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불황 모르는 맛도 ‘1번지’

다이어리알 추천 맛집로드 / 광화문광장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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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일대는 여의도와 테헤란로, 마포와 같은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이다. 특히 대기업과 금융기업 본사, 언론사가 밀집해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메카로 통한다. 이에 따른 수많은 유동인구와 직장인 수요로 안정적인 상권을 형성했다. 인구가 많다 보니 대부분의 상가는 외식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 30~40년을 훌쩍 넘긴 노포가 많은 편이며 메뉴는 남성 고객이 선호하는 탕이나 백반류가 대다수다.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과 함께 불황을 모르는 광화문 일대 맛집을 찾아가보자.

◆루뽀

/사진=루뽀
세종문화회관 뒤편의 가스트로펍 ‘루뽀’(LUPO)는 트렌드세터와 미식가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다. ‘늑대’를 뜻하는 루뽀는 디렉터를 맡은 나호림 대표가 오페라 가수들이 공연을 앞두고 서로의 행운을 비는 이탈리안 표현인 ‘In Bocca al Lupo(늑대의 입속에서 꼭 살아나오라)’에서 영감을 얻었다. 거칠고 야성적인 디쉬를 선보이는 매장의 성격과도 닮았다.

주방은 조계형 헤드셰프가 책임진다. 청담동에 있는 코리안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DOSA by 백승욱’의 수셰프였던 그는 좀 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부담 없이 와인과 요리들을 즐길 수 있는 다이닝을 구상하던 중 동갑내기 친구인 나호림 디렉터와 루뽀를 설계했다.

매장은 어둑한 공간 속 은은한 조명으로 포인트를 줬다. 조명 선택부터 벽면, 찻장, 의자의 가죽과 메뉴판을 감싸는 가죽까지 디렉터와 셰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그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 공간은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룸과 넓게 트인 홀로 나뉜다. 모임의 목적과 구성원에 따라 선택하면 될 일이다.

세련된 공간에서 즐기는 요리도 일품이다. 크게 점심메뉴와 저녁메뉴, 와인과 함께 즐기기 좋은 타파스 메뉴로 나뉜다.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캐주얼한 요리를 주로 선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셰프가 벨기에에서 분자요리를 익혔던 경험을 살려 세련되고 섬세하면서도 와일드한 플레이팅을 보여준다. 불면 날아갈 듯한 샤프란 폼을 올린 다음 오레가노를 터프하게 찢어서 곁들이거나 양 다리를 통째로 구워내는 식이다.

전체 메뉴의 패턴은 흔히 알려진 이탈리아나 프랑스 요리가 아니다. 유러피안을 기반으로 아시안 요소를 가미했다. 유럽식 육회인 타르타르에 참기름을 살짝 뿌려 동양적인 감칠맛을 돋우거나 농어 카르파치오에 쌈장을 활용하기도 한다.

바질페스토 대신 깻잎을 사용한 깻잎 페스토 파파르델레는 루뽀의 베스트 메뉴다. 이베리코 스테이크에 목이버섯 볶음, 고추냉이를 넣은 마늘쫑 장아찌를 곁들이는 것도 아시안 요소를 가미한 요리다. 태국식 파파야 샐러드, 그리스식 라자냐인 무사카, 벨기에식 홍합찜 등 접하기 어렵던 요리도 있다.

보는 즐거움도 미식을 즐기는 데 큰 몫을 한다. 대표메뉴인 ‘램그랩’은 양의 정강이 부위를 통으로 수비드한 요리로 중식에서 많이 쓰는 향신료인 커민에 버터가 들어간다. 그레이비소스와 매콤한 토마토소스가 함께 나와 인도식 난에 싸먹어도 좋다. 셰프가 녹진하게 수비드한 양 정강이를 눈앞에서 직접 해체해 준다. 이베리코 살치살 스테이크는 훈제향을 넣는 스모킹 건을 사용해 은은한 참나무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외식업소에서 벗어나 세련된 인테리어와 메뉴의 시각·미각적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를 선보이겠다는 루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메뉴 깻잎페스토치킨파파르델레 1만8000원, 램그랩 3만7000원
영업시간 (점심)11:30-15:00 (저녁)18:00-01:00

◆광화문집

/사진=다이어리알
1977년 문을 연 광화문집은 40년이 넘도록 작고 허름한 모습 그대로다. 벽 한쪽에는 크기별로 김치찌개가 미리 담겨 있어 주문 즉시 테이블로 가져가 끓여준다. 김치찌개는 제대로 숙성된 김치와 최상급의 돼지 생목살을 담아 국물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다. 대부분 계란말이를 함께 주문해서 먹는데 매콤한 제육볶음도 곁들이기에 좋다.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김치찌개의 맛에 계속 찾게 된다.

돼지김치찌개 7000원, 계란말이 5000원 / 09:00-22:00

◆광화문국밥

/사진=다이어리알
국밥과 평양냉면을 주력으로 하는 밥집으로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가 문을 열었다. 박 셰프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한 돼지국밥은 바크셔 품종의 흑돼지 살코기로만 맛을 낸다. 부추와 대파가 듬뿍 올라가 있어 흔히 보는 돼지국밥과 차별화된 비주얼을 뽐내며 맛은 깔끔하고 담백하다. 묵직하지 않고 가벼운 스타일이지만 흑돼지 전지와 후지살이 푸짐하게 들어 있다.

돼지국밥 8000원, 평양냉면 9500원 / (점심)11:30-14:30 (저녁)17:30-22:00

◆안성또순이

/사진=다이어리알
서울에서 손꼽는 생태찌개 전문점으로 1975년 문을 열었다. 생태찌개는 매운탕과 맑은탕 중 선택할 수 있다. 대부분은 얼큰한 매운탕을 주문해 술과 함께 곁들여 먹는다. 생태와 곤이, 알, 미나리, 대파 등을 넣어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동그랑땡, 보쌈, 오징어볶음, 두부김치, 홍어찜 등 다른 메뉴들도 평균 이상의 맛을 낸다. 90명까지 수용 가능한 별관도 있어 단체 회식장소로도 좋다.

생태찌개(小) 3만원, 동그랑땡 1만8000원/ 11:00-22:00

☞본 기사는 <머니S> 제538호(2018년 5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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