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당신은 행복한가요] 봄이 오지 않는 취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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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 청년세대는 취업시장에서 한번 좌절하고 결혼과 출산 계획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청년이 희망을 잃은 이유가 무엇일까. <머니S>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기업과 정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2030세대 행복한가요?’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편집자주>

#서울의 4년제 대학을 다니는 이건우씨(27)는 올해 ‘5학년’이다. 재학 중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고 싶었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아 졸업을 한차례 미뤘다. 최악의 취업난으로 ‘대학 5학년생’ 동기가 적지 않다. 이씨는 “올해 안에 취업에 성공해 내년 졸업하는 게 목표인데 잘 될지 모르겠다”며 “그나마 졸업유예금이 폐지돼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올 2월 대학을 졸업한 곽주선씨(25·여)는 벌써 일곱번째 ‘서류광탈’을 맛봤다. 서류를 넣자마자 빛의 속도로 탈락했다는 의미다. 곽씨는 “각종 자격증을 비롯해 어학연수, 인턴경험 등 나름대로 스펙을 많이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서류조차 통과하지 못해 자괴감이 든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왜 탈락했는지 이유라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최악의 취업가뭄이 이어지면서 청년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4월11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률은 11.6%로 2016년 3월 11.8% 이후 2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장기백수’ 청년도 증가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3월 실업자 수는 월평균 118만1000명이었고 이 중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했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15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만4000명(18.8%) 늘었다. 이들 6개월 이상 실업자 가운데는 20대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청년층 장기실업자가 특히 많이 늘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심화되는 청년실업

수치화된 지표가 아닌 청년층이 직접 체감하는 취업난도 심각한 수준이다. <머니S>가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2030세대의 취업문제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843명 중 74.7%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어 ‘보통이다’가 19.6%였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5.7%에 불과했다.

/사진=뉴시스
‘취업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43.9%가 학벌·학력 등 ‘스펙’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스펙을 무시한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는 추세지만 청년층이 마주한 현실은 괴리감이 컸다. 이어 ‘나이’(20.5%), ‘집안배경’(11.0%), ‘대외활동’(8.3%), ‘성별’(5.1%) 순이었다.

‘취업과 직장이 삶의 행복을 위한 중요한 척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과반인 56.8%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보통’이라는 의견은 29.8%였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2.7%에 그쳤다. 그만큼 개인의 삶에서 취업과 직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직장은 개인의 자본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 때문에 취업난 심화는 청년층의 경제활동 소외로 이어져 사회 진출 지연, 자본축적 저해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저출산·고령화 문제 및 사회적 재생산 악화 등 연쇄부작용을 낳는다.

정부도 청년 취업난 해소에 역점을 두고 일자리 정책을 펼치는 한편 대기업의 적극적인 고용 창출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민간고용의 80~90%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의 일자리 여건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취업시장의 빗장은 여전히 굳게 닫힌 상태다.

◆‘괜찮은 일자리’ 필요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2018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182개사 중 올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44%(80개사)로 전년 동기(37%·74개사)보다 7% 증가했다.

신규채용을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8.8%(16개사)로 지난해 11%(22개사)보다 2.2% 감소했고 지난해 상반기보다 올해 채용을 줄이는 곳은 9.3%(17개사), 신규채용이 없는 곳은 2.7%(5개사)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종업원수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 429곳을 대상으로 ‘올해 신입직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하지 않는다’는 기업은 27.7%였고, 28.9%는 ‘아직 채용시기와 규모를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취업난 심화는 청년층의 우울증 확산으로 이어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2~2016년 국내 청년층 인구 10만명당 우울증 환자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4.7%로 전체 세대의 1.6%를 상회했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난관은 여전하다. 비정규직, 낮은 임금, 잦은 야근 등 일자리 여건이 좋지 못할 경우 또다시 퇴직과 구직을 반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머니S>가 인크루트와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직·퇴사를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416명 중 34.9%가 ‘연봉’을 꼽았다. ‘삶의 여유’도 20.9%로 뒤를 이었다. 청년들이 단순한 취업이 아니라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원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층 경제 활동 제약의 5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양질의 일자리, 특히 청년층이 관심을 갖고 경력 관리에도 도움이 되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일자리 창출을 통해 근로소득이 확대될 수 있는 소득 경로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년층이 요구하는 근로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중소·중견기업에서 더 많이 창출돼야 하고 공공과 민간 모두 비정규직의 고용 조건이 정규직과 차별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7호(2018년 4월25일~5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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