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포기한 2030] 육아휴직? 덜 받을 각오 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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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이 1명 안팎으로 떨어질 만큼 저출산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기성세대는 결혼하고 출산하고 아이를 키우는 것을 인생의 당연한 과정으로 여기지만 ‘N포세대’는 반문한다. “결혼을 왜 해야 하느냐”는 물음이다. <머니S>는 연중기획 <혼돈의 2030, 길을 찾아라> 시리즈 7번째 기획 ‘결혼·출산마저 포기한 2030’을 통해 청년의 고달픈 외침에 귀를 기울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에서는 결혼하기도 어렵지만 그보다 더 힘든 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다. 결혼할 때 많은 비용이 들다 보니 수많은 신혼부부가 빚더미에 앉아 맞벌이에 나서야 하는 상황서 출산과 육아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다. 아이를 낳는 것 외에도 잘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고 출산을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는 분위기로 바뀐 것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지면서 아이를 낳으면 사회적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덕분이다.

육아휴직은 근로자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사용하는 휴직을 말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생활과 일자리 안정을 도모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선 숙련된 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다.

육아휴직기간은 1년 이내다. 자녀 1명당 1년까지 쓸 수 있고 자녀가 2명이면 각각 1년씩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부모가 모두 근로자인 경우 아빠와 엄마 모두 각각 1년씩 사용 가능하다.

수급요건을 충족하면 육아휴직 시작일부터 3개월까지는 통상임금의 80%(상한액 월 150만원, 하한액 월 70만원)를육아휴직급여로 받을 수 있다. 4개월째부터 종료일까지는 통상임금의 40%(상한액 월100만원, 하한액 월 50만원)가 지원된다.

◆누구에겐 ‘꿈’ 같은 얘기일 뿐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03년 집계된 전체 육아휴직자는 6816명이었지만 2011년 5만8130명, 지난해 9만123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육아휴직자는 2003년 104명에서 2011년 1402명, 지난해 1만2043명으로 급속히 늘어났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사용한 여성근로자 가운데 휴직기간이 지나 직장에 복귀한 비율은 2008년 68.7%에서 2015년 76.9%으로 증가했다. 또 2001년 육아휴직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용률에 비해 복귀율이 낮았지만 2008년부터는 사용률과 복귀율 모두 증가했다. 육아휴직급여가 인상된 2011년부터 이 같은 추이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직종과 근무 집단에 따라 격차가 큰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 자영업자와 계약제 근로자도 육아휴직 사각지대다. 직원은 혜택을 누리더라도 회사의 경영자는 대체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계약제 근로자는 계약기간에 따라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국내 기업의 절반은 직원이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사용하면 불이익을 준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기업 인사담당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5%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규모가 작을수록 부담을 느낀 비율이 높았는데 업무에 차질이 생기거나 기존 직원의 업무가 늘어나는 문제를 부담요소로 꼽았다.

이는 고스란히 근로자의 불이익으로 이어졌다. 여성직원이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사용 시 불이익이 있다는 기업이 무려 45.6%로 집계됐다.

국내 한 대기업의 인사담당 임원은 “인사평가에서 아이가 없는(육아휴직을 쓰지 않은) 직원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게다가 육아휴직을 적극 권장해도 직원들이 가계소득 감소를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성 육아휴직 지원현황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근로시간 단축도 대안

육아휴직 사용 후 복귀율은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통상임금 수준이 높을수록 올라갔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직원 수 1000명 이상 기업의 경우 복귀율이 무려 81.9%에 달한 반면 10인 미만 기업은 69.3%에 머물렀다.

최지희 노무사(노무법인 베스트아이지 대표)는 “중소기업은 휴직기간 동안 대체할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편”이라며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비율이 낮은 건 출산과 동시에 퇴사해 휴직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노무사는 또 “대기업은 인력이나 제도 등 환경을 갖췄지만 근로자는 휴직 이후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동료들에 뒤처지는 것을 우려한다”며 “이밖에 동료들이 자신의 업무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갖는 근로자가 많다”고 밝혔다. 

공무원은 휴직기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편이다. 이는 정원이 제한되는 등 인력관리가 유연하지 않아 대기업처럼 적극적인 인력배치가 어려운 점 때문에 오히려 마음 놓고 휴가를 쓰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이 증가세라지만 여전히 대기업 위주인 것은 개선할 점이다. 정부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북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해 제도를 마련했고 정착단계인 만큼 앞으로 사회적 인식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북유럽 국가들은 20여년 전부터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에 힘썼고 결국 출산율 증가로 이어졌다”면서 “독일에서도 경력단절 여성을 줄이고 임금격차도 줄이기 위해 남성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파트너십 보너스제를 도입한 점도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소기업에 한해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한 만큼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최대 1년의 휴직 대신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안이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 급여가 감소하는 부분은 고용보험에서 일부를 충당할 수도 있다.

예컨대 주 40시간 일하며 월 200만원을 받던 근로자가 주 20시간으로 단축 시 회사에서 100만원을, 고용보험에서 60만원을 지급해 총 160만원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근로시간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수입은 최대한 보장하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숙련된 직원을 유지할 수 있어 서로 이득이다.

최 노무사는 “육아휴직제도가 확산되려면 직원이 눈치 보지 않는 문화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는 회사가 선도적으로 나서 적극 권장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경영자의 마인드”라고 짚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0호(2018년 7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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