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스타트업 새출발] ‘창업 현장’과 거리를 좁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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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해 5월10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제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방안’ 마련을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주문했다. 일자리위원회의 운영 모토는 ‘더불어 잘사는 사람중심 경제’로 재벌 중심 대기업에 의존한 경제성장 체제로는 더 이상 우리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기존 대기업 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같은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를 출범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출범 1년을 맞은 일자리위원회를 비롯해 문 대통령이 내걸었던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 육성방안에 대해 아쉬움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더불어 잘사는 사람중심 경제’는 어디쯤 왔을까.

◆사람 중심 경제를 꿈꾸다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는 더 이상 우리 미래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중심 경제로 패러다임을 바꿔 그 중심에 중소기업을 세우려 합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존에 없던 중소벤처기업부를 출범시킨 것도 주목받았지만 대기업을 직접 겨냥해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문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은 현재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원동력이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양산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만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이 산업혁명 등을 통해 200년 이상 걸린 일을 우리나라는 폐허의 땅에서 반세기 만에 일궈냈다.

이는 세계도 인정하는 놀라운 성과지만 한편에선 재벌 육성으로 인한 양극화가 생겼다. 전국민의 1%가 국가경제를 떠받치는 꼴이 되다보니 나머지 99%는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른바 ‘갑’과 ‘을’도 양극화의 한 단면이다. 대기업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의 설 자리를 빼앗았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인력과 기술 등 돈이 된다 싶은 것들은 가리지 않고 흡수해 영역을 넓혔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대기업 없으면 나라 경제가 휘청인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공포심리가 시장에 깔리며 얼마 못 가 수그러들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출범과 문 대통령의 경제성장 패러다임 전환 의지는 그래서 더 놀랍게 여겨진다. 그동안 생각은 있었지만 누구도 섣불리 나서지 못했던 일을 취임 첫해 시도해서다.

◆큰 기대감, 불안한 출발

문 대통령의 의지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감지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열린 스타트업·벤처타운 기자간담회에서 창업 법인신설과 벤처투자 등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관련지표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에 따르면 올 1∼3월 창업 신설법인은 2만6747개로 전년 대비 5.1%(1303개)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도매 및 소매업(5909개, 22.1%) ▲제조업(4712개, 17.6%) ▲건설업(3084개, 11.5%) ▲부동산업(2458개, 9.2%)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연령별로는 39세 이하 청년층의 법인 설립이 전 분기보다 573개(8.2%) 증가한 7556개로 가장 두드러졌다. 30세 미만의 경우 전기·가스·공기공급업(159.5%↑),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48.5%↑), 정보통신업(32.6%↑)을 중심으로 법인 설립이 증가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이 설립한 법인이 전년 대비 7.5%(476개) 증가한 6815개, 남성은 4.3%(827개) 늘어난 1만9932개다.

같은 기간 신규 펀드결성액도 9934억원으로 47% 성장했고 신규벤처투자 역시 6348억원으로 57% 늘었다.

이처럼 최근 스타트업·벤처 창업이 활성화된 데는 모바일플랫폼 활성화와 소셜미디어 발달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 공유가 빠르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산업구조 대수술을 전제로 하는 문 대통령의 정책 드라이브에 중소·벤처기업인의 기대감은 남달랐지만 엇박자 정책에 울상이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육성정책과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전년 대비 16.4%↑), 근로시간 단축을 실행했는데 이는 현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3월15~21일 중소기업 31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인들은 내수부진(55.4%)보다 인건비 상승(59%)을 경영 애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최근 청년실업 문제가 앞으로 수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과 창업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엇박자 정책에 발목이 잡혔다.

정부 의지에도 예비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도전조차 버거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실시한 ‘2017년 창업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창업 시 장애요인’(복수응답)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67.4%가 ‘창업자금 확보’를 거론했다. 또 이들 중 92.0%는 자기자본으로 창업비용(평균 3억1900만원)을 조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실패 및 재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라는 응답(27.4%)이 뒤를 잇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지속적인 생태계 조성과 현실에 맞는 촘촘한 자금지원이 시급한 이유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을 창업한 B씨(35세)는 “정부가 제시한 정책은 스타트업 생태계 진화를 위한 대안이지만 동시에 숙제도 안고 있다”며 “아직은 출범 초기인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지만 구체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0호(2018년 5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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