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경제 허리 DMZ] 지뢰밭서 피어난 ‘생명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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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선언'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 온기가 감돈다. 남북이 경제협력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갈 절호의 기회다. 무엇보다 의미가 큰 건 분단의 상흔인 DMZ가 평화의 상징으로 탈바꿈한다는 점이다. 지난 65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희귀 동식물로 생태계가 구성된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다. 관광산업 잠재력도 어마어마하다. <머니S>가 '평화·생태의 보고'로 새롭게 조명받는 DMZ의 가치와 개발방향을 살폈다. <편집자주>


지난달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은 화해와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대화를 약속했다. 또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겠다고 합의했다. 분단 이후 65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생태의 보고로 지목된 DMZ는 전쟁의 상흔인 지뢰와 경계·감시소초(GP)를 철거하면 ‘생태평화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다만 100만개 이상의 지뢰가 곳곳에 매설돼 평화공원 조성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된 DMZ의 생태평화공원 조성 분위기는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DMZ내의 지뢰 경고문. /사진=뉴시스 DB

◆완전무장 65년 '분단의 상징'

DMZ는 1953년 한국전쟁 휴전협정에 따라 군대주둔, 무기배치, 군사시설 설치가 금지됐으며 비무장·비전투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현재 남한 GP는 60여개, 북한은 160여개로 양측 정예 병력이 상시주둔하며 서로의 동태를 살피고 밤낮으로 매복과 수색작전을 펼친다. DMZ에는 군 병력이 주둔할 수 없다는 휴전협정 조항에 따라 신분상 민사행정경찰로 분류되지만 GP에 주둔하는 이들은 육군 수색대원들이며 모두 완전무장 상태다.

남한 각 GP에는 40명 정도의 병력이 상주하고 있어 DMZ에 있는 국군 병력은 2400여명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은 정확한 병력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국군의 5배 수준인 1만여명이 집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각종 자동화 무기도 배치됐다. 국군은 1960년대 말부터 순차적으로 GP에 M-16자동소총을 보급했고 현재는 국군 제식소총인 K2자동소총과 K-6중기관총, K-4자동유탄발사기 등으로 무장했다. 여기에 수류탄과 크레모아(격발식수류탄), 기관포와 박격포 등 중대급 전투를 위한 중화기가 배치됐다. 북한군은 주력 개인화기인 AK자동소총을 비롯해 82㎜비반충포, 박격포 등을 배치했다.

이처럼 DMZ에서는 그동안 명백한 휴전협정 위반행위가 자행됐지만 남북한의 특수한 대치 상황을 고려해 수십년간 국제적으로 묵인됐다.



◆학계가 주목하는 ‘생태의 보고’

그동안 DMZ는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렸다. 남북간 전투 병력이 대치 중이라 작은 무력 충돌이 언제든 큰 전투로 번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어서다.

동시에 DMZ는 휴전 이후 지난 65년간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생태의 보고로 인식된다. 서울에서 불과 100㎞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지만 철저하게 문명의 이기와 분리됐고 남북한 군 병력의 제한적인 군사 활동을 제외하면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기 때문.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현대문명의 물질적 오염에서 자유로웠던 이곳이 희귀 동·식물 서식지로 자리매김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2016년 공동 발간한 ‘DMZ 일원의 생물다양성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DMZ에는 ▲식물 1854종 ▲포유류 43종 ▲조류 266종 ▲양서·파충류 34종 ▲육상곤충 2189종 ▲담수어류 136종 ▲저서무척추동물 351종 등 7개 분야에 총 4873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한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분류된 산양, 사향노루, 반달가슴곰, 수달, 붉은박쥐 등 포유류 5종을 비롯해 흑고니,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등 조류 9종도 DMZ에 서식한다.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식물 15종, 포유류 6종, 조류 34종, 육상곤충 3종, 양서·파충류 5종, 담수어류 10종, 저서무척추동물 2종 등 총 75종도 DMZ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학계가 생태의 보고로 DMZ를 주목하며 최대한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평화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평화의 걸림돌 ‘지뢰’

DMZ를 생태평화공원으로 조성하기까지는 숱한 난관을 넘어야 한다. DMZ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생태의 보고로 불리지만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곳곳에 매설된 지뢰가 가로막기 때문.

국방부에 따르면 DMZ와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 일대에 매설된 지뢰는 100만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방부는 매년 500여개의 지뢰를 제거 중이지만 워낙 광범위한 곳에 매설된 데다 위치도 불분명해 완전제거가 쉽지 않다. 한 민간기관에 따르면 DMZ의 모든 지뢰를 제거하는 데는 489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금속탐지기로 찾아낼 수 없는 북한의 목함지뢰와 남한의 발목지뢰(M14)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북한이 DMZ에 매설한 대인지뢰는 목함지뢰와 수지재(PMN)지뢰, 강구(BBM-82)지뢰 등 세종류로 전해진다. 이 중 목함지뢰는 소나무로 만든 상자에 폭약과 기폭장치를 넣어 만들었다.

전체 무게는 420g으로 길이 22cm, 높이 4.5cm, 폭 9cm로 가볍지만 상자 안에는 TNT 220g의 폭약과 기폭장치인 MUV 퓨즈, 안전핀이 들어 있어 살상반경은 최대 2m다. 플라스틱 재질의 발목지뢰는 밟은 사람의 하반신을 겨냥한 무기다. 목함지뢰와 발목지뢰는 탐지가 어려운데다 폭우 등이 내리면 물에 떠내려가기 때문에 사실상 수거가 불가능하다.

남북한은 이달 중 열릴 남북 장성급회담 등 각급 군사회담을 통해 GP 철수, DMZ와 접경지역에 매설된 지뢰 제거를 공동논의할 예정이지만 뚜렷한 묘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탐지로봇 등을 통해 제거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DMZ는 풀숲이 우거졌고 험준한 산악지형까지 갖춰 활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DMZ에 평화의 기운이 감돌지만 완전한 평화가 깃들기까지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9호(2018년 5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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