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후폭풍-르포] 강남3구 가보니 ‘먹구름’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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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사진=김창성 기자
부동산시장 규제를 위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이 확정됐다. 정부는 '조세는 공평하게, 지출은 따뜻하게'라는 조세정의 실현을 내세운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는 반면 투기세력을 제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머니S>는 현장에서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금리인상 여파 등을 종합 분석해 주택시장의 흐름이 종부세 개편으로 어떻게 바뀔지 내다봤다. [편집자 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 카드를 꺼내며 또다시 '강남 옥죄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출범 이후 ‘과열 부동산시장 안정화와 투기세력 억제’ 기조를 유지한 정부는 이번에도 보란 듯이 서울 강남에 명확한 ‘규제 시그널’을 보냈다. 이와 함께 3주택자를 사실상 투기세력으로 규정했다. 3주택자는 실거주 목적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강남 다주택자들은 그야말로 ‘멘붕’이다. 불만이 가득한 이들은 '이걸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계속된 정부 규제에 당분간 집값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어느 장단에 맞추는 게 유리할지 셈법이 복잡해진 탓이다. 동시에 “강남만 옥죄지 말고 고위공직자부터 솔선수범을 보여라”며 쓴 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정부가 내민 종부세 카드에 강남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강남을 키운 건 국가다”

“국가가 강남을 키웠잖아요. 우린 그냥 그 혜택을 본 것뿐이죠.” <논현동 주민 A씨>
“일관성 있는 규제는 좋지만 결국 시장은 규제를 뚫고 나옵니다.” <청담동 주민 B씨>

정부는 다주택자가 실거주 목적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이들을 사실상 투기세력으로 규정했다. 계속 갖고 있을 거면 정부가 정한 세율에 따라 높은 세금을 내고 그게 싫다면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비과세 혜택을 받으라는 주문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정부의 규제 의지가 단호한 만큼 강남 주민의 불만도 뚜렷하다. 압구정동 주민 C씨는 “강남 아파트가 부르는 게 값이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으니 매수자도 계속 반응하는 것 아니냐”며 “재건축 규제도 모자라 집까지 이래라 저래라 하니 기가 찬다. 고위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치동 주민 D씨는 “부동산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정부가 나서 진화하려는 의도는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역대 어느 정부가 부동산값을 잡았냐. 아무도 못했다. 이번 정부도 결국 시장의 불만만 키워놓고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동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규제에 집값이 떨어진 듯 보이지만 결국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진짜 자산가들은 정부의 과세 방침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장 규제가 더 혼란스럽다”

최근 강남을 넘어 서울 최고의 부촌으로 거듭난 서초구 주민들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서초구 방배동·잠원동·반포동 일대에서 노후아파트와 노후주택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 중인 데다 최근 들어선 새 아파트는 공급 당시 고분양가임에도 모두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주인을 찾았다. 시장 시세 흐름과 정부 규제 행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잠실 리센츠. /사진=김창성 기자
방배동 주민 F씨는 “고소득자의 월급 명세서 과세 금액이 저소득자보다 더 높은 것처럼 고액 자산가인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지 이제 갓 1년이 지났는데 너무 급하게 시장을 몰아붙이는 감이 있다”고 우려했다.

잠원동 주민 G씨는 “우리는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충분히 비싼 값을 지불했고 현 시세는 그만큼의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은 당연한 지표”라며 “과열된 시장을 잡겠다는 정부의 규제 행보가 오히려 시장을 더 혼란스럽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인중개업소에는 거래가 실종되고 가끔 시세 흐름만 문의하는 분위기다. 반포동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은 정부 규제에 불만스러워 하지만 크게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지도 않다”며 “이에 실수요자도 급하게 매수하지 않고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 매물만 쌓이고 거래량이 예년 대비 많이 줄었다”고 귀띔했다.

◆"팔까 말까" 갈팡질팡

송파구는 세입자와 집주인의 분위기가 극명히 대비된다. 정부 규제로 집값이 하락세인 데다 연말 9510세대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입주가 예정되며 전셋값 약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서다.

전셋값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는 세입자는 섣불리 계약하지 않고 시장 흐름을 관망한다. 반면 집주인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울상이다. 가격은 떨어지고 세입자를 못 구해 매물이 쌓이는 데다 정부 규제까지 겹쳐 손해보는 장사를 할 판이다.
잠실 일대 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잠실동 I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0월 개통을 앞둔 지하철 9호선 3단계 연장사업(삼전-보훈병원역) 구간 호재 등으로 일부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1년 새 수억원 오른 곳도 있다”면서도 “반면 정부 규제로 시장 흐름이 더 이상 반전 기미가 안보이자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처분하려는 집주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천동 주민 J씨는 “정부의 거센 압박에 조정국면이 계속되고 있다”며 “규제 기조가 뚜렷한 만큼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란 심리적 불안감이 크지만 혹시 또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팔지 말지 결심이 서지 않는다”고 뒤숭숭한 심정을 드러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9호(2018년 7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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