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5060 등골 휘는 '더블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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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세대는 스스로를 ‘낀 세대’라 표현한다. 수명연장으로 노부모를 부양할 기간이 길어지고 저성장으로 성인 자녀의 경제적 독립이 늦어지다 보니 5060세대가 노부모와 자식을 동시에 부양하는 상황에 놓여서다. 여기에는 5060세대가 그나마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세대인 이유도 있다.

◆세 집에 한집은 더블케어 '시름'

5060세대의 이 같은 상황을 전문용어로는 ‘더블케어’ 라고 한다.  더블케어란 생활비나 목돈을 주는 등 경제적지원을 통해 성인자녀를 부양하면서 동시에 노부모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거나 6개월 이상 장기 간병을 하며 노부모를 부양하는 상황을 말한다.

동시에 노부모와 자식을 부양하고 있지만 앞으로 닥칠 상황을 생각해보면 5060세대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50대의 경우 직장에서 퇴직을 눈앞에 뒀다. 재취업을 할 수 있다지만 젊은 세대도 취업이 어려운 마당에 고령층의 재취업은 더욱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60대는 이미 주 직장에서 퇴직한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모아온 자산으로 30~40년에 달하는 은퇴생활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와 자식 때문에 과한 지출이 계속되면 자신의 노후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지난해 12월 국내 만 50~69세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은퇴 라이프 트렌드’ 설문조사를 실시해 더블케어의 실태를 살펴보고 해법을 찾아봤다.

5060세대 2가구 중 1가구(53.2%)는 경제적 지원을 통해 성인자녀를 부양한다. 이들은 매월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주거나 학자금, 결혼자금 등 목돈을 준다. 한편 5060가구 중 노부모에게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주거나 간병을 하는 등 노부모를 부양하는 경우는 더 많아 62.4%에 이른다. 

더 심각한 상황은 양쪽에 대한 부양부담이 동시에 닥친 경우다. 아래로는 성인자녀를, 위로는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이른바 '더블케어' 상태에 놓인 이들이 전체의 34.5%에 이른다. 세집당 한집꼴이다.

◆자칫하면 ‘트리플케어’로 확대

더블케어의 문제점은 비용이 고정비 성격을 띠고 지속적으로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설문조사 결과 성인자녀와 노부모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더블케어 가구는 평균적으로 성인자녀에게 월 78만원의 생활비를 주며 노부모에게는 월 40만원을 지원했다. 양쪽에 주는 생활비를 합치면 118만원이다. 이 금액은 이들 가구의 월평균 소득 579만원의 20.4%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유가 되는 가구가 더블케어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더블케어 비용은 가구소득이 낮아도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타격이 더 커진다. 

조사 대상 가구 중 소득 상위 20%의 더블케어 비용은 148만원이었고 가구소득은 913만원이었다. 가구소득 대비 더블케어 비용의 비율을 계산해보면 16% 정도다. 하지만 소득 하위 20% 가구의 더블케어 비용은 92만원이었고, 가구소득은 325만원이었다. 더블케어 비용 자체는 약간 적지만 가구소득 대비 비율은 28%를 넘는다. 저소득 가구에게 더블케어 비용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5060세대의 부양 부담은 더블케어에서 끝나지 않고 추가로 손주까지 돌보는 ‘트리플케어’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조사 결과 손주가 있는 더블케어 가구 다섯 집 중 두 집(41.9%)은 트리플케어 가구였다. 트리플케어 가구가 손주를 돌봐준 기간은 평균 26.5개월이며, 이들 중 43.6%가 양육수고비를 받지 않았다. 

양육 수고비를 받는 28.2%의 가구도 월 평균 55만원의 수고비를 받는 데 그쳤다. 이들의 경우 트리플케어로 떠안는 경제적, 신체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케어푸어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한 ‘더블케어 체크리스트’

우리나라에는 많은 ‘푸어’(Poor)가 있다. 하우스푸어, 카푸어 등 수많은 푸어가 난무한다. 푸어란 특정한 지출에 집중하거나 무분별하게 소비함으로 인해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5060세대가 노후대비에 미흡한 가운데 가족부양을 지속하거나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가족부양으로 인해 빈곤한 노후에 직면한다면 이들을 ‘케어 푸어’라고 지칭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케어 푸어가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점검해봐야 할 10가지 체크리스트를 준비했다. 미리 관련 사항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블케어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자녀의 결혼자금 및 주택구입자금을 얼마나 지원할지 자녀와 이야기해 봤다.
2. 본인의 노후를 감안해 자녀 지원 최대 금액 한도를 계산해봤다.
3. 일찍부터 어린이 펀드 등으로 자녀 비용을 준비해뒀다.
4. 성인자녀 생활비를 언제까지, 얼마나 지원할지 자녀와 협의해 정해뒀다.
5. 부모님 생활비가 얼마인지, 어떻게 조달하는지 알고 있다.
6. 부모님이 주택연금 혹은 농지연금을 받을지 물어본 적 있다.
7. 부모님 건강보험료가 얼마인지, 어떻게 내고 있는지 알고 있다.
8. 부모님이 어떤 민간보험에 가입했는지 파악하고 있다.
9. 부모님이 치매에 걸린다면 어떻게 간병할지, 비용은 어떻게 할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10. 연명의료를 받을지에 대해 부모님과 상의해본 적이 있다.

7개 이상 체크했다면 비교적 더블케어 상황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는 편이다. 4~6개는 어느 정도 더블케어에 대한 대비가 됐지만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을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3개 이하는 아직 더블케어에 대해 대비가 돼 있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미리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3호(2018년 6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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