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이 답] 불안한 금융시장, '리모델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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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의 대명사 국채와 금, 원/달러 환율, 원/엔화 환율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인다.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의 저가매수를 노려 투자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머니S>는 급변하는 금융시장 속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전자산 투자전략을 소개한다.<편집자주>


‘미국이 기침을 하면 우리나라는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연초 기세 좋게 달리던 주식시장은 상승세가 꺾였고 외환시장은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하루 평균 6.4원일 만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채권시장도 혼란의 연속이다. 이달 초 채권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000억달러 추가 관세 부과를 지시했다”는 소식에 2%대 초반까지 하락했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세인하와 대외개방 카드를 꺼내자 2%대 후반으로 상승 전환했다.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금융시장에 지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관심을 보인다. 나아가 올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3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임을 밝혀 미 국채나 엔화, 금 등 안전자산으로 뭉칫돈이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달라진 통화정책, 갈피 못 잡는 투심

안전자산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스트레스 받을 때 피난처 역할을 한다. 글로벌증시가 부진하면 미국 국채금리(수익률 하락)와 엔화, 금값이 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국국채와 달러, 엔화, 금의 가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3월 말 다우지수가 9.4% 하락했을 때 달러와 엔화가치는 각각 0.94달러, 2.28달러 오른 반면 미국국채와 금은 각각 0.08달러, 35.2달러 내려갔다. 안전자산의 대명사 미 국채와 금이 증시와 동반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미 국채금리를 압박했다고 진단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0.04%포인트 하락한 2.76%에 거래됐다. 지난 3일에는 국채수익률이 2.74%를 호가해 두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저금리 기조가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면 경기침체 대응력이 약해진다. 이에 미 연준은 연내 기준금리를 두차례 올릴 계획이었으나 무역전쟁 탓에 국채금리가 내려가면서 금리인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경기전망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무역전쟁이 미 국채금리를 얼마나 압박할지 예견하기 어려워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달라진 통화정책도 안전자산별 희비를 가르고 있다. 현재 BOJ는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반면 ECB는 양적완화 종료 등 긴축으로 전환을 모색 중이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이미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다.

오랜 저금리에 적응한 투자자들은 새 통화정책에 의구심을 갖고 안전자산 투자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일각에선 미국의 무역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결정에 변수로 작용해 안전자산 투자성과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릭 룰 스프랏 US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 각종 리스크 요인으로 안전자산이 주목받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무역전쟁으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끝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해 투자자들을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희비 엇갈린 안전자산, 미·중 관계회복 관건

이제 관심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상쇄할 미국과 중국의 관계회복에 쏠린다. 여전히 두 나라는 무역전쟁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친구’라고 부르며 화해무드를 조성했고 미국과 중국 증시도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중국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시 주석이 외국인 투자환경과 무역체제를 완화하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리아의 내전 리스크도 안전자산의 수익을 바꿀 변수로 꼽힌다. 최근 미국은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정부군을 향해 군사개입 옵션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공격을 단행할 경우 중동지역의 원유공급은 차질을 빚게 된다.

이 소식에 원유에서 돈을 뺀 투자자들이 금에 몰리면서 지난 10일(현지시간) 금 시세는 전날보다 0.4% 오른 온스당 134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금 투자는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그에 따른 파급효과를 염두에 둬야 한다. 금은 이자가 없는 자산인 만큼 기준금리가 오르면 매력이 떨어져서다. 지난 2월 취임한 파월 연준 의장은 전 옐런 의장보다 더 매파적 성향을 드러내며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뉴욕증시의 낙폭을 키워 금값 상승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엔화 가치는 오는 9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 때까지 변동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세번째 연임에 성공하면 2021년까지 임기가 연장돼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약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연임에 실패하면 통화정책도 변할 수 있다.

이달 초 일본은행은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를 추진한 구로다 총재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당분간 양적완화정책을 지속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구로다 총재는 통화공급을 확대해 엔화약세를 주도한 만큼 엔화값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홍승훈 KB국민은행 PB팀장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미중 간 무역전쟁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각 안전자산별 이슈를 살펴보고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은 달러나 금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머니S> 제536호(2018년 4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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