택시 유료 서비스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을 최대 855억원으로 전망한다. 기업간거래(B2B) 업무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대리기사)의 수수료 수익까지 합치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내다본다. 3년간 매출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카카오모빌리티로서는 카카오택시 부분 유료화가 돌파구인 동시에 정 대표가 간담회서 밝힌 해외시장 진출, 상장까지 넘볼 수 있는 해결책이 되는 셈이다.

◆유료화, 택시기사도 반대하는 이유

카카오택시는 서비스 개시 후 3년간 가입자 1800만명, 누적이용자 4억명을 돌파했으며 전국 택시기사의 96% 이상인 24만명이 이 서비스에 가입할 정도로 국민택시 앱으로 성장했다. 카카오택시 덕분에 택시기사의 수익이 20% 이상 늘었다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공룡화되는 카카오택시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전국 택시 사업자·운전자 단체들은 지난 3월19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카카오택시의 부분 유료화는 승객과 택시기사간의 시비와 분쟁의 빌미 조장, 소비자인 택시 승객의 경제적 부담 증가 등의 문제를 외면한 것”이라며 “부분 유료화는 택시시장에서의 독점적 지배력을 앞세워 기업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측은 우선배차가 시행되면 택시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만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배차 시 무료배차 승객의 불만과 함께 기사의 배차성향까지도 비판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 결국 택시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되며 승객감소로 이어진다는 우려다. 연맹 측은 “당장 수익이 늘어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유료화는 택시기사들도 편치 않은 정책“이라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카카오택시 부분 유료화를 규탄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 측의 경영방침은 무료 전략과 무차별한 광고 등을 통한 시장 잠식 후 시장지배적 지위를 활용해 가격을 올리는 시장지배적 대기업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기사에게는 사용료를, 소비자에게는 수수료를 부과해 양쪽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의 반응은 엇갈린다. 카카오택시 부분유료화를 두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열띤 토론이 한창이다. ‘좋은 서비스에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와 ‘어떤 식으로든 독점은 위험하다. '우버(차량 셰어 서비스)를 국내에서 육성해 카카오택시와 함께 상호 건전한 경쟁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등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조욱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대의원은 “가뜩이나 요금인상 시기가 도래한 상황에서 카카오택시 유료화까지 겹치면 승객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택시 승객이 더 줄어드는 원인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승차난 해소를 위해 카카오택시 같은 민간업체가 개입하는 것보다는 서울시나 전국 지자체가 승차난 지역에 빈 택시가 스스로 진입할 동기를 부여하는 방안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의원은 “강남이나 종로 등 지역별 승객수요가 많은 곳에서는 기본요금을 1000~2000원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승차난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서울시 정책부족이 불러온 결과"
[미니인터뷰] 이수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홍보위원

이수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홍보위원은 카카오택시의 부분 유료화는 결국 서울시의 정책부족이 불러온 결과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밤 11시부터 종로나 광화문에 승객수요가 높은 것은 모든 기사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공급(택시)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기사들이 승차난 지역 승객을 태우는 것에 대해 수익적인 면에서 메리트를 못 느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에 따르면 전국 택시의 평균 실차율(총 주행거리 중 손님이 승차한 비율)은 60% 수준으로 이 이상이 돼야 수익이 난다. 이를테면 서울 외곽지역에 있던 택시가 종로(빈차 상태)로 이동해 승객을 태우고 다시 외곽지역에 내려주면 실차율이 50%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위원은 “승차난 지역 실차율이 낮다보니 기사들이 승차를 꺼리고 진입한다 해도 돈이 되는 승객만 골라 태운다”며 “서울시는 이를 알고도 승차거부하는 택시만 단속하지 다른 대책을 세우려 하지 않는다. 결국 민간업체(카카오택시)가 이를 해소하겠다는 명분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카카오택시의 이번 결정에도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카카오택시는 콜 수수료 2000원을 받아 우리에게 절반을 나눠주는 것도 아니다”며 “배차이용실적 등을 평가해 수수료를 일부 나눠주겠다는 취지다. 원래 우리가 받던 콜요금을 카카오가 두배로 가져가 열심히 한 사람에게 나눠주겠다는 것 아니냐. 취지 자체가 부당한 이번 결정은 제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3호(2018년 3월28일~4월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269.31하락 19.8820:53 07/23
  • 코스닥 : 756.96하락 34.6520:53 07/23
  • 원달러 : 1131.40하락 2.320:53 07/23
  • 두바이유 : 73.07상승 0.4920:53 07/23
  • 금 : 71.52상승 1.1120:53 07/23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