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증권업계] 자본시장 첨병, 증권사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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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김선웅 기자


‘자본시장의 첨병’ 증권사들이 변하고 있다. 과거 증권거래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이던 증권사들은 변화된 업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업무를 다양화·세분화하고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 같은 증권업계의 환골탈태는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혈액에 비유되는 자본 유동성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IB·해외·중기’ 세가지 포인트에 방점


증권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사업부문은 IB(투자금융)다. IB는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 인수합병(M&A) 등을 주관하고 자문하는 업무를 말한다. 이는 기업의 사업 확장을 위한 유·무상증자,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 발행을 통한 투자유치부터 타법인 인수합병에 따른 기업 간 시너지 확보, 지배구조 확립 등 다양한 업무를 포함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증권사의 이 같은 자문활동을 통해 회사의 주인이 바뀌고 사업영역이 변경되는 등 사실상 '운명'이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자문 비용이나 수수료도 적지 않다. 증권사들은 IB사업 자문으로 수억원대 수수료를 받는다. 인수합병을 주관하는 경우 그 액수는 더욱 커진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IB부문은 ‘알짜배기’ 사업이다. 전문성을 십분 활용하기 때문에 IB 관련 수익은 타 사업부문에 비해 ROE(자기자본 대비 수익률)가 압도적으로 높다. 전통적으로 IB부문에 강점을 보인 증권사들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이다. 최근에는 금융투자업계의 최대 화두가 ‘초대형IB’에 맞춰짐에 따라 증권사들이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IB로의 도약을 다짐했고, NH투자증권은 IB부문장 출신인 정영채 대표를 신규선임하며 관련 사업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시장에 알렸다. 하나금융투자도 7000억원을 증자하며 ‘실탄’을 마련했다. 메리츠종금은 ‘실적 주의’로 널리 알려진 IB업계의 강자다. IB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대신증권은 올 1분기 애경산업 등 굵직한 IPO를 주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IB강자’에 대형사가 주로 포함된 이유는 총액인수합병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IB업무에서 대규모 자본이 필수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총액인수합병이란 증권사가 매각기업을 먼저 인수했다가 다른 기업에 매도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들은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현지법인 자기자본은 2조7800억원(26억달러)으로 전년동기 대비 37.2%(7억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현지법인 자산총계는 35조1100억원(328억6000만달러)으로 1338.7%(305억8000만달러)나 급증했다. 현재 15개 국내 증권사가 지난해 말 13개국에 진출해 현지법인 48개, 해외사무소 15개 등 총 63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최근 해외시장 진출이 눈에 띄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 회장으로 취임하며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천명했고 KB증권은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마리타임’을 인수해 현지 자회사 ‘KBSV’를 설립했다.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증권사들은 ‘중기특화’ 사업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과거 증권사들이 주력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활동영역을 넓힌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유안타증권, 유지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등 6개 증권사를 중기 특화증권사로 선정했다. 금융당국은 중기특화증권사에 전용펀드 도입, 회사채 담보부증권(P-CBO), 증권금융을 통한 자금지원, 출자자(LP)지분 중개지원 등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SK증권은 최근 중기특화 증권사로 새롭게 선정되면서 관련 업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호실적, 전통 사업부문도 ‘견조’

증권사들은 새로운 사업뿐만 아니라 전통적 기반인 리테일부문 등에서도 증시 호황으로 견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리테일 수익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이어지는 증시 호황에 힘입어 급증했다. 지난 1월 거래대금이 15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30% 수준으로 증가했고 2월(13조원)과 3월(12조4000억원)에도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리테일부문 호실적을 단순히 증권시장 호황 덕분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며 “기업들이 리테일부문에 공들인 혁신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그룹 계열사인 증권사들은 과거와 달리 은행·증권의 협업, 즉 ‘원’(ONE) 전략을 펼치고 있다. KB증권, 신한금투, 하나금투 등은 은행과 증권사의 조직을 통합, 상호 협력하고 복합점포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세부 사항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WM이나 IB부문장을 은행과 증권사 겸직으로 변경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테일부문의 혁신은 금융지주 계열사만의 몫은 아니다. 대신증권의 경우 전통적으로 리테일부문에 주력해왔다. 대신증권은 ‘HTS 명가’로 불리며 직관적이고 편리한 HTS를 무기로 충성고객을 확보했다. 현대차증권도 채질개선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올 1분기 리테일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대 강점 부문인 부동산 PF의 경쟁력을 통해 리테일부문 흑자전환과 더불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종에 대한 주가 전망도 밝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투 애널리스트는 "증권주 랠리가 시작됐다"며 "경기 회복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지수 상승, 시장금리 상승과 자본 규제 불확실성 해소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0호(2018년 5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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