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달라진 만큼 진화한 '혼다 어코드 2.0터보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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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신형 어코드 /사진=박찬규 기자

“차 어때요? 좋죠? 많이 달라졌죠?”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을 비롯, 이 회사 관계자들은 신형 어코드에 대한 시승소감을 물을 때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꼭 했다. 파격적으로 변신한 어코드가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음에도 혹여 지나친 변화가 아닐지 우려한 질문이다.

앞서 9세대 어코드는 이른바 ‘대박’ 모델이었던 8세대 어코드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는 평이 있었다. 겉은 많이 달라졌지만 파워트레인과 내부는 소소한 변화에 집중해 세대변경치고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맛있게 요리를 먹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번에 시승한 10세대는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해 전혀 다른 차로 다시 태어났다. 엔진 라인업도 1.5ℓ와 2.0ℓ 터보 가솔린, 2.0ℓ 하이브리드 등 3종으로 구성됐다. 이전의 2.4ℓ와 3.5ℓ 가솔린엔진보다 배기량을 크게 줄였지만 힘은 차이가 없다. 2.0ℓ 터보 모델은 이전 3.5ℓ 모델과 비교해 최고출력이 조금 낮아졌지만 대신 최대토크가 높아진 데다 큰 힘을 내는 영역이 넓어져서 운전자가 체감하기에는 훨씬 강력하게 느껴진다.

큰 변화를 이룬 10세대 어코드의 주력모델 ‘2.0 터보 스포츠’를 경기도 양평-여주 구간을 오가며 시승했다.
혼다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 /사진=혼다 제공

◆멀리서 눈에 띄는 파격적인 스타일

새로운 어코드를 보면 한층 역동적인 느낌이 든다. 중형세단이 아니라 멋진 스포츠 쿠페를 보는 듯한 모습으로 존재감이 확실하다. 두툼한 보닛, 큼지막한 크롬장식이 돋보이는 프론트 그릴은 멀리서 봐도 어코드라고 뻐기는 모양새다.

일본 완성차회사들은 세단형을 만들 때 지붕에서 트렁크로 넘어가는 기둥인 C필러를 세우는데 어코드는 과감하게 트렁크 끝까지 선을 연결했다. 이른바 ‘패스트백’스타일이다. 이런 디자인은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뒷좌석 탑승객의 머리 공간이 줄고 실내가 답답해지는 역효과도 있다. 따라서 자동차회사들은 뒷좌석 공간이 중요한 세단을 만들 때 되도록 C필러의 각을 세우려 한다.
혼다 신형 어코드 시트 /사진=혼다 제공

그렇다면 어코드는 뒷좌석을 포기한 걸까. 혼다는 ‘혼다웨이’를 걷는 회사다. 그동안 숱한 어려움을 독자적인 기술로 극복해왔다. 이번에는 어코드의 멋진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저중심설계’ 카드를 꺼내들었다. 차 바닥 높이와 시트포지션을 함께 낮춘 덕분에 앉았을 때 어색함이 없다. 게다가 타고내릴 때 머리가 C필러에 닿지 않아 불편하지 않고 도어와 연결되는 시트 모서리를 깎아 발이 걸릴 일도 없다.

실내는 개방감을 강조했다. 콘서트홀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점이 특징. 뒷좌석의 개방감도 이전 세대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앞좌석 시트 윗부분 모서리 부분을 깎아 사다리꼴 형태로 만든 점은 뒷좌석 개방감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혼다 어코드 인테리어 /사진=혼다 제공

그리고 센터페시아에는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최근 자동차회사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진 디자인이다. 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낮은 위치에 매립된 기존 형태보다는 적어도 기능적으로 나은 형태다. 물론 이렇게 화면을 위로 올린 덕분에 넓고 단순한 인테리어가 연출됐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느껴지는 가장 큰 변화는 기어변속레버 대신 변속버튼을 채택한 점이다. 첨단의 느낌은 물론 센터페시아 하단의 수납공간과 그 앞의 컵홀더를 이용하기가 한결 쉬워졌다.
혼다 어코드 주행장면 /사진=혼다 제공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주행

신형 어코드의 저중심설계는 보다 스포티한 주행을 가능케 한다. 구형보다 무게중심이 1.5% 낮아져 롤관성은 4.3% 감소했다. 그만큼 차의 흔들림이 줄어 차를 다루기가 쉬워졌다. 덕분에 한결 안정적이고 날카로운 코너링이 가능하다.

가속감도 꽤 만족스럽다. 최고출력은 256마력(ps, @6500rpm)으로 시속 200km 이상도 거뜬한데 낮은 속도에서부터 높은 속도까지 끊임없이 밀어붙이는 토크가 일품이다. 최대토크는 1500~4000rpm구간에서 37.7kg.m를 뿜어낸다.
어코드 엔진룸 /사진=박찬규 기자

2.0터보에는 혼다가 자체 제작한 10단자동변속기가 들어간다. 강력한 엔진의 힘을 부드럽고 빠르게 바퀴로 전달한다. 패들시프터도 달려있어 운전대를 쥔 상태로 변속이 가능하다. 스포티한 주행에는 주로 7단까지 활용되고 8단 이상은 에코모드에서 연비주행시 쓰인다.

운전대를 돌렸을 때 차가 반응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다. 듀얼피니언 EPS 스티어링이 탑재돼 주행상황에 따라 조향비가 바뀐다. 무게감은 적당했다. 다소 반응이 느리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연령층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다. 운전대를 쥐었을 때 느낌은 꽤 만족스러웠다.
어코드 계기반. /사진=박찬규 기자

계기반 왼쪽 3분의2쯤은 LCD고 오른쪽 속도계는 아날로그다. 주행모드에 따라 왼쪽 화면의 구성이 바뀐다. 2.0 터보 스포츠 모델에서는 스포츠모드가 가장 잘 어울렸다. 속도계의 눈금과 스포츠모드에서의 회전계 눈금 간격이 같았고 터보차저의 압력 게이지도 표현돼 좋았다.

무게중심이 낮아지면서 노면의 충격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할까 우려했지만 기우였다. 완충장치의 상하 움직임이 꽤 적극적이다. 어댑티브 댐퍼 시스템(ADS)이 탑재된 덕분이다.
앞범퍼 하단에 자리한 센서 /사진=박찬규 기자

고속주행 상황에서도 실내는 정숙했다. 구형은 전면에만 차음유리가 적용됐지만 신형은 1열 옆 창문까지 적용됐다. 게다가 실내로 들어오는 외부 소음을 감지, 소음의 반대 음파를 흘려 소음을 상쇄하는 ANC도 업그레이드 됐다.

1.5터보와 하이브리드에는 ‘휠 레조네이터’라는 휠 소음저감기술이 적용됐지만 2.0터보에는 빠졌다.

‘혼다 센싱’으로 일컫는 능동형안전장비도 탑재됐다.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에 맞춰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는 반자율주행기술은 시속 30~180km 사이에서 120m 이내의 앞차를 감지해 작동한다. 속도를 유지하는 ACC는 시속 30km 이하에서도 작동되며 차선유지기능(LKAS)은 시속 72~180km에서 성능을 발휘한다.
혼다 어코드 /사진=혼다 제공

◆42년 관록 느껴지는 어코드

혼다 어코드는 지난 42년간 월드 베스트셀링세단으로서 사랑받아 왔다. 10세대로 거듭나며 역대 어코드 중 가장 파격적이고 완벽하다는 평이 쏟아진다. 역동적인 디자인과 강력하고 부드러운 가속감이 돋보인다. 곳곳에서 혼다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지난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2018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이유가 충분했다. 이제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3호(2018년 6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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