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워마드'를 분노케 했나… 극에 달한 남성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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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성체 훼손 논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동 성추행, 배우 사망 조롱, 몰래카메라 사진 유포 등 잊을 만하면 문제가 터지는 남성 혐오 커뮤니티 워마드가 이번에는 종교의 성물 모독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이 ‘생물학적인 남성’들에게 너나 할 것 없이 조리돌림을 가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학살을 가하던 나치가 떠오른다.

◆워마드, '여성우월주의'에서 '남성혐오'로

무엇이 워마드 회원들을 그렇게 분노케 했을까.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워마드 회원들은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추모하는 행사를 주도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조현병 환자인 김모씨가 강남역 근처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혼자 들어온 2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분노한 워마드 회원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여성혐오 사건으로 규정하고 “여자라서 죽었다”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에 나섰다.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열린 여성혐오 살인 공론화시위, 왁싱샵 살인사건 규탄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비판도 많았다. 일각에서는 살인 사건을 여성혐오범죄로 규정하는 것에 남녀갈등을 일으킬 뿐이라며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초점이 젠더논쟁으로 퍼지면서 대중의 관심이 쏠렸고 ‘여성혐오’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며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성폭력 고발운동에도 힘을 실었다.

이후 워마드는 종로 일대에서 생리대 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표현이 과격하기는 해도 어느정도 납득할 만한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들은 여성우월주의가 아닌 남성혐오의 형태로 변모했다.
  
워마드에 '어린이를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워마드에 한 회원이 호주에서 한 어린이에게 수면제를 먹여 성폭행했다는 글이 올라오며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았다. 당시 다른 회원들은 해당 글의 내용이 범죄 행위임에도 ‘동영상을 공유해달라’거나 ‘동참하겠다’는 댓글이 달리며 논란을 키웠다.

워마드의 남성혐오는 홍대누드모델 사진 유출사건으로 방점을 찍었다. 지난 5월 워마드에는 ‘미술 수업 남누드모델 조신하지가 못하네요’라는 유출 사진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당일 회화과 누드 크로키 전공수업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고 당시 워마드 이용자들은 댓글을 남기며 피해자를 조롱했다.

이후 대중의 비난에도 불구, 회원들은 오히려 보란 듯이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리며 오히려 지탄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혜화역 시위'에도 봇물 이룬 남성혐오

워마드 회원들의 남성혐오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 이른바 혜화역 시위에서도 드러났다. 혜화역 시위를 주도하는 ‘불편한용기’는 워마드와 선을 긋고 있지만 시위 곳곳에서 극단적 남성혐오 발언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기하라(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처럼 투신하라는 뜻)”고 조롱하는 등의 발언이 등장했다.

혜화역 시위./사진=커뮤니티 캡처

시위 주최 측은 “재기해”라는 구호가 문제가 될 것을 의식한 듯 “사전적 의미 그대로 ‘문제를 제기한다는 뜻의 ‘제기’”라고 해명했지만 어불성설이다.

여기에 주최 측에서 준비한 퍼포먼스도 논란이 됐다. ‘페미대통령’이라고 쓰인 띠를 두른 여성이 무릎을 꿇고 앉아 ‘곰’이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로 널리 퍼졌다.

문제가 된 ‘곰’은 반대로 돌리면 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문’이 된다. 이는 극우 성향 인터넷커뮤니티 등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의 인격을 모독하는 표현이다.

이 덕분인지 ‘혜화역 시위’는 편파수사 규탄보다는 남성혐오와 대통령 조롱에 초점이 맞춰져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물론 시위에 참가한 여성 중 워마드 회원은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주최 측을 포함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보여준 남성혐오는 워마드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다음 달에도 시위는 계속될 것이다. 시위 의도가 남성혐오가 아닌 편파수사 규탄이라면 시위에 공감하고 응원하는이들을 위해서라도 극단적인 움직임은 도려내야 한다. 


 

심혁주 simhj0930@mt.co.kr

심혁주 기자입니다. '쓴소리' 감사히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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