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희 호’ 출범한 신보,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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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보증기금사인 신용보증기금이 장고 끝에 새 수장을 맞았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5일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이 제 22대 신보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윤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윤 이사장은 취임식도 생략하고 사내게시판에 취임사를 올린 후 임기를 시작했다. 황록 전 이사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지 4개월 만에 이사장으로 취임해 조금이라도 빨리 경영공백을 채우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신용보증기금 대구본점/사진=신용보증기금

그는 행정고시 17회로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을 거쳐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냈다. 그 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역임한 뒤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최근까지 석좌교수로 활동했다.

신보는 친정부 성향의 이사장 취임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 이사장이 공직재임 중 양극화 대책을 마련하는 등 동반성장을 위한 굵직한 경제정책을 주도한 경험이 있어 중소기업 지원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다.

◆50조원 보증기금, 중소지원 박차

신보는 신용보증과 신용보험 등 정책금융을 지원해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에 자금융통을, 스타트업에는 창업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올해는 50조원의 신용보증을 공급하고 20조원의 매출채권보험을 인수하는 등 기금운용을 확대하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로 중소기업의 경영이 악화됐고 최저임금 인상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윤 이사장은 취임과 함께 “신보가 경제패러다임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역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체인저는 ‘중요한 일에서 판도를 뒤바꿀 인물’을 일컫는 말로 신보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중소기업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금융당국은 윤 이사장이 경제·금융분야 전반에서 높은 전문성을 갖춰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할 적임자로 평가했다. 오랜 공직생활로 현 정권과 깊은 관계를 맺어 금융당국의 정책금융에 호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윤 이사장은 사람중심의 경제성장 실현을 위해 신보를 책임있게 경영할 적임자”라며 “경제·금융 현직에서 쌓은 노하우로 중소기업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사진=신용보증기금

윤 이사장은 내부평가도 긍정적이다. 일각에선 경제관료 출신 이사장 취임에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지만 경력이나 인품에서 새 수장으로 적합하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수개월간 답보상태에 있는 이사장 선임이 마무리돼 조직이 빨리 안정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보 노조는 윤 이사장과 면담을 가진 뒤 “내부조직을 추스르고 보증기금 지원에 박차를 가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평가했다.

◆노익장 리더십 주목… 임원인사 시험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윤 이사장도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올해 69세, 윤 이사장은 정책금융기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수장이다. ‘불륜의혹’으로 사임한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57)과 임기가 끝난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58)보다 10살 이상 많다. 현직 금융공기업 수장 중에서 가장 고령인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64)도 윤 이사장보다 나이가 적다.

이에 내년이면 70세가 되는 고령의 이사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전국 중소기업 현장을 누비며 현안을 살펴야 하는 자리에서 윤 이사장이 노익장을 어떻게 보여줄지 주목된다.


또한 그는 이사장 선임으로 지체된 임원 인사도 빠른 시일 안에 단행해야 한다. 신보의 상임이사 5명 중 4명은 임기가 만료됐지만 지금까지 출근하고 있다. 일부는 지난해 7월 임기를 마친 상태다. 신보 상임이사는 지난해 기준 연봉이 약 2억원으로 높은 보수와 명예를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상임이사를 뽑기 위한 임추위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경영진을 견제할 이사 선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성 없는 이사진을 꾸릴 경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경영평가에서 패널티를 줄 방침이다.

특히 신보를 비롯한 준정부기관은 이사진이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 강화를 요구받는 만큼 투명한 인사가 요구된다. 신보는 금융위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임원 임명권이 기관장(이사장)에게 있다. 윤 이사장의 첫 경영능력 시험대는 임원인사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신보의 설립취지인 중소기업 지원 시스템도 손질이 필요하다. 신보는 창업 3년 이내 기업 중 기술력이 뛰어나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퍼스트펭귄'으로 선정해 운영자금 등으로 3년 동안 최대 30억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퍼스트펭귄으로 선정된 기업은 신보평균에 비해 보증비율을 10% 이상 높은 수준으로 우대받을 뿐만 아니라 보증료율 차감, 컨설팅 등의 혜택을 받는다. 퍼스트펭귄 기업은 창업 1년 만에 1000억원대 인수 제의를 받거나 수십억원대 투자를 유치하는 등 시장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1차 보증에 이어 2차, 3차까지 지원이 완료된 사례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보가 지난 4년간 총 404개 기업을 퍼스트펭귄으로 선정해 시설자금을 지원했으나 2차년도까지 지원이 이어진 기업은 44개, 3차년도에 걸친 지원을 받은 기업은 8곳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신보 관계자는 “이사장 취임 후 조만간 임원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조직을 다 잡고 보증지원 시스템을 개선해 우수한 기술력과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에 생산적 금융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4호(2018년 6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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