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구, '게임단체 수장'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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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 사진=뉴시스
2016년 중국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마찰을 빚은 이후 게임업계의 중국진출이 감감무소식이다. 최근 들어 중국과의 관계가 해빙기를 맞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중국의 태도에 업계는 좌불안석이다.

지난 16개월간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의 문을 줄기차게 두드렸지만 중국정부의 ‘판호’를 발급 받은 곳은 단 한곳도 없다. 한국게임의 중국 수출이 꽁꽁 묶인 사이 중국게임은 한국시장에서 점유율과 매출을 끌어올리는 등 입지를 강화하는 중이지만 이에 대응하는 국내 게임산업의 리더십은 전무한 실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상반기 게임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 등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부재 중인 두 단체의 수장 공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게임단체 수장 장기공백

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한국e스포츠협회는 모두 수장이 공석인 상태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해 5월부터 회장이 공석이고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24일부로 여명숙 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후임자를 찾지 못해 여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수행 중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명예회장이던 전병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의 수사를 받은 이후 회장직을 공석으로 두고 있다. 협회는 현재 사무총장 대행체제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회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전병현 전 청와대 민정수석 / 사진=뉴시스 박영태 기자
두 기관 모두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면서 한국게임산업의 리더십이 결여된 상태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큰 문제없이 운영 중이지만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한국e스포츠협회의 수장 선임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게임업계의 가장 큰 화두인 중국 판호 획득과 WHO의 게임장애 질병 등재가 수면 위로 떠오른 마당에 정부가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판호발급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으나 여전히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모습을 보인다.

판호는 중국 미디어 검열기구인 ‘광전총국’에서 게임, 영상, 출판물 등 콘텐츠를 허가하는 절차다. 중국산 게임은 ‘내자판호’, 외국산 게임은 ‘외자판호’를 획득해야 유료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판호 발급은 중국정부에서 자의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사실상 비관세 장벽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중국 최대 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에서 외교 마찰로 사용하지 못했던 한국공동관이라는 명칭을 올해에는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판호 발급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달 초 중국의 앱 마켓에 게임을 등록하기 위해 판호와 함께 제출하는 문화부비안의 신청이 막히면서 국내 게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월까지만 해도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판호 발급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지난달부터 중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며 “최근 2달간 신규 판호도 나오지 않는 마당에 국내 게임산업을 이끌 리더십도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정부, 게임업계 문제 해결 나서야”

여기에 최근 WHO가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밝히면서 게임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달 18일 WHO는 게임장애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중독성 장애 중 하나로 지정하겠다고 공식화했다. WHO는 이 내용을 담은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내년 5월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e스포츠협회 / 사진=뉴시스
게임장애가 등재된 ICD-11은 당초 지난 5월 총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세계 게임관련 단체들과 정신의학 전문가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WHO가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면서 사실상 게임장애의 ICD-11에 등재를 확정지은 모습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게임업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는 “WHO가 올 연말까지 업계의 의견을 접수하기로 했다”며 “기존의 안보다 개선된 내용이 ICD-11에 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업계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WHO가 지난 5월 논란이 된 ICD-11의 내용을 그대로 공식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추이를 지켜보겠지만 현재의 내용대로라면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판호, 게임장애 등재 같은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게임업계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구심점이 없다”고 토로했다.

리더십 부재로 인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 국가대표 e스포츠팀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참가 여부 논란은 현재 게임업계가 처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 사례다.

내용은 이렇다. 오는 8월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e스포츠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의 가맹단체가 아니라 출전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여러차례 대한체육회의 문을 두드렸고 준가맹단체 지위를 얻어 간신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됐다.

이 사건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의 시각과 문제를 개선해야 할 단체가 행정상 한계를 보이면서 빚은 촌극이었다. 업계 전반에 걸쳐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게임업계를 둘러싼 잡음을 해소하는 데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게임과 e스포츠는 문화의 한 영역이며 이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발전, 진흥시켜야 한다”며 “조속한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임명과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 선임 중재를 필두로 정부가 게임계를 둘러싼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7호(2018년 7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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