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칼럼] 100세 이상 장수비결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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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진시황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이용해 불로장생을 추구했지만 100세의 절반인 50세까지만 살았다. 그만큼 과거에는 100세 인생을 산 초고령자가 드물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100세를 넘긴 실존인물이 늘고 있다. 이제 이들은 장수를 꿈꾸는 모든 이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100세를 1년 앞둔 김형석 교수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강연과 저술활동을 꾸준히 한다. 건강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많아 편하게 지낼 생각만 하지 않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동을 지속하기 때문에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일을 사랑하고 즐기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스스로 말한다. 김 교수는 60세에 시작한 수영을 일주일에 며칠씩 하고 있다. 자동차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다리 운동이 부족해 나이 들면서 관절질환이 찾아오는데 김 교수는 수영을 꾸준히 하는 덕분에 지팡이 없이 걸어 다닌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장수와 스포츠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9년 동안 8만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장수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운동은 라켓스포츠(배드민턴, 테니스 등), 수영, 에어로빅 순서로 나타났다. 필자 주변에도 상당한 고령인데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수영 등을 정기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초고령자 5년 전보다 40% 증가

100세를 넘은 초고령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100세 이상 인구는 1만7943명으로 5년 전인 2013년 1월(1만2807명) 대비 40.1% 늘었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인구가 26.9% 증가하고 총 인구가 1.6% 늘어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10년 전인 2008년 1월과 비교하면 100세 이상 인구 증가율은 723.5%에 달한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인구 증가율은 56.4%, 총 인구 증가율은 5.0%에 머물렀다.

지난해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주민등록상 1899년 4월6일생인 118세 오윤아 할머니가 제주도 최고령 투표자로 선거명부에 등록됐다. 대한제국시대에 태어나 3세기에 걸쳐 4대를 이어오며 증손주까지 70여명에 달하는 대가족을 꾸리고 살아왔다. 110세 넘어서까지 미나리와 달래를 직접 캤다. 통계청의 100세 이상 고령자 조사 집계(2015년 11월) 결과에서는 인구 10만명당 고령자 비율이 제주(17.2명), 전남(12.3명), 충북(9.5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00세 이상 고령자가 생각하는 장수비결은 소식(小食) 등 절제된 식생활 습관(39.4%), 규칙적인 생활(18.8%), 낙천적인 성격(14.4%)으로 조사됐다. 좋아하는 식품군은 채소류가 53.6%로 가장 많고 육류(45.1%), 두부 등 콩제품(30.1%), 어패류(29.2%), 과일류(19.8%)가 뒤를 이었다.

평생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100세 이상 고령자는 76.7%에 달했다. 국민 전체의 금주 비율이 38.4%인 것과 비교하면 술을 멀리하는 것도 초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100세 이상 고령자(79.0%) 비율도 65세 이상 평생 금연 비율(63.7%)보다 높다.

85세 이상 장수한 부모나 형제가 없는 100세 이상의 고령자(62.0%)는 장수한 부모나 형제가 있는 고령자(33.3%)의 2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장수에 있어 건강관리가 유전자보다 더 중요함을 알려준다.

현재 삶(생활)에 대한 응답은 ‘행복하다’(34.4%), ‘그저 그렇다’(46.6%), ‘불행하다’(14.3%)로 나타났다. 반면 2015년 사회조사 결과에서는 65세 이상 주관적 만족감이 ‘만족함’(21.8%), ‘보통’(52.9%), ‘불만족’(25.2%)’으로 나타나 초고령자의 삶에 대한 태도가 좀 더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3개월 이상 신체적 질병(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100세 이상 고령자는 73.2%로 ‘치매’(39.9%), ‘고혈압’(28.6%), ‘퇴행성관절염 등 골관절염’(28.0%)이 가장 많았다. 100세 장수를 위해서는 이들 질환부터 미리미리 신경써야 할 것이다. ‘천식 및 기관지염’(5.9%)을 비롯해 기타 질병을 앓고 있는 고령자는 훨씬 적었다. ‘질병 없음’도 22.2%나 됐다.

◆음식 안 가리고 하루 세끼 ‘꼭’

전세계에서 인구 대비 100세 이상 노인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이다. 2016년 9월 기준 일본의 100세 이상 노인은 전년보다 4124명 늘어난 6만5692명으로 46년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총 인구는 수년째 감소 중인데 100세 이상 고령자는 늘어나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052%가 됐다.

한국은 0.034%로 초고령자 비율이 일본에 크게 못 미친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자료(2016년 9월13일)에는 가고시마현에 사는 116세 여성인 다지마 나비씨가 일본 최고령자로 돼 있다.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데 컨디션이 좋으면 리듬에 따라 민요를 부르며 춤을 추기도 한다. 장수 비결로는 가리는 음식 없이 하루 세끼 잘 먹는 것을 꼽았다.

광역자치단체별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노인수는 시마네현이 96.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바현이 38.27명으로 가장 낮았다. 젊은이들이 일자리 많은 대도시로 몰리면서 도쿄와 인접한 지바현 등 도시권에서 100세 이상 노인 비율이 낮아지고 시마네현 같은 농촌지역에서 100세 이상 노인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세부지역별 100세 이상 노인 비율을 통해 초장수의 비결을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진취적인 성격과 소식하는 습관

지난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현존하는 세계 최고령 여성은 1900년 3월20일에 태어난 자메이카의 바이올렛 브라운, 남성은 러시아제국 말레니에 마을에서 1903년 8월15일에 태어난 이스라엘의 크리스탈이다. 브라운은 평생을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며 보냈는데 생전에 장수의 비결을 노동과 신앙이라고 꼽았다. 브라운은 지난해 9월15일 117세로 숨지기 며칠 전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 계속 일했다.

브라운의 사망으로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은 일본의 다지마 나비(1900년 8월4일생)에게 넘어갔다. 한국의 오윤아 할머니는 주민등록상 1899년생이지만 세계 공식 기록에는 오르지 못했다.

역사상 세계 최장수 기록은 122세164일을 살았던 프랑스의 잔 칼망 할머니다. 1875년 2월21일에 태어나 1997년 8월4일 프랑스 아를의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120세 생일에 바라는 것을 묻자 '짧은 생(生)'이라고 답한 것을 보면 초장수를 하다보면 삶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는 것 같다. 역대 최고령 남성은 일본의 지로몬 기무라로 1897년 4월19일 세상에 왔다가 2013년 6월12일에 116세54일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잔느 칼망에 이어 유럽인으로서는 두번째, 전세계에서는 다섯번째로 장수한 이탈리아 여성 엠마 모라노(1899년 11월29일생)는 지난해 4월15일에 117세137일의 나이로 사망하기 직전까지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된 현존 최고령자였다. 19세기 태생으로 최후의 생존자였던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전세계 언론이 떠들썩했다. 3세기에 걸친 그의 생애에 두번의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이탈리아정부가 90번 이상 바뀌었다. 100세 넘게 초장수한 자매가 있고 어머니는 91세까지 산 걸 보면 남들보다 서서히 늙어가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분석된다.

이탈리아 북부 치비아스코에서 태어난 모라노는 1차대전에 첫사랑을 잃었고 첫 아들은 6개월 만에 사망했다. 폭력적인 남편과 헤어진 후에는 공장과 식당에서 일하며 혼자 생계를 꾸렸다. 안 좋은 환경에서 살았지만 진취적인 성격과 소식하는 습관이 초장수 비결로 꼽힌다.

이혼이 합법이 아니고 가부장제가 강력하던 파시즘 정권 시절에도 주저 없이 남편을 떠날 만큼 결단력이 있었다. 독신으로 살면서도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유머를 잃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라노는 달걀을 매일 2~3개 먹는 것도 장수비결이라고 말했다. 달걀에 들어있는 성분들은 초장수의 주요 요소인 뇌 건강을 지켜준다. 하루에 달걀을 2개 이상 섭취하면 뇌 기능을 활성화시켜 기억력이 향상되고 언어 및 인지능력이 높아지면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초고령자의 꼽는 공통된 장수 비결인 소식을 하면 불필요한 잉여에너지가 몸 안에 쌓이지 않아 비만을 예방하고 단백질을 생산하는 리보솜의 역할을 줄여 노화를 늦춘다. 불로초 같은 장수 묘약을 구하려 애썼던 진시황이 오늘날 알려진 초장수 비결을 알았다면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었을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5호(2018년 4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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