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달리는 야성미, 베이비 재규어 ‘E-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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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E-PACE /사진=박찬규 기자
E-페이스(E-PACE)는 재규어 브랜드 SUV 중 막내다. 형님인 F-페이스를 연상시키는 외모와 수준급의 달리기 실력을 갖췄다. 가만히 바라보면 어딘가 귀여운 느낌도 든다.


그런데 재규어 브랜드에서는 이 차를 ‘베이비 재규어’로 부르고 싶었나 보다. 운전석에 앉으면 앞 유리 왼쪽 아래 모서리에 새끼 재규어 그림이 있다. 또 사이드미러 아래에 설치된 퍼들램프에서도 같은 그림이 탑승객을 맞는다. 작지만 재규어 혈통이라는 점을 위트 있게 강조한 것이다.

◆스포츠카 옷 입은 SUV

E-페이스는 재규어의 스포츠카 DNA를 계승,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강조하면서도 SUV 특유의 공간 활용성까지 갖췄다. 길이×너비×높이는 4395×1984×1638㎜, 휠베이스는 2681㎜다. 동급 SUV와 비교하면 길이와 휠베이스는 보통이며 폭은 가장 넓다. 짧고 넓은 차체에 큼지막한 19인치휠을 끼웠으니 자세가 꽤 독특하다.

옆모양은 프론트 그릴에서부터 리어 스포일러로 이어지는 다이내믹한 루프라인이 핵심이다. 스포티한 비율과 재규어의 스포츠카 F-타입에서 영감을 받은 디테일이 가미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 앞모양은 대담한 허니콤 매시 그릴과 재규어 특유의 시그니처 ‘J 블레이드’ 주간주행등이 어우러지며 어디서든 존재감을 뽐낸다.

재규어 E-PACE /사진=박찬규 기자

실내는 심플하게 잘 정돈됐다. 뒷좌석 공간은 준중형차라고 생각하기에 조금 좁은 편이다. 폭은 넉넉하지만 앞뒤 공간이 아쉽다. 그나마 지붕을 열 수 있어서 다행이다. 뒷좌석 등받이는 약간 세워진 느낌인데 동급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날렵한 루프라인을 구현하느라 지붕 높이가 뒤로 갈수록 낮아져 앉은키가 큰 탑승객은 힘들 수 있다.

그리고 천장에는 손잡이가 없다. 문짝에 달린 도어핸들이 전부다. 루프라인이 낮아지면서 뒷좌석 탑승객이 손잡이에 머리를 부딪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디자인적으로 불필요하기 때문에 손잡이를 뺐다.

트렁크 공간은 생각보다 넓다. ‘인테그럴 링크’ 후방 서스펜션 구조 덕분이다. 여행용 대형 캐리어나 유모차처럼 부피가 큰 짐도 넉넉히 실을 수 있다.

실내 소재는 고급스러운 편이다. 헤드라이너와 A필러는 부드러운 소재를 감싸서 편안함이 느껴진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매우 즐거운 차다. 넓지 않지만 운전하는 데 필요한 요소는 모두 갖췄다. 소형SUV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려 했다.

F-타입과 같은 스티어링휠과 센터콘솔을 통해 스포츠카의 느낌을 즐기도록 디자인됐다. 스티어링 휠은 패들시프터가 있어서 기어변속이 쉽고 다양한 버튼은 잘 정돈돼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앞 유리에는 미세한 열선이 숨어 있어서 성에를 막아준다. 이건 재규어랜드로버 차종에 모두 적용되는 기능이다.
재규어 E-PACE /사진=박찬규 기자

◆핸들링 즐거운 E-페이스

E-페이스에는 2.0ℓ 터보차저 4기통 인제니움 가솔린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37.2㎏·m의 힘을 발휘한다. 엔진회전수가 낮은 구간부터 최대토크를 내도록 설계됐다. 배기량 탓에 초반부터 엄청난 토크감을 느끼기에는 어렵지만 탄력을 받으면 꽤 만족스럽다.

정지상태에서 처음 출발할 때는 예상보다 강력하지 않았다. 차 무게 탓이다. 터보차저가 작동하며 힘을 보탤 때까지 잠깐의 멈칫거림이 조금 답답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약간 울컥거리기도 하는데 가속페달을 어떻게 밟느냐에 따라 충분히 조절 가능한 부분이다. 시내에서는 가속페달을 급하게 조작하기보다 부드럽게 밟아야 잘 어울렸다. 이마저도 귀찮은 사람은 차라리 다이내믹모드를 추천한다. 도로가 한적해질 경우 빠르게 가속하기에도 좋다.

엔진룸 설계는 독특한 편이다. 앞뒤로 짧은 구조적 한계를 넘기 위해 차고가 높은 SUV의 이점을 활용했다. 흡기 라인이 보닛을 통과하도록 설계한 것. 좁은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한 건데 보통 이렇게 흡기라인이 상단에 위치하면 깊은 웅덩이를 지날 때 조금이나마 유리하다.

주행모드도 고를 수 있는데 에코모드에서는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밟는 것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전했는지를 계기반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운전습관이 나쁘다면 초록색에서 주황색, 빨간색으로 바뀌고 레벨이 내려가 비효율적 운전습관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이내믹모드는 계기반 색깔이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서스펜션과 운전대 그리고 가속할 때 사운드가 모두 달라진다. 이 상태에서 기어노브를 왼쪽으로 옮기면 엔진과 변속기 반응이 빨라지는 스포츠모드를 즐길 수 있다. 엔진회전수가 높아지면서 여러 상황에 보다 빠른 대응이 가능해진다.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핸들링이다. 꽤 쫀득쫀득한 느낌을 받는다. SUV지만 휠이 크고 타이어도 넓은 편이어서 굉장히 안정적이다. 똑똑한 사륜구동시스템이 적용된 데다 휠베이스가 짧아서 앞뒤가 따로 노는 느낌이 없고 운전대를 돌릴 때마다 날렵하게 반응하는 느낌이 일품이다. 재규어 특유의 몸놀림을 유지하느라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만족스럽다. 차선을 유지해주는 기능은 꽤 적극적이어서 사각지대에 차가 있으면 운전대를 돌려 사고를 막아주는 기능도 수시로 작동된다. 그리고 앞차와 충돌이 예상될 때 경고음을 내면서 경고문구가 화면에 뜬다. 조금만 갑작스럽게 가까워지면 바로 경고가 뜨는데 운전을 험하게 하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시끄러울 수 있다. 물론 원하면 끌 수도 있다.
재규어 E-PACE /사진=박찬규 기자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다

재규어 E-페이스는 무엇보다 작은 크기를 오히려 무기로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자동주차보조, 차선유지보조, 운전자 모니터링시스템 등은 물론 SOS긴급출동기능과 재규어 어시스턴스서비스 기능을 포함한 인컨트롤 프로텍트, 브랜드 전용 티맵 내비게이션, 지니뮤직 애플리케이션을 기본 적용한 것도 이점이다. 사소하지만 유용한 것을 모두 담았다.

또 고급스러우면서 스포티한 브랜드 특유의 멋을 살려 개성을 분명히 했다. 동급 SUV와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소다. 차를 몰아보면 어중간한 소형SUV가 아니라 ‘잘 달리고, 멋있는’ 높은 스포티 쿠페라는 점을 말하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E-페이스의 매력은 직접 타보지 않고서는 느끼기 어려우니 직접 시승해보길 권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8호(2018년 7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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