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한국경제] 경고등 켜진 ‘3%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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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앞길에 경고음이 울린다. 정부는 2년 연속 3% 경제성장률 달성을 내다보지만 곳곳에서 경기부진 신호가 감지된다. 실물경제가 삐걱이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 건설업 둔화, 고용침체 등이 성장세를 위협한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한국경제는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흔들리는 3% 전망, 반도체 쏠림현상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성장했다. 잠정치가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한국경제가 3%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남은 기간(2·3·4분기) 분기별로 평균 0.82~0.88%의 성장률을 보여야 한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기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해 3%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수출이 지난 3~5월 사상 최초로 3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견실한 모습을 보여 3.0%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9회 반도체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참여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해외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낙관했다. 이들 모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로 높게 평가했다.

반면 국내 연구기관은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간연구원인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모두 경제성장률 2.8%를 예상했다. 그나마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0.1%포인트 높은 2.9% 성장률을 내놨지만 정부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더 암울하다. 해외에선 IMF와 ADB가 2.9%로 성장률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한은과 KDI도 각각 2.9%, 2.7%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각각 3.0%, 2.9%)보다 낮게 예상했다.

한국경제가 침체라는 점은 지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향후 경기를 짐작해볼 수 있는 설비투자는 지난 3월 전월 대비 7.8% 급감한 데 이어 4월에도 3.3% 줄었다. 투자가 감소해 근로자의 소득이 줄면서 소비도 쪼그라들었다. 3월에 전월 대비 2.9% 증가했던 소매판매는 4월에 1.0% 감소했다.

문제는 경제성장을 이끌 산업의 부재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은 상승세를 보인 수출이 견인했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 조선 등 전통 제조업의 수출은 하락세를 보여 반도체 ‘쏠림현상’이 심했다. 반도체 시황이 나빠지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반도체가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나머지 산업은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신호”라며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기업의 구조를 개혁하지 못하면 한국경제의 경쟁력과 활력의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퍼주기’ 추경 실패, 남북경협 효과도 엇갈려

지금까지 정부는 추경을 쏟아부어 경제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1년새 두 차례에 걸친 추경과 연이은 경제대책에도 국민총소득과 고용율은 제자리걸음이다. 또한 145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의 뇌관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6개월째 기준금리 1.50%를 유지했다. 미국이 기준금리(1.50~1.75%)를 0,25% 올릴 경우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 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미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벌어진 상태. 금리역전에 따른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 우려되지만 한은은 국내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해 금리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결정에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긴축 발작’으로 지목하며 경각심을 보였다. 과거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한국 금융시장에 끼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최근 아르헨티나·터키 등 신흥국에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미국의 정책변화가 금융시장과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친 다음 다시 국내로 되돌아올 수 있다”며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금리인상) 과정에서 급격한 자본이동과 시장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행히 해빙국면에 들어선 남북관계가 한국경제를 일으킬 한줄기 빛으로 지목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수백조원대에 달하는 남북경협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먼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산업이 경협 선발대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어 국토 개발로 이어질 경우엔 철도와 도로, 물류, 항만, 전기, 가스 등 산업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여기에 민간투자가 이뤄지면 건설과 금융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가 선도적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할 경우 자금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도 경협이 본격화되려면 이후 최소 1~2년이 걸려서다.

그동안 정부는 경협에 수반되는 비용을 내고 사업을 이끌어 가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북한개발에 500조원, 국회 예산정책처는 통일비용이 2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남북경협이 진행되더라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변할지는 미지수”라며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려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4호(2018년 6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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