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싼 통행료에 드리운 '맥쿼리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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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과 송도를 잇는 인천대교. 20분 정도 거리에 불과하지만 승용차 통행료는 5500원, 대형화물차 통행료는 1만2200원에 달한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통행료 보다 2~3배 비싼 금액이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서울-용인고속도로, 천안-논산 고속도로 등의 통행료도 마찬가지다.

모두 맥쿼리인프라펀드(MKIF)가 투자한 민자 고속도로다. MKIF는 국내 민자도로와 항만 12곳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를 운영하는 곳은 계열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이다. 투자자의 돈을 모아 각국의 도로나 공항, 항만 등 대규모 기간사업 건설에 투자한 뒤 통행료 등을 통해 나온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MKIF의 주수익원은 시민 통행료, 정부 보조금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MKIF의 4.99%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헤지펀드 플랫폼파트너스가 MKIF의 수익구조가 불합리하다며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간 MKIF의 경영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주주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플랫폼파트너스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은 2006년 이후 12년간 MKIF펀드 전체 분배금의 32.1%에 해당하는 5353억원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이는 타 인프라펀드의 운용보수 대비 최대 30배 이상 높은 수익이라는 게 플랫폼파트너스의 설명이다.

또한 ‘천안-논산 고속도로’의 알짜 휴게소를 맥쿼리운용이 운용하는 또 다른 펀드 ‘한국민간운영권펀드’(KPCF)에 저가로 장기 임대한 부분은 배임 행위 의혹을 낳고 있다. 이로 인해 1000억원 상당의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했다. 

국내 우량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시민의 통행료와 정부 보조금에 기반해 고수익을 내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익마저 MKIF가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MKIF 측은 운용보수 구조에 대해 2006년 정부 승인을 받아 정당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맥쿼리를 향한 여론은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관건은 주주들의 선택이다. 운용비용이 낮아지면 그만큼 주주 몫이 늘어난다. 플랫폼파트너스는 주주총회에서 50%의 찬성 동의를 얻으면 운용사를 교체할 수 있다.

다만 핵심은 운용사 교체가 아닌 민자 고속도로의 통행료 조정 여부라고 본다. 특히 통행료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 맥쿼리자산운용이 수년간 챙겨온 천문학적 운용수수료를 인하해 통행료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운용사 교체가 아닌 통행료 조정을 위한 운용수수료 인하가 목적인 만큼 맥쿼리 측의 답변이 궁금하다. 만약 성과보수 폐지와 수수료 인하 등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운용사 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한 법인과의 기존 계약을 꼼꼼히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 혈세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요금도 비싸게 받는 민자사업은 이해하기 어렵다. 주주가치를 지키면서도 공익적 측면에서 민자사업에 대한 엄격한 관리와 개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땅 짚고 헤엄치는 SOC 민간투자사업을 계속 방치한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은 국민의 몫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8호(2018년 7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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