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사 사장들, 여론전 ‘총대’ 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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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사진=뉴스1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9일로 예정된 출자전환구조 재편 관련 주주총회를 앞두고 계열사 사장들이 잇따라 개편안 지지를 호소해 화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계열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현대차그룹과의 막판 위임장 표대결에 관심이 쏠린 상황. 이에 현대차그룹 사장들이 발 벗고 나서 입장문을 발표하며 주주를 설득하려 한 것.

◆공격대상 된 순환출자고리

지난 3월28일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고리를 끊기 위해 그룹사와 대주주간 지분 매입·매각을 추진하며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하는 지배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룹 설명에 따르면 이는 대주주가 현대모비스를 책임경영하고, 현대모비스가 미래자동차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래 자동차 서비스 및 물류·AS부품 부문, 파워트레인 부문, 소재 부문, 금융 부문 등 개별 사업부문을 관리하는 체계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초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등 계열사 지분 1조원 이상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하라며 본색을 드러냈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금산분리법을 고려하지 않은 제안”이라고 일침을 가해 힘을 얻지 못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이 자사주 소각 등의 행동을 보이자 엘리엇은 지난 11일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며 다른 주주들에게도 반대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동조하기라도 하듯 세계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라스 루이스가 개편안에 반대 권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그룹은 지난 16일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시장을 호도하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반발했다. 국내 실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의견을 냈다는 주장이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자료=현대차그룹

◆사장의 잇따른 호소, 여론전 나서나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이날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이 주주 설득을 위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17일에는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개편안과 관련된 입장문을 내놨다.

이를 두고 업계 일부에서는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여론몰이에 나선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현대차그룹 오너일가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경영체제에 위기가 찾아온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재로선 지배구조 개편안이 주주총회에서 얼마나 동의를 얻을지 판단하기 어려워서다.

특히 지배구조 개편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 있는 주주가 1/3 이상 참석해야 하고 참석한 주주의 2/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분기말 기준 현대모비스 우호 지분을 30% 이상 확보한 상태다. 엘리엇은 1.5%쯤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외국인 주주다. 현대모비스 지분의 49%쯤을 차지한 이들이 최근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의결권 자문사들의 잇따른 반대 권고에 동조할 경우 승부의 판가름이 어떻게 날지 모른다는 게 업계의 시각.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본다. 결국 남은 건 국민연금의 결정이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 지분 9.82% 외에도 현대글로비스 지분 10.59%를 보유한 상태여서 엘리엇과는 입장이 조금 다르다는 평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국민연금도 부담이다. 찬성하더라도 삼성물산 합병과정의 트라우마가 떠오를 수 있다. 게다가 현대차 개편안에 반대할 경우 외국계 투자회사에 휘둘렸다는 평을 받을 수 있다. 이러나 저러나 결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사장이 직접 나서 여론전을 시작한 배경이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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