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새아파트 늘어만 가는 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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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미분양주택이 6만가구를 넘어선 가운데 충남지역 아파트시장이 심각하다. 1~2순위 청약에서 신청자가 미달된 일반 미분양뿐 아니라 아파트를 다 지은 후에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철과 고속철도 연결로 수도권 접근성이 좋은데도 미분양이 쌓이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인근 세종 개발에 따라 새아파트 이주수요가 이동하는 데다 세종 효과를 노린 대규모 분양이 지속돼 공급과잉이 심각해진 것이다.

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습니다. /사진=머니투데이

◆충남 악성 미분양 1만가구로 전국 최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지난 6월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2050개로 집계됐다. 미분양주택이 6만2000개를 넘은 것은 1년10개월만이다.

미분양이 심각한 곳은 지방이다. 수도권 미분양은 9508개로 한달 새 3.3% 감소한 반면 지방은 같은 기간 5.1% 증가한 5만2542개를 기록했다.

지방에서 미분양주택이 가장 많은 곳은 경남이다. 그러나 미분양의 ‘질’을 보면 충남이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일반 미분양 수는 경남이 1만4896개, 충남이 9494개로 경남이 더 많지만 아파트를 다 짓고도 팔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은 충남 3192개, 경남 1776개로 충남이 두배에 달한다. 두 지역 다 준공 후 미분양이 한달 만에 11% 넘게 급증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을 ‘악성 미분양’으로 부른다. 일반적인 ‘선분양 후준공’ 시스템에서 건설사들은 1~2순위 청약 때 팔지 못해 남은 아파트를 2년여의 공사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분양한다. 하지만 준공 후에도 팔지 못할 경우 주변 상권이나 인프라 개발이 늦어지고 더 심각한 경우는 아파트값이 떨어져 분양자와 새입주민 간 갈등으로 번진다. 실제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할인분양돼 기존 입주민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거나 자살까지 시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첫 분양 때 팔리지 않은 아파트를 미분양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는 곳도 있다”며 “정확한 미분양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서 준공 후 미분양이 아니면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종 부동산호황 틈타 ‘묻지마분양’한 충남

충남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수도권과 가까워 대체로 서울과 동반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럼에도 조선업 침체로 최악의 경기침체에 허덕이는 경남보다 충남의 미분양이 더 심각한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은 세종특별자치시다. 충남과 충북 사이를 잇는 세종이 중부권 부동산시장의 블랙홀이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 이전과 동시에 아파트, 고속도로, 학교 등 인프라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충남 부동산시장도 개발효과에 대한 기대심리에 활발한 공급이 이뤄졌지만 결과는 세종과 정반대로 나타났다.

새아파트 이주수요가 대거 세종으로 이동한 것이다. 실제 세종과 충남의 미분양 추이를 보면 양극화가 뚜렷하다. 세종은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이 모두 ‘0’건이다. 아파트를 지으면 다 팔리는 ‘매진행진’이다. 반면 인근 충남과 충북은 지난 5~6월 미분양이 각각 4.2%, 16.6% 급증했다.

수도권 출퇴근 인구가 많은 천안도 오는 10월 입주하는 아파트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1000가구 넘는 대단지임에도 분양권 가격이 할인된 채 팔리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삼성 산업단지가 가까운데도 공급이 너무 많다 보니 미분양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공급과잉이다. 세종 우산효과를 기대하며 우후죽순 지은 아파트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충남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2만2068가구다. 현재 충남 미분양아파트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1만가구가 팔리지 않고 쌓여있는데 2만가구를 더 짓는다는 뜻이다.

세종시 아파트단지. /사진=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지속되는 공급과잉, 규제책 필요

미분양주택을 줄이려면 공급규제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수도권 사업부지가 줄어들고 건설사들의 공급경쟁이 지속될 경우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주택 인허가 수는 4만4278가구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주택 인허가 수도 전국적으로 24만9505가구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6.2% 줄어든 수준이지만 현재 남아있는 미분양 수를 따져보면 여전히 큰 규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지역’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아파트가 500가구 이상인 지역 중 미분양 증가추이에 따라 지정여부가 가려진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건설사가 사업부지를 매입할 때 HUG의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심사를 받지 않으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분양보증을 받기가 힘들다.

HUG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몇년 전 매입한 사업부지를 운영하는 상황이라 신규 사업부지에 대해서만 규제가 가능하고 이에 따라 공급이 줄어드는 효과는 2~3년 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미분양 관리지역은 총 24개로 충남에서는 보령·서산·천안이 포함됐다. 당진은 기존에 지정됐다가 이번에 제외됐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앞으로는 입지가 뛰어난 곳을 제외하면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2호(2018년 8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해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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