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스타트업 새출발] 돈보다 ‘멘토링’으로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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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DB
정부는 지난해 11월 ‘혁신 창업생태계 조성방안’을 통해 앞으로 3년간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올 1월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각 부처에서 마련한 스타트업 지원사업 총 예산은 7796억원에 이른다. 대기업들도 자체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올해와 내년은 역사상 벤처자금이 가장 많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 어느 때보다 스타트업에 지원되는 자금규모가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청년스타트업 CEO들은 여전히 자금부족을 호소한다. 이들은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돈줄’만큼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금’ 걱정에 주객전도 되는 스타트업 

지난 1월 정부 발표에 따르면 부처별 스타트업 지원사업은 창업 육성화, 멘토링·컨설팅, 창업교육, 공간·시설 등 종류별로 60여개에 이른다. 해당 부처 관계자도 무슨 사업이 있는지 전부 파악하기 힘들 정도다. 지원사업이 워낙 많아 사업별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설명하는 세미나가 열리기도 한다. 민간기관의 창업지원사업까지 더하면 스타트업 지원규모는 확실히 과거에 비해 몸집이 커졌다.

스타트업이 특정사업에 지원해 선정되면 백만원대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많은 청년스타트업은 이 지원금으론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신규투자 등 다른 자금 없이 지원금만으로 스타트업을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디자인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 박모씨(28)는 여러 기관의 지원사업에 참여한 끝에 2000만원을 지원받는 데 성공했다. 박씨는 “지원사업은 중복지원이 되지 않아 부족한 금액으로 당분간 버텨야 한다”며 “그래도 선정되지 못한 기업을 감안하면 우리는 나은 편”이라고 밝혔다.

경제플랫폼 스타트업 창업자 김모씨(남·30)는 “지난해 지원기업으로 선정돼 3000만원을 지원받았다”며 “반년간 개발비와 인건비 등으로 지원금액의 절반 이상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해 남은 지원금으로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며 “인건비 마련을 생각하면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정부 지원사업은 중복지원이 불가능하다. 소관부처에서 성격이 비슷한 다른 사업에 지원했는지 여부를 철저히 따진다. 이미 다른 사업에 선정돼 지원받고 있다면 새로운 사업 지원이 어렵다. 

결국 스타트업들은 자금줄 마련을 위해 민간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이나 지원사업으로 눈을 돌린다. 이때 무리한 공모전 참가를 위해 주종목이 아닌 대회에 참여하기도 한다. 회사가 발전하는 것이 목적이기보다는 자금마련이 더 중요해진,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생긴다. 

이들이 자금 마련에 목 매는 이유 중에는 ‘사람’을 붙잡기 위함도 있다. 5인 이하 구성이 많은 청년스타트업의 경우 직원 1~2명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소셜벤처를 창업한 신모씨(33)는 “처음 4명으로 시작했는데 한 직원이 3개월 만에 적은 연봉을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며 “다른 직원들의 동요가 생기는 게 제일 불안했다. 마음이 맞고 연봉에 만족하는 새 직원을 뽑는 데 4개월이 걸렸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특성상 연봉을 이유로 직원이 떠날까 늘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멘토링으로 ‘버틸 힘’ 지원해야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정부의 무조건적인 자금지원보다 다른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회성 자금지원이 아닌 콘텐츠를 개발하고 키울 수 있는 멘토링과 다양한 제휴기관과의 연계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 초 창업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등을 대행해 투자 및 홍보 활성화를 도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기부 창업정책총괄과 관계자는 “2030세대가 많은 청년CEO들은 자금이 있어도 이를 어떻게 콘텐츠 강화로 연결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위해 올해는 정부지원사업에 멘토링이나 각종 기술제휴 관련 분야가 크게 늘었다. 앞으로 이 부분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스타트업 지원규모가 늘었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다기업 소액 자금지원 방식이 오히려 스타트업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태연 벤처투자회사 본앤젤스 이사는 지난해 11월 열린 서울창업박람회 토크콘서트에서 “풀리는 돈의 규모가 커지면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자금이 넘쳐나 검증되지 않은 기업에 지원하는 등 질 높은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기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이사는 “창업 후 일정기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자금난을 호소하는 스타트업은 자체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업계 1위가 점유율 반을 차지하고 2~4위가 나머지를 나눠먹는 정도가 되면 1위 업체의 내부 혁신, 제품 정교화 등이 이뤄져 시장이 발전할 여지가 있다”며 “지금처럼 많은 스타트업에 자금지원이 이뤄지면 기업수준이 모두 비슷해져 시장이 정체되고 투자도 침체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스타트업이 사라져야 시장에 여유가 생기고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 경영에 있어 회계나 마케팅 등에 약한 청년CEO들을 위해 이를 지원하는 ‘컴퍼니 빌더’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컴퍼니 빌더란 스타트업의 사업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사업모델 검증, 투자 등 창업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형식의 회사를 말한다. 이미 스타트업에 성공한 창업자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회사 멘토링 역할을 하고 수익을 부분 공유하는 것이다.

이 이사는 “엑셀러레이터(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회사)가 지난해 초만 해도 10개 내외였지만 지금은 수십개가 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엑셀러레이터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기를 팔 수 없으면 다른 브랜드라도 팔아야 한다. 이때 대기업과의 제휴는 스타트업 참여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 입장에서도 컴퍼니 빌더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은 채 정보를 얻고 스타트업을 통해 관련시장 공략도 가능하다”며 “엑셀러레이터와 대기업간 니즈가 충족되면 이 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0호(2018년 5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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