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 면세점-르포] SM면세점 vs 신세계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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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면세점사업이 3년 전부터 내리막길을 걷다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던 면세점업계가 올 들어 상황을 반전시키는 모양새다. 1분기 깜짝 실적도 냈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더 많다. <머니S>는 국내 면세업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생존전략 및 돌파구를 찾아봤다. <편집자주>


“소위 3대 명품(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없어도 면세사업을 진행하는 데 결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단순한 쇼핑센터가 아닌 문화·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에 알리고 인사동 자체가 더 멋진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 2016년 4월 SM면세점 오픈 당시 권희석 전 대표

“차별화된 쇼핑콘텐츠에 신세계만의 창의적 스토리를 담은 혁신적 공간입니다. 명동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앞당기는 관광 랜드마크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선 품격 있는 면세점을 만드는 것이 큰 방향입니다. 기존 면세점이 유명 브랜드를 갖고 있으나 쇼핑 환경이 편리하진 않았습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 내년 하반기 중 업계의 리딩 브랜드를 선보이겠습니다.”  - 2016년 5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오픈 간담회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SM면세점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SM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당찬 포부를 밝히며 화려하게 오픈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두 면세점은 업계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면세점은 외형을 키우며 면세시장 3위 자리를 꿰찬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 대표격인 SM면세점은 지난해 두번에 걸친 매장 축소만큼이나 입지가 좁아졌다. 두 면세점의 현주소는 어떨까. 명동과 인사동에 위치한 두 면세점을 찾아가 비교해봤다.

◆10분 만에 구경 끝… 차별화 없는 반쪽 면세점

“1층부터 3층까지가 면세점입니다.”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 SM면세점 안으로 들어가 층별 가이드 팸플릿을 받아들자 안내데스크 직원이 입구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지하1층부터 지상5층까지 6개층 매장으로 운영되던 SM면세점은 어느새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입구부터 한산한 분위기는 매장 안쪽까지 이어졌다. 몇몇 매장을 제외하고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휑했다. 1층 카페 앞 주변에 중국인 관광객 20여명이 모여 대기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쇼핑백을 들고 있는 이는 거의 없었다.

SM면세점/사진=김설아 기자
지하1층에 있던 럭셔리 부티크·패션매장은 1층으로 옮겨 명맥만 유지하는 듯 보였다. 비비안웨스트우드, 코치, 발리, 에트로, 베르사체 등이 남아 자리를 지켰지만 쇼핑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페라가모, 구찌 등이 자리하던 럭셔리 명품시계 매장은 자취를 감추고 펜디 시계만 외로이 남아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매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3개층으로 줄였지만 큰 변화는 없다”며 다른 면세점에 비해 브랜드가 너무 없는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빈폴 등 몇몇 브랜드가 빠졌지만 (매출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그나마 쇼핑객이 보이는 곳은 2층 수입화장품·향수 매장이었다. 하지만 토니모리, 에뛰드하우스 등 저가 화장품 매장에만 몇몇 사람이 있을 뿐 헤라·설화수 등 인기매장은 오히려 쇼핑객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일부 매장엔 판매사원조차 자리를 비웠다.

패션액세서리·선글라스·시계·쥬얼리·식품·전자 매장으로 구성된 3층에는 구경하는 사람도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 직원만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쥬얼리 매장 관계자는 “평일 오후라 그렇지 평소에 이 정도로 손님이 없진 않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식품·전자·패션잡화·주류 매장으로 이뤄졌던 4층은 3층으로 일부 흡수되거나 사라졌고 오픈 당시 드라마몰로 꾸며진 5층은 종적을 감췄다. 평소 면세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고모씨는 SM면세점을 “살 것 없고 차별화 없는 '무늬만 면세점'”이라고 정의했다.

고씨는 “10분 안에 전 매장을 다 돌았을 정도로 구경할 것도 살만한 브랜드도 없었다”며 “명품브랜드가 없으면 그 이상의 차별화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콘셉트로는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꼬집었다.

◆샤넬 입성… ‘쇼핑과 문화’ 어우러진 혁신 공간

반면 신세계 본점 신관 8~12층에 자리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SM면세점과는 180도 달랐다. 면세물품을 구입하기 위한 외국인관광객과 내국인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에서 평일 낮시간대는 제약이 아니었다.

8층 럭셔리 부티크 층은 샤넬 매장이 가림막을 치고 한창 공사 중이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모그룹의 유통 역량을 무기로 루이비통, 구찌, 까르띠에, 티파니 등 업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를 유치해 주목받은 바 있다.

구찌 매장 앞에는 중국인 10여명이 대기 중이었다. 줄을 서 있던 중국인 샤워궈씨는 “와이프에게 선물할 가방을 구입하려고 왔다”며 “매장 입구와 경로도 백화점처럼 널찍하고 동선도 잘 짜여져 쇼핑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사진=김설아 기자
면세점의 꽃인 뷰티 브랜드 역시 세계 최다인 200여개가 입점했다. 이날 설화수 매장 앞에는 중국인 수십명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한 손에는 휴대전화를 들고 다른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보따리상(따이궁)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두명의 매장 직원은 고객 응대는커녕 계산하기에도 벅찬 모습이었다. ‘견미리 팩트’로 불리는 AGE 20's의 에센스 커버팩트 매장도 중국인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뷰티매장 관계자는 “박스 단위로 구매하는 쇼핑객이 늘어나 매일 전쟁을 치른다”며 “중국인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더 바쁘다”고 말했다. 면세업계 최초로 선보인 명동점의 랜드마크 ‘회전그네’ 앞도 뷰티제품 시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쇼핑객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신세계면세점은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진 콘텐츠'를 명동점의 강점으로 꼽는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많은 면세점과 차별화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명품 유치, 콘텐츠 개발 능력, 고객 체험 이벤트 개발 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 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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