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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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요 /사진제공=토요타자동차


전기자동차(EV)는 운행 중 배출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아 친환경차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최근에는 수증기를 내뿜는 수소전기차(FCEV)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주목받는다. 한층 심각해진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로 고통받는 사람이 늘면서 새로운 방식의 이동수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처럼 달라진 분위기에 대응하는 건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우선과제다. 디젤게이트로 자존심을 구긴 폭스바겐그룹이 전기차 생산에 앞장선다는 소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2년까지 전기차 생산공장을 16곳으로 늘릴 계획이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 배터리 제조사와의 파트너십 체결도 마쳤다.

나아가 앞으로 e-모빌리티기업으로의 변신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전기동력화’ 트렌드에 발맞추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포괄적 전기차 추진 전략인 ‘로드맵E’를 발표하며 2025년까지 연간 300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질세라 닛산도 2022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HEV) 100만대 판매목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앞으로 6년간 전기차 8종을 새로 개발하고 판매지역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요타도 2020년까지 10종의 차를 내놓고 2030년까지 전동화 차종의 판매량 550만대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전기차는 1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혼다도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량의 60% 이상을 전기차로 채우는 게 목표다.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내연기관은 포기한 걸까

글로벌업체들의 표면적인 움직임만 놓고 보면 마치 내연기관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00여년 역사를 이어온 내연기관을 하루아침에 버리기란 쉽지 않다. ‘전동화’라는 큰 흐름에 적극 대응하면서도 내연기관 관련 핵심기술 진화에 조용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배출가스를 내뿜는 단점이 있지만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또한 생산과정과 경제성 면에서 여러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

대표적으로 전기차 대량생산을 발표하며 이미지 변신을 추구하는 폭스바겐그룹은 앞으로 5년간 총 900억유로(약 119조원)의 비용을 쏟아부어 내연기관 개선과 관련 차종에 대한 투자를 병행할 계획이다. 내연기관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이를 최대한 활용, 다양한 시장에서 판매 가능한 친환경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거란 전망이 있었지만 가격경쟁력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점이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차를 만드는 과정, 전기의 생산과정 등에 대한 전주기분석(LCA)도 고려해야 한다는 국내외 학계의 주장이 힘을 얻는다. 전기차가 운행 중 배출가스는 내뿜지 않지만 생산과정의 탄소배출량까지 따지면 내연기관차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3일 한국자동차공학회(KSAE)가 개최한 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배충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미래 친환경차로 떠오르는 전기차, 수소차를 내연기관과 비교해 보면 친환경성이나 경제성 문제가 남는다”면서 “자동차기술에 대한 시나리오 및 경제성평가는 친환경성, 에너지안보, 기술성 및 경제성에 대한 비교분석은 물론 우선성, 연관성, 전주기분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경덕 서울대 교수는 “2030년에도 내연기관이 탑재된 차가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엔진 자체의 고효율화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 각국의 전기차 관련 보조금이 줄고 결국 고효율 내연기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엔진룸 /사진=현대차 제공

◆하이브리드로 진화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시스템은 내연기관의 배출물을 줄이기 위해 전기의 힘을 빌린 데서 시작했다. 최근엔 엔진과 전기모터 간 밸런스를 조절해 차의 성격을 달리 하는 게 트렌드다. 운전자가 요구하는 성능을 중심으로 퍼포먼스와 연료효율을 조절한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이 집약된 만큼 꽤 오랜 기간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엔진의 열효율을 개선하고 구동과정에서 동력손실을 줄이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됐고 여기에다 차의 성격에 맞춘 하이브리드시스템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절충형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V)처럼 발전된 시스템과 엔진에 힘을 보태는 역할만 담당하는 마일드하이브리드시스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자동차업계와 학계는 특정 기술로 세부시장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모든 기술은 연관돼 있고 부족한 부분은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만큼 기존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수소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전혀 다른 카테고리처럼 느껴지지만 연료만 다를 뿐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라는 기본 개념이 같다.

이와 관련해 아베 시즈오 토요타자동차 상무는 “어떤 방식이 주류가 되는가는 소비자가 정할 문제며 기업은 소비자 요구에 바로 대응하도록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가나 정부 정책 등 외부요인에 따라 자동차의 선택기준이 달라지며 업체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형철 한양대 교수는 지난해 수입차협회가 개최한 포럼에서 “친환경차 기술개발을 ‘스포츠’처럼 생각하는 것을 경계하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가지 솔루션으로 환경문제를 풀기가 어려운 만큼 친환경차도 EV, HEV 등 여러 솔루션이 모여야 한다”면서 “하이브리드기술도 12v, 48v, 디젤 등으로 세분화된 만큼 스포츠가 아닌, 하나의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4호(2018년 4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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