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사 연도대상, 축제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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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험사에서 연도대상 시상식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자주 접한다. 한 보험사 소속 설계사와 친분이 있어 전화를 걸어봤다. "A씨는 연도대상 참석 안하세요?" "에휴, 거기는 매출 상위 1% 설계사만 갈 수 있어요. 제가 거길 어떻게 가요."

매년 이맘때면 보험사들은 영업 실적이 우수한 보험설계사와 대리점을 초청해 연도대상을 연다. 영업현장을 발벗고 뛰어다닌 설계사들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수상대에 올라 기쁨을 만끽한다. 이날만큼은 그들도 연예인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연도대상에는 각 보험사의 대표도 총 출동한다. 보험왕들은 기본적으로 매출이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에 이른다. 회사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험사 대표가 친히 나서 직접 상을 수여하며 그간의 공을 치하한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연도대상을 국내 호텔에서 개최하지만 일부 보험사는 해외 유명 리조트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그만큼 보험사들은 연도대상 개최에 심혈을 기울인다.

하지만 수상자인 1% 설계사를 제외한 나머지 99% 설계사의 눈에는 연도대상이 어떻게 보일까. 연도대상의 경우 특정 보험설계사가 보험왕을 몇년간 독식하기도 한다. 물론 보험왕 외 수상자는 매년 달라지는 편이지만 받는 사람만 계속 받는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

한 보험사 지점장은 "연도대상 수상자들은 영업에 이를 십분 활용한다"며 "고객들도 수상자에게 더 신뢰가 가지 않겠나. 그들의 영업은 더욱 잘되고 다른 설계사 계약체결률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설계사들이 연도대상에 위화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상식 자체가 잘한 사람을 칭찬하는 자리지만 이런 행사가 다른 설계사들의 영업의욕을 고취시키는지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물론 나름의 영업 노하우와 전략, 잘 짜여진 설계사팀을 운용해 성과를 낸 수상자들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들이 시상대에 서기까지 흘린 땀방울은 단순한 수치로 가치를 매길 수 없다.

다만 보험사가 연도대상을 설계사 영업력 고취 차원에서 신경을 쓴다면 방식을 좀 달리해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의 성과제일주의 같은 연도대상을 모든 설계사를 위한 축제형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변화의 조짐은 있다. 일부 보험사는 전국 권역별로 연도대상을 열어 적정 기준을 넘긴 보험설계사가 최대한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매출순위보다는 고객과의 소통을 수상기준으로 삼는 보험사도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보험사가 성과를 1순위를 두고 시상식을 진행한다. 이보다는 이제 막 보험영업에 뛰어든 신입설계사를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고객이 시상식에 참석해 담당 설계사의 좋은 점을 칭찬하는 소통의 자리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적어도 '고객이 왕이라는 생각으로 매진했다'는 천편일률적인 보험왕의 영업소감을 듣는 것보다는 보험사가 앞으로 설계사를 운용하는 데 있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1%가 아닌 99%의 설계사를 위한 연도대상을 기대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4호(2018년 4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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