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텍 부도사태, '투자자 피눈물' 누구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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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텍 홈페이지 캡처
신텍이 한솔그룹의 지주사인 한솔홀딩스로부터 매각된 지 2달여 만에 상장 폐지됐다. 이에 따라 신텍의 소액주주 8000여명은 최소 800억원대 손실을 입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신텍 사태에 대해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게 만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갑작스런 부도, 소액주주만 울었다

주식 투자자에게 보유종목의 상장 폐지는 재앙이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정리매매가 시작되고 주가는 폭락한다. 투자자에게 남는 선택지는 두가지밖에 없다. 폭락한 가격에라도 주식을 처분해 얼마라도 건지거나 아니면 언제가 될지 모르는 매도 타이밍을 기다리며 주식을 끌어안고 있는 방법 뿐이다. 부도로 인해 상장 폐지된 주식은 휴지조각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투자위험이 크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이 같은 재앙이 벌어졌다. 한솔그룹의 계열사였던 신텍이 물품대금에 대한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된 것이다. 특이한 점은 이 회사가 매각된 지 2개월, 새로운 경영진이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지 1개월 만에 부도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신텍은 보일러를 만드는 중견회사로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2057억원이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당기순손실 453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한솔홀딩스는 지난 4월16일 김명순 현 신텍 대표 등과 200억원 규모 보유지분 전량 매도 계약을 맺었고 이 금액은 같은 달 25일 전액 납입됐다. 이어 최대주주가 된 김 대표 등은 한달 뒤인 5월31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그리고 신텍은 지난달 26일 최종부도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신텍의 주식은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 과정에서 150원을 전후해 거래됐다. 이는 거래정지 직전인 지난달 26일 종가 1480원 대비 90%가량 하락한 것이다. 신텍의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1거래일 만에 800억원이 넘게 증발했다는 뜻이다. 앞서 신텍의 주가는 최대주주 변경 소식과 타법인 인수 계획 소식이 전해지며 한달 만에 2배 가까이 오른 상태였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신텍에 따르면 신텍의 소액주주는 5월 주주명부 폐쇄 기준 8000여명이다.

특히 한솔홀딩스가 매각한 지배지분 36.77%가 대부분 장내매도된 것이 알려지며 상장폐지에 따른 손해는 온전히 소액주주의 몫으로 돌아왔다. 한솔홀딩스로부터 신텍의 지분을 매입한 주체는 김명순 대표(90억원)와 프라임2조합(80억원), 아이스파이프(30억원) 등이다. 이 중 프라임2호조합과 아이스파이프는 지난 4월17일 지분을 넘겨받자마자 장내매도를 시작해 열흘도 안돼 보유지분을 전량 팔아치웠다. 김 대표는 “본인 명의의 신텍 주식도 전량이 사채업자에게 넘어가 장내매도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합쳐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 한솔홀딩스가 신텍 주식을 지난 4월16일 시장가격(종가 기준 1430원)보다 40% 가량 싼 가격인 주당 850원에 매각해 경영권 프리미엄은커녕 사실상 경영권 할인을 해준 덕분이다. 다만 신텍 지분을 사들인 이들은 김 대표와 계약상 아무런 관계도 없고 지분 보유 기간도 명시하시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그의 지분을 가져간 강남 사채업자 A씨는 신텍의 어음을 막기 위한 자금 40억원을 빌려주며 신텍 매출채권의 일부를 담보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텍의 매출채권은 지난 3월 말 기준 약 700억원이다.

고의부도 가능성 낮아

투자자들은 ‘멘붕’에 빠졌다. 소중한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의혹을 쏟아냈다. 주로 제기된 의혹은 김 대표가 일부러 부도를 냈다는 ‘고의부도’ 의혹과 '주가조작설' 등이다.

고의부도 의혹은 인수과정에서 기업실사가 당연히 있었음에도 어음부도가 발생했다는 점 때문에 불거졌다. 우발부채도 아니고 기업실사 과정에서 어음만기일을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만기어음을 막을 자금 계획도 없이 기업을 인수할 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복수의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가 ‘불순한’ 의도로 신텍을 인수했을 가능성은 낮다. 김 대표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현재 집행유예 상태여서 굳이 대표직에 이름을 올리면서 불법행위를 자행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의견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주가조작이나 어떤 불법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노골적이다. 차라리 기업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헀다.

이와 관련, 신텍 관계자는 “회사가 인수된 이후 자금조달 과정에서 내부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초 신텍을 인수해 태양광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중간에 바이오업체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투자그룹이 당초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새롭게 합류한 인물도 많고 주도 세력도 변경됐다는 이야기다.

특히 김 대표와 같은 날 신텍 지분을 인수한 두곳이 인수 직후 지분을 매도했다는 점과 신텍이 부도가 발생하기 불과 3달 전까지 100억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이 있는 상태에서 대출을 연체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였다는 점이 이같은 문제 때문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8호(2018년 7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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