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대변혁] 곳곳 아우성… 갈길 먼 '노동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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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 승객이 꽉 들어찬 모습. /사진=뉴시스 DB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동시장 대변혁이 임박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도 예고됐다. 대대적인 개혁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당장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안을 바라보는 기업과 근로자의 입장 차이가 크다. <머니S>가 달라지는 노동시장과 기업의 대응, 근로자 입장을 들어봤다. 나아가 선진국 사례를 통해 글로벌 노동시장 트렌드를 살펴봤다.<편집자주>


“최저임금 인상이 제일 부담되죠. 매출은 제자린데 줄 돈만 늘었으니….” - 중소기업 대표 A씨
“수요는 많은데 운전 시간이 줄었으니 곧 버스대란이 올 겁니다.” - 버스회사 관계자 B씨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기준법 개정 등으로 노동시장의 대변혁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기업과 근로자의 불만이 폭발했다.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임금 부담이 늘었다며 울상이다. 개정 근로기준법 역시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다음달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본격화되지만 근로자들까지 현장 여건을 고려치 않은 대책이라며 비판한다. 또 근로시간이 감소한 만큼 수입도 준다고 걱정한다. 문재인표 노동개혁이 불러올 변화의 그릇은 모두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했을까, 시작부터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삐걱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최저임금 인상에 한숨짓는 中企

중소기업은 올 하반기도 먹고살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여파가 고용부담, 원가상승 등으로 이어지며 경영환경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놓은 ‘5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경영 애로의 주요 원인으로 ‘인건비 상승’(57.5%)을 꼽았다. 이는 올 들어 4개월 연속 최다 애로사항이다. 고유가나 환율 변동 등 외부 변수보다 내부 요인이 중소기업 체감경기에 더 큰 불안요소로 작용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은 이 같은 상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더 침울하다. 다만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내년부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과 교통비·식비 등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포함시키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올해 월 최저임금으로 책정된 157만원(시급 7530원×209시간)을 기준으로 25%인 39만3442원을 초과하는 상여금과 7%인 11만163원를 초과하는 복리후생 수당을 최저임금에 산입키로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에서 “기업이 지불하는 고용비용을 합리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선돼 다행”이라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켜도 어겨도 부담스러운 ‘법’

반면 자영업자인 소상공인은 반발한다. 연 소득 2400만원 이하의 저소득근로자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대상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

같은날 논평을 낸 소상공인연합회는 “전반적으로 연봉 2400만원 미만의 근로자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어 단기근로가 많은 소상공인업종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소상공인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져 미흡한 안”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주휴수당이 산입범위에서 제외돼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까지 이중부담을 안고 있는 소상공인의 처지는 개선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소상공인은 계속 오르는 최저임금이 부담스럽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 대비 16.4% 오른 데다 곧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돼서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에게 중소기업보다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해 최저임금(7530원)을 기준으로 직접인건비와 4대 보험 등 간접인건비를 합한 금액은 시간당 1만658원.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경우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어 소상공인의 한숨이 깊다.

경기 부천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C씨는 “법을 지켜도 부담이고 어겨도 부담”이라며 “충분한 세부사항이 뒷받침되지 않은 만큼 추가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에 버스대란 올까

버스대란이 예고된 버스운송업계도 울상이다.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59조에 따르면 특정 업종은 연장근로나 휴게시간을 노사합의에 따라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하지만 시내버스·시외버스·고속버스 등이 속한 버스운송업계는 올해부터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됐다.

최근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대형 버스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버스기사의 장시간 근로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우려에서 나온 특례업종 제외가 되레 버스대란으로 탈바꿈된 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대책 마련이 미흡해서다. 정부는 고작 유연 근로시간제를 활용하도록 지도하고 운수종사자 양성 및 공급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 여파로 다음달부터 1만3000여명(한국교통연구원 추정), 내년 7월부터는 최대 2만4700여명(버스연합회 추정)의 버스기사 부족 사태가 빚어질 전망이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당초 일정대로 다음달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될 경우 버스 운전자는 주당 12시간을 넘기는 연장근로를 할 수 없게 되고 버스업체는 1일 2교대를 시행해야 하지만 인력 수급이 쉽지 않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버스업체는 이달 말까지 최소 8000명(올 1월 기준 도내 시·내외버스 기사 1만9600명의 40.8%)의 운전기사를 충원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행 인력으로 버스를 운행할 경우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해 배차간격을 늘리거나 노선을 단축해야 하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수도권 출퇴근 직장인의 버스대란은 불문가지란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광역버스 운전기사는 “버스업체는 운전기사를 구하는 게 힘들지만 기사들도 일하는 시간이 준 만큼 수입도 준다”며 “모두가 불편을 겪는 정책이라면 다시 한번 점검해 보완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3호(2018년 6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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