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당신은 행복한가요] ‘희망의 사다리’ 누가 치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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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와 인크루트의 공동설문내용 /디자인=머니S 편집부
최근 2030 청년세대는 취업시장에서 한번 좌절하고 결혼과 출산 계획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청년이 희망을 잃은 이유가 무엇일까. <머니S>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기업과 정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2030세대 행복한가요?’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편집자주>


‘희망사다리’가 무너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30세대는 ‘3포세대’, ‘5포세대’로 불렸지만 이제는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사회계층의 윗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의 사다리를 타야 하지만 평생을 쏟아도 어렵다는 판단에 미리 포기하는 청년을 이르는 말이다.

게다가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도 더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다. N포세대에게는 ‘수저 계급론’에 밀려 사라진 옛말일 뿐이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등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의 계층에 따라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만큼 ‘개천에서 용은 나올 수 없다’는 인식이 고착화됐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2030세대 청년의 솔직한 생각은 어떨까. <머니S>가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2030세대 행복한가요?’라는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나는 하류층, 계층상승 어려울 것"

이번 설문조사 결과 대한민국 청년은 매우 부정적이고 무기력했다. 자신의 계층을 ‘하류층’이라고 답한 이는 무려 63.8%에 달했다. 가장 많아야 할 ‘중산층’ 응답자는 35.2%였다. ‘상류층’이라고 답한 건 겨우 1%에 불과했다. 가운데가 볼록한 다이아몬드형 구조가 아닌 아래가 넓고 위가 뾰족한 피라미드형이다. 중산층이 두터우면 선진사회로 꼽히며 피라미드형은 신분에 따라 삶을 살아가던 봉건시대나 후진국 유형이다.

물론 현재 구직 또는 재직 중인 사회초년생의 응답인 만큼 경제력이 충분치 않아 이와 같이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하류층’ 응답자가 과반수를 훌쩍 넘어선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들의 계층은 달라질 수 있을까. ‘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25.2%였고 70.2%는 ‘계층상승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절반 이상이 스스로를 하류층이라 생각하는 데다 계층이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 고작 네명 중 한명뿐이다.

계층상승이 불가능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49.5%의 응답자가 ‘소득불균형’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고 ‘사회구조’ 때문(35.8%)이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이어 ‘미흡한 정부정책’(6.7%), ‘교육격차’(4.2%)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소득불균형과 사회구조 탓에 중하류층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본 청년들. 계층상승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저축’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2.1%로 가장 많았고 ‘자기계발’이라는 답도 31.7%나 됐다. 아르바이트 등 부업을 한다는 응답자는 8.8%였다. 또 ‘주식투자’(3.6%), ‘암호화폐투자’(2.7%), ‘부동산투자’(2.5%) 등 공격적인 자산운영에 나선다는 청년도 있었다.

눈에 띄는 건 ‘특별히 노력한 것이 없다’는 응답자가 15.3%나 된다는 점이다. 무기력해진 청년들의 현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2030 청년층이 바라는 정책은 무엇일까. 소득불균형과 사회구조를 문제 삼은 만큼 절반이 넘는 52.8%가 ‘고용·임금정책’을 최우선과제로 꼽았다. 다음은 ‘부동산정책’(18.9%)과 ‘복지정책’(18.6%)이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고 ‘교육정책’은 4.1%였다.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인식조사 /자료=통계청, 디자인=머니S 편집부

◆교육으로 계층사다리 되살려야

계층 이동이 줄어드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계층의 '대물림'이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2년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3.1%로 4년 전 28.2%보다 크게 줄었다. 아울러 자식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을 높다고 본 건 30.6%로 4년 전 39.9%과 비교해 10% 가까이 하락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현재 본인의 ‘주관적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본인세대와 자식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상층에 속한 이들은 본인의 계층이동 가능성(61.6%)이 높으며 자식세대도 충분히 가능하다(53.4%)고 본다. 반면 중층(28.3%)이나 하층(13.9%)은 2명 중 1명이 자식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이는 계층의 대물림을 뜻한다. 이른바 ‘흙수저’가 ‘은수저’나 ‘금수저’ 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불평등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계층이동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며 계층 사다리의 출발점으로 교육을 꼽는다.

이진영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교육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교육이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을 통해 부의 대물림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교육정책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교육현장에서도 사교육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년을 앞둔 교사 이모씨(59)는 “초·중·고등학교 교육은 평등한 편이지만 이 기간 사교육 참여율과 그 비용을 계산하면 결코 평등하지 않다”면서 “결국 좋은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고 대학에 가더라도 부모의 소득에 따라 학업에 전념하는 정도가 다르므로 취업 문턱도 높거나 낮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독일처럼 선행학습을 제한하고 공평한 교육 기회를 준다면 청년들이 자신감을 되찾아 자연스럽게 사회구조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7호(2018년 4월25일~5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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