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삼만리] 한국만 거꾸로 가는 청년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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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고용한파가 청년들을 덮쳤다. 정부가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청년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함에도 취업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청년층의 경제활동 소외는 생계유지 곤란과 주거문제를 비롯한 연쇄 부작용으로 이어져 한국경제 성장의 둔화를 낳는다. 정부가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근본적 대책 마련엔 접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머니S>가 청년일자리 문제의 현실과 이로 인한 부작용을 다양한 시각에서 짚어봤다. <편집자주>


청년들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정권마다 청년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워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취업난에 발목 잡힌 청년들의 한숨은 여전하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정부도 지난해 11조원, 올해 3조원의 일자리 추경 예산을 투입해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형국이다. 청년실업의 방치는 인적자본 손실과 청년의 경제활동 소외로 이어져 국가 성장능력의 저하를 초래한다. 국가 재난 수준의 위기의식을 갖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청년고용, 세계 흐름 역행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1990년대 6.7%에서 지난해 9.8%로 증가했고 전체 실업률과의 격차 역시 1990년대 3.1%에서 지난해 6.1%로 늘었다. 올 들어 상황은 더 나빠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 5월 청년실업률은 10.5%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이 같은 지표는 해외 주요국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경제부 미국유럽경제팀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청년고용은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일본의 청년고용률은 2012년 53.7%까지 하락했으나 저출산, 단카이 세대 은퇴 등으로 노동력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2017년 56.8%로 반등했다. 미국의 청년고용률도 2010년 55.0%에서 지난해 60.6%%로 5.6% 상승했고 독일은 2004년 51.4%로 1970년대 이후 최저수준을 찍은 뒤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지난해 58.7%까지 상승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일자리위원회에 따르면 청년들의 지난해 체감실업률은 22.7%로 실제 실업률(9.8%)의 2배를 웃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정책에도 크게 실효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다.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3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을 ‘잘 아는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70.5%로 높았으나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잘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 과반이었다. 특히 ‘전혀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답변 비중이 46.3%로 가장 높았고 ‘체감하지 못하는 편’이 36.6%로 뒤를 이었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일자리대전’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청년실업난 고착화 원인은

전문가들은 청년실업난 고착화의 원인은 단순히 일자리 수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중소기업 기피 현상 등 다양한 문제가 얽힌 결과라고 해석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전기전자나 철강, 화학, 자동차, 조선 등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한 주력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만 이를 대신할 산업이 마땅치 않아 신규일자리 창출이 어렵다. 또한 스위스 세계경제 포럼의 경쟁력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고용유연성이 144개국 중 106위로 낮고, 정규직을 중심으로 노동경직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경험이나 노동시장에서의 조직력이 부족한 청년층의 충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도 “청년고용 위기는 민간부문에서 노동수요가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우리나라 주력산업 자체가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의미”라며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산업정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민간 기업을 압박하거나 정부 예산을 풀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방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지나친 임금 격차도 청년실업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5년 기준 기업규모별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대기업 직원이 100일 경우 중소기업은 49.7에 불과하다. 또한 대학진학률이 평균 70%를 넘어설 정도로 고학력자가 늘어나면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로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심각한 반면 청년실업률이 증가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사람인이 중소기업 77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7.7%가 구인난을 겪고 있다.



◆정책 실효성 높이려면

결국 청년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양을 늘리는 데 집중하지 말고 질적인 부분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영한 교수는 “양질의 일자리는 우리나라 산업경쟁이 개선돼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단축 등으로 한계선상에 있는 중소기업이 줄도산 위기에 처하면 청년고용 문제가 더 악화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고용지표만 보고 접근할 게 아니라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개선과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특단의 한시대책과 구조적 대응을 병행해 청년일자리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일자리위원회는 현재의 청년고용 위기를 ‘재난 수준’으로 판단하고 한시적으로 ▲취업청년의 소득·주거·자산형성, 고용증대기업 지원 강화 ▲연 12만개 창업 유도 ▲지역 및 해외취업 등 새로운 취업 기회 창출 ▲군장병 교육훈련, 일학습병행제 도입 등 즉시취업 역량 강화 등 4가지 분야를 중점 추진한다.

구조적 대응을 위해서는 ▲규제개혁, 혁신성장 가속화 등 민간기업 일자리 창출 지원 ▲인적자본 고도화를 위한 교육훈련 체계 혁신 및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지속키로 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6호(2018년 6월27일~7월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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