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경제 허리 DMZ] 한반도 신성장동력 ‘H형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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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선언'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 온기가 감돈다. 남북이 경제협력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갈 절호의 기회다. 무엇보다 의미가 큰 건 분단의 상흔인 DMZ가 평화의 상징으로 탈바꿈한다는 점이다. 지난 65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희귀 동식물로 생태계가 구성된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다. 관광산업 잠재력도 어마어마하다. <머니S>가 '평화·생태의 보고'로 새롭게 조명받는 DMZ의 가치와 개발방향을 살폈다. <편집자주>


지난달 남북 정상의 ‘판문점선언’으로 온 나라가 통일에 한걸음 다가선 것처럼 들떴다. 내 아이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거나 차를 몰고 백두산이나 금강산에 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젖어들었다. 게다가 DMZ를 보려는 관광객의 발걸음도 크게 늘어 이미 평화 무드가 본궤도에 들어선 분위기다.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남북교류의 물꼬가 트였을 때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동안 북한에 가로막혀 대륙과 육로로 연결되지 못해 사실상 ‘섬’과 마찬가지였기 때문. 앞으로 대륙으로 직접 연결이 가능해지면 그동안 포기했던 많은 경제활동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한반도 경제지도 그렸다

우리 정부는 남북 경제통일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반도의 3개 경제벨트를 H자 형태로 잇는 ‘신경제지도’를 구상했다. 3대 벨트를 구축함으로써 북방을 직접 연결하고 한반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

서해안을 따라 중국으로 이어지는 환서해 경제벨트와 동해안을 따라 러시아로 이어지는 환동해 경제벨트는 한반도를 세로로 잇는 핵심 축이다. 예전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경의선과 동해선 등 철도 연결을 논의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분위기가 급변하며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통일부에 따르면 3대 벨트 중 환서해 경제벨트는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다. 수도권과 개성공단, 평양·남포, 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안 경제협력벨트 건설이 목표다. 특히 철도가 경의선을 따라 중국과 연결되면 TCR(중국횡단철도)을 통해 중앙아시아지역까지 세력을 뻗칠 수 있다.

환동해 경제벨트는 동해권의 특성을 살려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남북이 공동개발 후 우리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 에너지·자원벨트로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러시아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PNG)를 들여올 경우 해양운송에 의존하는 LNG에 비해 비용을 30~40% 절감할 수 있다. 북한 또한 파이프라인 건설 과정에서 얻는 개발수익 외에 연간 약 1억5000만달러의 통과료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가스 가격이 현재의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획기적인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효과를 얻는 등 3국이 윈-윈할 수 있다.

또 철광석 등 남한에서 소비되는 광물의 절반만 북한에서 조달해도 연간 153억9000만달러(약 16조5396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전자제품, 광학유리, 금속첨가제, 촉매제 등 첨단산업 원재료로 사용하는 희토류의 북한 매장량은 황해남도 덕달광산 2000만톤, 평안북도 룡포광산 1700만톤, 강원도 압동광산과 김화광산 각 1100만톤 등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3200톤이 필요한 우리 산업계가 벌써 눈독을 들인다.

동해선 등이 TSR(시베리아횡단철도)과 철로가 연결되면 TCR과 함께 획기적인 물류 혁신도 기대된다. 부산과 목포에서 런던까지 철로로 연결되는 '실크레일'이 구축되는 만큼 물류는 물론 관광산업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물류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활용하려는 일본업체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고 본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고 먼 길을 돌아가는 선박 대신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철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양대 축 잇는 DMZ 환경·관광벨트

세로로 연결된 두 축 사이, 동서로 가로지른 DMZ를 환경·관광벨트로 구축하면 H형 ‘경제사다리’가 완성된다. DMZ는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폭 4㎞, 길이 248㎞의 기다란 생태 띠를 형성한 만큼 이곳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세계가 주목한다.

문재인정부는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DMZ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지가 굳건하다. 역사적으로나 생태·과학적으로 보나 상징성이 충분해서다. 무엇보다 남북경제협력이 활성화되면 동북아 경제공동체 추진이 가능해져 한반도가 동북아지역 ‘경협 허브’로 도약한다는 점에서 남북이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지 않을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해 남북한을 하나의 시장으로 조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게 목표다. 개성공단의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해 남북의 자원활용을 위한 협력 등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통일부 관계자는 “DMZ를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며 나아가 설악산, 금강산, 원산, 백두산을 잇는 관광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MZ 접근성 딜레마

DMZ가 생태와 평화안보 관광지구로 지정되면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환경파괴를 막으면서도 접근성을 높일 방법이 무엇인지는 아직 연구 중이다. 그동안 이곳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조차 할 수 없었던 상황이어서 제대로 된 연구가 진행되지 못한 탓이다.

이런 이유로 당장 DMZ 관련 관광 문의가 크게 늘었지만 남측 철책 이남 지역을 둘러보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는 점도 개선점이다. DMZ의 역사와 생태자원을 자산으로 인식,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현재 DMZ는 매우 제한적인 구역이어서 접근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면서 “앞으로 어느 선까지 접근성이 보장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관광 교통수단은 여전히 자동차(73%) 중심이다. 버스(5.7%), 철도(3.1%)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또 외국인관광객은 서울과 제주 중심의 관광패턴을 보여 신규관광지에 방문을 유도하려면 결국 기차 등 차별화한 교통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안보관광지에 관심이 늘어난 만큼 DMZ 주변의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통일경제특구를 지정 운영하면서 남북 협의를 통해 접경지역에 공동관리위원회를 설치,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추진 여건을 조성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DMZ는 지뢰제거를 비롯해 아직 많은 난관이 남은 만큼 무작정 접근성을 높이는 게 능사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아직 결정된 게 없는 만큼 큰 그림을 대비하는 차원의 활동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9호(2018년 5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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