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당신은 행복한가요] ‘불안’만 남고… ‘희망’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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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 청년세대는 취업시장에서 한번 좌절하고 결혼과 출산 계획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청년이 희망을 잃은 이유가 무엇일까. <머니S>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기업과 정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2030세대 행복한가요?’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편집자주>

‘N포세대’. 20대와 30대 청년을 부르는 말이다. 경제발전에 가속도가 붙은 1980~90년대에 태어나 부족할 것 없이 자란 이들은 막상 성인이 되자 수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세대가 됐다. 이전 세대에 비해 분명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20대와 30대는 큰 상실감과 무력감에 빠져있다.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것이 청춘이라고 하지만 희망은 사라지고 불안만 남았다.

청년이 희망을 잃은 이유는 뭘까. <머니S>는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2030세대 행복한가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4월2일부터 13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된 설문에는 구직자(325명·37.0%), 회사원(519명·59.1%), 자영업자(5명·0.6%), 기타(29명·3.3%) 등 890명이 참여했다. 응답자의 46.2%는 20대, 53.4%는 30대다.

◆행복한 2030은 14.3% 불과

설문에서 우리나라 2030세대의 극소수만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행복한지 묻는 질문에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은 14.3%에 불과했다. 이 중 ‘아주 행복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절반에 가까운 47.9%가 ‘그저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은 37.8%에 달했다. 특히 ‘아주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이 13.2%에 달했다.

그렇다면 2030세대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설문조사에서 2030세대의 가장 큰 고민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취업 및 직장생활’로 나타났다. 전체의 30.8%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장 큰 고민으로 꼽았고 29.8%가 ‘취업 및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금전적 고민’(26.0%)도 많았다.



이같은 3가지 고민은 별개로 보기 어렵다. 직장인 이종수씨(31)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이미 사라진 것 아니냐”며 “밤마다 야근하면서도 끊임없이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해야 한다는 게 서럽다”고 토로했다.

취업준비생인 김모씨(28)는 “취업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까진 좋은데 은퇴 이후의 삶이 걱정이다. 그는 “아버지도 대기업에서 평생을 바쳤지만 은퇴 후 남은 거라곤 집 한채뿐”이라며 “우리 시대에는 이조차도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취업이 아닌 다른 대안이 있다면 찾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결혼해 2살 자녀를 둔 김모씨(33)는 금전적 걱정이 컸다. 김 씨는 “중소기업 연봉으로는 3인 가족도 부양하기 힘들다”며 “아이가 클수록 경제적 부담도 커질 거라 생각하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결혼 및 연애’(9.7%)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금전적인 문제와 시간부족으로 연인이나 배우자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거니와 결혼과 연애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직장인 최모씨(34)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살 자신이 없다”며 “굳이 아이를 낳아 흙수저를 대물림할 필요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바뀔 리 없으니 희망도 없다”

2030세대를 힘들게 하는 사회적 요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과도한 경쟁’(30.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생애주기별로 끝없는 경쟁구도를 만들어내는 사회가 청년의 삶을 고단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대학생 정모씨(21)는 “사회를 정확히 읽는 시각을 갖고 싶다는 생각으로 재수까지 해가며 사회학과에 입학했지만 동기들은 입학하자마자 영어공부와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심지어 일부 교수들도 학과공부보다 외국어 공부를 하라고 부추긴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뒤처질까 두려워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25.8%는 고착화된 사회구조가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답했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박모씨(27)는 “사회의 탓으로 모든걸 돌리고 싶지는 않지만 최근 금융권 채용비리 보도를 보며 말로 하지 못할 허탈한 심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본권 보장이 부족하다(23.6%)는 응답과 권위주의적 문화(13.1%)를 지적하는 사람도 상당수였다. 직장인 오모씨(33)는 “일을 하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직장을 그만둔 한모씨(31)는 “과도한 상명하복식 문화를 견디지 못해 내 발로 회사를 나왔다”며 “최근 불거지는 미투운동은 이같은 권위주의 문화에 반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30세대는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계발’(38.3%)에 집중하거나 ‘순응 및 인내’(36.7%) 하며 살아간다고 답했다. 대부분 저항보다 적응이나 순응을 택한 것은 미래가 현재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30세대가 살아가기에 미래가 현재보다 나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29.4%(아주 그렇다 5.4% 포함)만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35.3%는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나아지지 않을 것(전혀 아니다 16.2%포함)이라는 응답은 35.3%를 차지했다.

직장에 다니며 대학원에 재학중인 심모씨(34)는 “좋은 대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콤플렉스가 있어 명문대의 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며 “공부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최종학력을 높여두면 앞으로 승진이나 이직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아예 이민 등을 생각한다는 응답은 13.3%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정치·사회운동 참여로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응답(7.7%)의 2배에 달한다.

심씨는 “일반인에게 정치 참여 등은 매우 제한적이고 거리가 먼 일로 여겨진다”며 “적극적인 참여가 현재의 사회구조를 바꿀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들지 않으며 어떻게 변화시키는 게 옳은지도 솔직히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7호(2018년 4월25일~5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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