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 양파' 팔았다 혼쭐난 영국의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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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전쟁] ④ “플라스틱 프리” 앞장선 선진국

일회용품이 사라진다. 정부는 이달부터 커피전문점과 외식 프랜차이즈의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하고 위반 시 가맹점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앞으로 일회용품 감축 대상은 플라스틱에서 비닐봉지, 과대포장지로 확대된다. 친환경 소비문화가 확산될 거라는 기대감과 함께 일회용품 대체에 드는 비용 부담을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머니S>는 일회용품 퇴출현황을 살피고 재활용 폐기물 규제의 실효성을 진단했다. 아울러 전문가에게 일회용품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사진=이미지투데이
#. 지난 1월, 영국 대형체인마트 ‘리들’의 한 매장에 ‘깐 양파’가 진열됐다. 소비자가 가정에서 일일이 껍질을 벗기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마트 측이 미리 양파를 손질, 플라스틱 소재의 팩에 넣어 포장한 상품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편의를 배려한 이 제품은 오히려 거센 비난을 받았다. 양파를 플라스틱 포장재에 넣어 불필요한 쓰레기를 늘렸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리들 측은 “플라스틱 팩 포장 덕분에 저장기간도 늘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일 수 있지만 앞으로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이겠다”고 해명했다.

전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비닐봉투, 일회용 빨대 등 생활 속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 환경오염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800만톤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50년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이제 전세계가 ‘플라스틱 프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

◆유럽서 확산되는 '플라스틱 규제'

유럽 국가들이 선봉에 섰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빨대·그릇·면봉·풍선 막대 등에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2021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규제안에 따르면 빨대·그릇과 같은 식기류는 원칙적으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하고 일회용 플라스틱병은 90% 수거를 의무화한다. 또한 플라스틱 낚시도구는 제조업자가 재활용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EU는 이를 통해 해양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여 환경복구비용 2500억유로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U집행위의 이번 제안은 유럽의회와 회원국 정부의 평가를 거쳐 적어도 내년 5월 이전까지 실시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티머만스 EU집행위 부위원장은 “이 제안으로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이 완전히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재료를 활용해 대체품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나라의 활동도 눈에 띈다. 영국 정부는 올 들어 화장품 등에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인 ‘마이크로비즈’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 스크럽, 치약, 샤워젤과 같은 제품에 더 이상 마이크로비즈를 첨부할 수 없다.

또한 지난 6월에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고 올해 말 플라스틱 병에 대한 보증금 반환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영국 정부는 2042년 말까지 불필요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완전 제거하겠다는 방침이다.

영국 소비자의 참여도 활발하다. 지난 3월 영국 남부 소도시 케인샴의 대형 할인점 테스코 매장에서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이 시작됐다. 이는 매장에서 물건을 산 후 과대 포장된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분리해 매장에 버리고 오는 운동이다. 각 유통업체가 유통 과정에서 불필요한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운동은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등 인접 서유럽국가로 번지고 있다.

◆업계도 환영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사진=이미지투데이
프랑스는 2016년부터 마트 음식물코너에 비치된 두루마리형 플라스틱 봉지와 계산대에서 고객에게 유·무료로 제공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백을 금지하고 2017년부터는 과일·야채 비닐봉지도 사용도 금지했다. 나아가 슈퍼마켓의 판매용 비닐봉지·종이컵·플라스틱 잔과 접시 취급을 2020년까지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스위스는 내년 1월부터 뇌샤텔시 등 일부 도시의 식당·카페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업계의 호응도 잇따랐다. 카페·레스토랑·바 업계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를 환영하면서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전역으로 퍼졌다. 뉴욕은 지난 5월 시내 식당과 주점·카페·스포츠 스태디엄·푸드코트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뉴욕시장과 뉴욕의 레스토랑업계, 환경단체 등이 지지의사를 밝혀 무난한 시의회 통과가 예상된다.

시애틀은 미국 도시 최초로 지난달 1일부터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칵테일 피크 등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외에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등 대도시와 주정부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캐나다 밴쿠버 시의회도 내년 6월부터 식당이나 술집에서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호주 역시 일부지역 주정부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소재인 비닐봉지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국가 전역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대만은 올 들어 비닐봉지 무상 제공금지 조치를 확대 실시했고 2030년부터 외식업계의 빨대·수저·컵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 이번 방안은 점포 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무상제공금지, 유료판매 전환, 전면금지 순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일본도 플라스틱 퇴출에 나섰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 여름까지 구체적인 ‘플라스틱 자원순환전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략은 플라스틱 포장재 감축, 폐플라스틱 수거 강화, 식물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등이 골자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2호(2018년8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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