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배부른 '빅3' vs 입에 풀칠하는 '중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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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면세점사업이 3년 전부터 내리막길을 걷다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던 면세점업계가 올 들어 상황을 반전시키는 모양새다. 1분기 깜짝 실적도 냈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더 많다. <머니S>는 국내 면세업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생존전략 및 돌파구를 찾아봤다. <편집자주>


[춘추전국 면세점] ① 면세시장 지각변동… 올해가 고비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두타면세점/사진=각사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 경쟁이 치열했던 불과 3년 전만 해도 ‘면세점=황금알’ 이라는 공식이 통했다. 당시 신규 면세사업권을 차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목숨 건 혈투를 방불케 했다.

온통 장밋빛으로 도배되던 면세업계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시내면세점 특허권이 남발된 탓일까. 면세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연평균 20~30%에 이르던 매출 성장세가 단숨에 꺾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후발업체는 물론 선두업체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소기업 면세점은 적자의 늪에 빠져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 된 걸까. 주춤했던 면세점들이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9조원을 넘어섰다. 깜짝 놀랄 만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실적 기지개… ‘빅3’ 재편

관세청과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올 1~6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9조199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상반기 동안 월 평균 매출은 1조5300억원에 이른다.

하반기에도 이 흐름이 계속되면 올 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이는 지난해 14조4684억원보다 4조원가량 많은 액수다.

롯데·신라·신세계는 ‘빅3’ 체제를 유지하며 하반기 면세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으로 볼륨을 키우는 곳은 신세계면세점이다. 신세계면세점은 기존 명동점에 이어 최근 강남점을 추가 오픈하면서 주목 받았다. 8월1일부터는 롯데면세점이 빠져나온 인천공항 제1터미널(T1) DF1·5구역 영업에 들어간다.

신세계면세점은 이 세곳을 기반으로 올해 매출 3조원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달성하면 지난해 매출 1조8000억원에서 두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업계는 신세계의 점유율 역시 지난해 13%에서 올해 20% 정도로 뛰면서 2위인 신라면세점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잇따라 오픈하게 된 강남점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하반기에 안착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면세점 추가 입찰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선에서 기회가 있다면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 면세점/사진=뉴시스 박주성 기자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인천공항제1터미널 경쟁 입찰에서 신세계에 밀렸지만 오히려 외형 키우기보다 실속 위주의 영업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3대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다. 매출 역시 공항면세점이 견인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하반기엔 국내를 기반으로 해외면세점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것”이라며 “올해는 해외매출 1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시장점유율 1위 롯데는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올해 국내에선 인천공항 T1 2곳을 신세계에 내주는 등 알짜 위주로 사업을 재정비하는 모양새지만 지난 6월 말 베트남 나짱공항점을 오픈하면서 해외면세점이 총 7곳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해외면세점 위주로 공격경영을 하는 듯 보이지만 국내 매출 7조원을 바라보는 부동의 1위 사업자”라며 “올해는 막대한 임대료를 부담하던 인천공항면세점 2곳을 털어내면서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빅3’와 달리 두산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갤러리아면세점63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두타면세점은 계속된 적자로 오픈 당시 차별점으로 내세웠던 새벽까지의 심야영업을 아예 포기했고 갤러리아면세점63은 적자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초 임직원 연봉을 삭감하고 제주공항면세점을 정리하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해도, 안 해도 골치… 경쟁만 치열

중소·중견면세점이 처한 상황은 대기업 계열보다 더 심각하다. 에너지기업 탑솔라가 운영하는 시티플러스는 김포공항 면세점을 1년10개월 만에 접었고, 삼익악기는 지난 5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했다. 위약금 71억원을 냈지만 사업을 지속할 경우 면세점 특허권을 딸 때 써낸 1300억원(5년간)의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SM면세점은 서울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에 위치한 면세점을 6개층에서 3개층으로 줄였다.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라도 아껴 비용절감을 하기 위해서다. SM면세점은 면세점을 효율적으로 운영함과 동시에 여행사와 연계한 개별여행객 타깃 마케팅 위주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지만 하반기 면세점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오는 11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무역센터점을 오픈하면 전국 시내면세점수는 2013년 17개에서 24개로 늘어난다. 서울에만 시내면세점수가 13개에 달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장사가 잘 되는 곳은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안 되는 곳은 적자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하반기 본격적인 적자생존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자 입장에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너도나도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국 정부에서 자국의 보따리상인 따이궁을 규제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실체는 없지만 따이궁이 현재 면세시장 매출을 주도하는 만큼 하반기 면세시장을 뒤흔들 변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 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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