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어디로 가나] ③대출절벽, 내집 마련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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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던 집값이 흔들린다. 한국 부동산시장 지표인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올 들어 수억원 떨어지고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문재인정부 10개월, 대출한도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안전진단기준 강화 등 고강도 규제가 한꺼번에 시행된 영향이다. <머니S>는 정부 규제에 따른 부동산시장을 전망하고 내집 마련 실수요자와 다주택 투자자에게 도움될 만한 대응책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연 5000만원을 버는 직장인 최기윤씨(43)는 은행에 15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3억원(연 4%)을 신청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과 이자는 약 3200만원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64%에 불과했지만 신용대출(연 5%) 1억원, 자동차할부금 800만원을 더해 연간 원리금은 5500만원이 됐다. DSR이 110%로 늘어난 셈이다. 결국 최씨는 고DSR로 분류돼 신규 주담대가 거절됐고 할 수 없이 5월 만기 예정이던 전세계약을 연장했다.



정부의 규제강화로 대출자들이 ‘대출절벽’에 직면했다. 당장 빚을 내 집을 사는 수요가 줄어 고공 행진하던 집값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과도한 대출에 의존해 집을 사지 못하게 하려고 규제의 칼날을 들이댔다.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만 갖고 신규대출 여부를 결정했지만 DSR은 주담대뿐 아니라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과 학자금대출, 자동차 할부금까지 모두 대출 원리금으로 계산한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상환기간과 관계없이 10년 만기대출로 보고 원금과 이자를, 전세자금대출은 이자상환액을 DSR에 적용한다. 은행별로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각각 적용하는 DSR 기준이 달라 자신의 부채를 따져봐야 한다.

◆고위험DSR, 대출심사에서 탈락

현재 시중은행은 고DSR 분류기준을 100%로 잡고 신용대출은 150%, 담보대출은 200%를 대출 가능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신용대출 DSR 기준을 200%로 열어뒀지만 DSR 고위험군은 각각 150%, 100%로 잡아 대출한도를 조인다.

은행은 DSR을 시범운영하고 하반기에 대출심사 관리지표로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7월에는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도 DSR을 도입해 가계대출을 깐깐하게 관리한다. 지금은 금융회사가 DSR을 보조지표로 사용하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대출심사 기준으로 DSR을 도입해 대출거절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줄 서 있다.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하지만 DSR 도입으로 담보대출이 무조건 줄어들 것으로 염려할 필요는 없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DSR을 최소 100%에서 최대 200%까지 정하는 동시에 대출 종류나 대출자의 신용도와 연령 등 조건을 추가했다.

KEB하나은행은 신용평가(CB) 신용등급 8등급 이하만 담보대출을 제한한다. 우리은행은 신용등급이 6등급 이내인 대출자에게 지점장 전결을 거쳐 대출해준다. 신한은행도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을 일부만 제한한다. 농협은행은 DSR이 150%를 넘으면 본부의 대출승인을 받아야 한다.

만약 앞으로 최씨의 연봉이 오를 것으로 보고 소득을 10% 증액된 5500만원까지 인정하면 DSR은 100%로 줄어든다. 기존보다 대출한도가 10% 올라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출자마다 DSR을 적용하는 사례가 다르기 때문에 미리 부동산 매매계획을 조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전체 대출에서 담보대출 비중이 크거나 대출자의 신용도가 높을 경우, 자산이 많거나 나이가 어려 향후 소득 증가가 예상될 때는 대출한도가 높게 부여될 수 있어서다.

이원휴 KEB하나은행 PB팀장은 “대다수의 대출한도가 줄어 부동산을 사들이는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마다 DSR 적용기준이 다르지만 60~70%에서 관리해야 원하는 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 타격 없어… 집 매수 여전

#직장인 김병권씨(36)는 신용대출 4000만원(연 5%), 자동차할부대출 2000만원(연 4.5%)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첫 아이가 태어나 새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으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3억원(연 3%)을 신청했더니 DSR이 85%로 무리 없이 대출이 나왔다. 김씨가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은 주담대 2900만원, 신용대출 600만원, 자동차할부대출 756만원으로 총 4256만원이다. 연봉 5000만원인 김씨의 대출총액이 3억6000만원으로 고DSR 기준인 100%에 못 미쳐 대출심사에 타격이 없었다.

#맞벌이 부부인 박성진씨(45)도 DSR규제에서 자유로웠다. 연봉이 1억원인 부부는 30년 분할상환에 주담대 5억원(연 3.5%)을 갖고 있으며 3억원(연 4%) 주담대를 추가 신청했다. 박씨 부부가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은 3416만원으로 기존 DSR은 34%, 추가 대출신청 시에도 61% 상승에 불과했다.

은행권은 DSR도입 후 당장 월급쟁이나 소득이 규칙적인 사업가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 소득의 1.5~2배를 넘을 정도로 빚을 진 사람들은 이미 DSR도입 전에 대출을 받았거나 신용등급이 나빠 대출이 불가능해서다. 

DSR이 대출금을 조여 과도한 부동산 투자를 막는 수단이긴 하지만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대출을 이용해 내집을 마련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도입한 LTV와 신 DTI 등이 실수요자들의 대출억제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에 DSR이 본격 시행되는 하반기에도 대출규제가 부동산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지영 신한은행 PB팀장은 “다주택자나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대출자를 제외하곤 급격한 대출절벽은 나타나지 않는다”며 “이미 신DTI와 LTV로 대출 실수요자의 대출한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갚을 수 있는 선에서 대출받아 집을 사는 현상은 하반기에도 변함없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5호(2018년 4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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