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어디로 가나] ①흔들리는 불패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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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던 집값이 흔들린다. 한국 부동산시장 지표인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올 들어 수억원 떨어지고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문재인정부 10개월, 대출한도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안전진단기준 강화 등 고강도 규제가 한꺼번에 시행된 영향이다. <머니S>는 정부 규제에 따른 부동산시장을 전망하고 내집 마련 실수요자와 다주택 투자자에게 도움될 만한 대응책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아프리카 드넓은 초원의 사자처럼 먹잇감이 사정권 안에 들어올 때까지 숨죽이고 지켜봐라. 그리고 부동산가격이 절정으로 떨어지면 움직여라.”

올 초 교보문고 판매 1위를 기록한 <대한민국 부동산투자의 미래> 저자 허준열씨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절대로 프리미엄을 주고 아파트나 상가에 단기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문재인정부 집권 10개월 동안 고강도 부동산규제가 잇따르자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집값이 흔들린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대체로 폭락론을 부정하면서도 시세차익을 기대한 투자는 당분간 자제하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위기 같은 폭락은 없을 것”

한국 부동산시장을 대표하는 서울 아파트값 평균이 사상 첫 7억원대에 진입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기준이 되는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은 7억947만원으로 최근 5년 사이 집값이 가장 낮던 2013년 9월 4억8389만원과 비교해 2억2558만원(46.6%) 올랐다.

너도나도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에 투자했던 이유다. 지난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자금순환 잠정 조사’ 결과 지난해 가계 여유자금은 역대 최저수준인 5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부동산시장 호황으로 가계자금의 상당부분을 주택구입에 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신 총부채상환비율(DTI)·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한도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한꺼번에 시행되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부동산114 조사 기준 올 초 0.5%대에서 지난달 말 0.24%로 줄어들었다.


이제 투자자의 관심은 서울 집값이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이 폭락할지, 아니면 정체상태를 보이다 다시 상승할지에 쏠린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부동산 호황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집값은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가 가세해야 급상승하는데 실수요자는 대출규제, 투자자는 세금규제의 압력을 받아 더 오를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거품 논란이 일던 강남 집값은 내리막길을 걷는 곳이 속출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달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강남 아파트 실거래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사 결과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올 초 16억1000만원에 거래되다가 지난달 말 1억원 넘게 떨어진 15억원으로 내려갔다. 개포주공5단지 60㎡도 올 1월 14억1500만원에서 지난달 12억8000만원으로 1억원 넘게 하락했다. 잠실주공5단지 82㎡는 같은 기간 20억1000만원에서 17억7000만원으로 2억4000만원 떨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3447건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6658건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권현구 기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로 투자 메리트가 줄어 집값에 부정적이고 특히 초기 재건축단지는 투자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진보정당이 집권하는 동안은 규제완화 가능성이 낮아 3~4년간 집값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특히 강남은 그동안 가격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있어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도시의 집값 하락세는 더 위협적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은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불안감이 커져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지방 혁신도시나 산업단지는 기업과 주택 유입이 급감하며 가격조정이 더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가장 최근 이슈인 양도세 중과를 놓고 보면 다주택자가 앞으로 집을 팔 가능성이 낮아져 오히려 집값을 떠받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양도세는 집을 팔 때 발생하는 차익에 부과하므로 매도기피 현상으로 매물이 줄어들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전반적으로 부동산경기가 가라앉고 집값도 약보합세를 보이지만 수요가 많은 서울 강남과 용산, 도심은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값, 특히 강남은 약간의 조정이 예상되지만 한국 부동산시장은 특수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강남 부동산은 교통이나 업무보다 ‘교육열 높은 학부모’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므로 불패신화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Tip] 내집 마련 미루고 양도세 절세

무주택자나 이사를 계획 중인 실수요자는 내집 마련 시기를 조금 늦추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시세차익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대출금액보다 집값이 떨어지면 이자율이 올라가거나 은행의 상환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전셋값이 하락세를 타고 있어 전세세입자에게는 유리한 상황이다.

이번 양도세 중과 시행으로 세금부담이 늘어난 다주택자는 주택 처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서울·경기 일부와 부산 일부, 세종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집을 팔 때 2주택자는 기본세율 6~42%에 10%, 3주택자 이상은 20%가 가산된다. 

시세차익의 최대 62%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 따라서 시세차익이 높은 주택일수록 늦게 파는 것이 이득이다. 만약 세금부담이 큰 주택을 다 처분한 후 1주택만 남으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거주 외 주택을 지자체와 세무서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5년 이상 임대하면 세율이 낮은 임대소득세만 내면 된다. 증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부부 사이는 10년 동안 6억원까지 증여해도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증여분의 양도세는 증여 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5호(2018년 4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해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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