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어디로 가나] ②물고 물리는… '혼돈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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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던 집값이 흔들린다. 한국 부동산시장 지표인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올 들어 수억원 떨어지고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문재인정부 10개월, 대출한도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안전진단기준 강화 등 고강도 규제가 한꺼번에 시행된 영향이다. <머니S>는 정부 규제에 따른 부동산시장을 전망하고 내집 마련 실수요자와 다주택 투자자에게 도움될 만한 대응책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거침없던 집값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자 전셋값도 떨어지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가 통했다는 분석이 이어졌지만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현정부 시절 강력한 부동산시장 규제로 집값이 주춤했다가 이내 거침없는 상승곡선을 그렸던 전례가 있어서다. 공급과잉 우려도 더해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아파트 분양물량은 전년 대비 48% 늘어난 48만가구. 이는 2000년 이후 역대 최대 물량을 기록했던 2015년(51만가구) 대비 92% 증가한 물량. 특히 최근 주춤한 집값 상승세가 시장에 긍정적 작용만 하는 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매매가가 주춤하자 전셋값도 하향세를 그렸지만 역전세난 그림자가 끼며 집주인과 세입자의 분쟁 조짐이 보여서다. 물고 물리는 매매가와 전셋값 추이에 시장은 안정보단 혼돈의 연속이다.

◆주춤한 집값? 짙은 관망세!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연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던 강남권 아파트의 위세가 정부의 재건축 규제로 한풀 꺾인 데다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로 매물이 늘어난 탓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24%로 7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최근 3주 연속 0.2%대에 머물면서 평균 주간 상승률이 0.5%에 달했던 올 1~2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동강났다. 신도시는 0.03%, 경기·인천은 0.02% 오르는 데 그치며 상승폭이 일제히 둔화됐다.

같은 기간 전세시장도 내리막길을 보였다. 서울은 -0.03%로 2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고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각각 0.04%, 0.03% 내려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바로 전주에 68개월 만의 전셋값 하락세를 목격한 시장은 늘어난 새 아파트 공급 및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매물이 계속 쌓이고 세입자의 자가전환, 재건축 이주시기 조정 등 지속적으로 수요가 줄며 전셋값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매매가와 전셋값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도세 중과 시행과 다주택주자 임대사업자 등록 유도, 각종 대출 규제 등 다방면에서 총 망라된 정부의 규제가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

다만 이 같은 흐름이 길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분위기는 정부 규제에 따른 관망세 기조가 짙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여의도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에 나서면 시장은 일단 반응을 보이지만 결국은 분위기에 적응해 대응한다”며 “도시는 끊임없이 개발되며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집주인 입장에서 집값을 잡아둔 채 매물을 내놓을 리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합정동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자세를 질타했다. 그는 “정부가 다주택자에 집을 팔라고 엄포를 놨지만 고위공직자들은 아직도 집을 여러채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냐”며 “집값 단속하기 전에 내부단속부터 해야 시장에서 납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전세난 우려에 시장은 혼돈

집값과 전셋값이 다소 진정국면을 보인 데는 미분양 물량 증가와 새 아파트 입주폭탄 등 공급과잉도 한몫한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본격적인 봄 분양성수기인 이달에만 지난달(1만4063가구, 일반분양 기준)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2만9317가구가 공급된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전월(9493가구) 대비 2배 가량 늘어난 1만6236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며 지방에서는 전월(4570가구)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만3081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6월 지방선거 전인 4~5월 사이 건설사들이 물량공세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전국에서 6만9521가구(임대, 오피스텔 제외)를 쏟아낼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9403가구 대비 5만여가구가 많은 물량이다.

이처럼 공급은 지속 증가했지만 정부 규제 등으로 자금줄이 막힌 실수요자가 청약을 꺼린 데다 인기지역 위주로만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양극화 현상까지 드러난다. 이에 미분양 물량 증가는 물론 집값 하락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입주폭탄의 경우 집값 안정세에는 기여했지만 반대로 역전세난에 따른 집주인과 세입자 분쟁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6월 전국 입주예정 아파트는 10만512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6%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보다 45.1% 증가한 5만4323가구가 입주하는 수도권은 역전세난이 가장 우려된다. 새 아파트 입주폭탄에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지면 거래가 막힌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기 때문. 전세금을 떼인 세입자는 제때 이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양측의 분쟁은 증폭된다.

고척동의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로 집값을 잡겠다고 나서자 시장이 반응을 보였지만 여러 상황이 물고 물리는 특성상 오래 가진 못할 것”이라며 “다양한 정부 규제가 시장 변수와 부작용까지 아우르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5호(2018년 4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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