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자영업자] ① 문 닫는 자영업자 84만명 "자식 생각하면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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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폐업률 80% 시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최저임금 인상,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워라벨 문화 등이 맞물리면서 자영업자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자영업자 폐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100조원에 이르지만 여전히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는 다가서지 못했다. 머니S는 정부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직접 자영업자를 만났다.<편집자주>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골목의 한 식당이 문을 닫은 모습. /사진=강산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43·남)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또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자 부쩍 고민이 많아졌다. 임금 인상을 감내하려면 그나마 몇명 되지 않는 직원을 자르거나 폐업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비싼 가게 임대료를 충족하기에는 매출이 많이 모자란 상태"라며 "노동계에서 '시급 1만790원안'을 제시했다고 하는데 정말 (최저임금기준이) 바뀔 것 같아 두렵다. 안 그래도 힘든 상태인데 최저임금까지 오른다고 하니 정말 죽을 맛"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전 동구에서 20년째 옷가게를 운영하는 B씨(56·여)는 늘어나는 의류쇼핑몰에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배워 모바일시장을 감내하기에는 주름진 B씨의 손은 느리기만 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과 쇼핑·여가활동을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one-stop)시대에 돌입하면서 여성의류 전문점인 B씨의 가게를 찾는 손님은 현저히 줄었다.

매일 오전 7시 가게문을 열어 남들보다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가 손에 쥐는 돈은 많지 않다. B씨는 "평생 옷가게만 했던 내가 자식을 위해 경제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 슬프고 참담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자영업자는 경제의 중추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모아 가까스로 가게를 내도 '빚'을 털어내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과 탄식은 멈출 줄 모른다. 유례없는 최저임금 인상, 높은 임대료, 치솟는 물가 등에 시달리다 못해 빚더미 위에 앉기 일쑤다. 식당·옷가게·빵집 등 시장에서 '폐업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 동구의 한 옷 가게 창고에 팔리지 않은 옷들이 쌓여 있다. /사진=강산 기자
◆문닫은 자영업자 84만명… 창업 5년 뒤 생존율 39%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개인사업을 시작한 인원은 110만726명. 반면 같은 기간 83만9602명의 개인사업자가 문을 닫았다. 창업 대비 폐업 개인사업자 비율은 76%를 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10년 동안 개인사업자의 단순 폐업률(창업 대비 폐업 개인사업자 비율)은 평균 8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후 1년 동안 생존한 기업형 사업체(2인 이상)의 비율은 79%로 알려졌다. 다만 창업 5년 뒤 생존한 비율(5년 생존율)은 39%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생존율이 30대 미만 생존율보다 약 2배 높았으며 남성 기업가 생존율이 여성보다 5%포인트 높았다.

이영달 동국대학교 교수는 4일 서초구 한국벤처투자 레드룸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린 '회사법 단행법제화 토론회'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교수는 "초기 창업 실패에 따른 자본결핍 등으로 재창업 실패확률도 높은 데다 연간 100조원 수준의 창업 실패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초기 창업에서 실패율을 낮출 수 있는 실효적 창업교육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초기 창업 상태의 부실을 예방할 수 있는 중간과정 관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샤로수길. /사진=상가정보연구소
◆주택가·시장·대학가 식당도 '골머리'

주택가와 시장·대학가 상인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최저임금과 임대료가 오른 상황에서 식자재값까지 폭등하면서 외식업계 종사자들은 더욱 힘들어졌다. 또 지난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시행되면서 지역 상권별 식당의 불안감은 배가 된 모습이다. 

평소 북적거리기로 소문난 지역도 손님의 발걸음이 멈춘 듯했다. 지난 2일 저녁 서울 관악구 '샤로수길'에는 '핫플레이스'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이곳에 자주 방문한다는 대학생 이모(25·남)씨는 "주말엔 골목이 북적거리지만 (평일에는) 확실히 손님이 없다"며 "물가상승·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가 어렵다 보니 상인들도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회식 골목으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음식 문화거리도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8일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상점 안에서 틀어놓은 음악소리가 골목을 가득 채울 정도로 한산했다. 탑차나 오토바이 몇대만 가끔 지나갈 뿐이었다. 거리에 손님이 끊기면서 이곳도 생기를 잃었다.

이와 관련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대료 상승, 경쟁 심화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바닥"이라며 "정부가 정책을 내놓을 때 실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산 kangsan@mt.co.kr

강산 기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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