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섬과 ‘썸’ 타는 중입니다, 하하”

People / 박재아 인도네시아 관광청 한국지사장

 
 
기사공유
박재아 인도네시아 관광청 한국지사장./사진=김정훈 기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하계 아시안게임 개최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개최지 인도네시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역대 최초로 한 나라 두 도시에서 개최된다. 아시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를 즐기면서 자카르타와 팔렘방의 문화를 체험할 좋은 기회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누구보다 설레는 사람이 있다. 인도네시아 관광청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박재아(39) 지사장이다. 그녀는 어쩌다 인도네시아와 사랑에 빠지게 됐을까. 

◆'섬나라 알리미' 나선 이유

"사실 팔렘방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많이 알려진 도시가 아니에요. 하지만 경제규모와 도시인프라를 보면 왜 이곳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함께 공동으로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게 됐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돼요."

박 지사장은 인도네시아 관광청에 몸 담고 있어 이번 아시안게임 개최가 누구보다 반갑다. 그는 도시 팔렘방의 역사를 설명하며 이곳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새로운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팔렘방은 수도 자카르타보다 북쪽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9~11세기에는 불교가 가장 번창한 도시이기도 했죠. 해양무역이 워낙 활발해 다양한 문화가 잘 어우러진 도시이기도 해요. 경기가 열릴 스타디움은 자카르타보다 오히려 더 크게 지어졌어요.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많은 투자자가 몰리면서 인도네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관광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인도네시아 관광청은 본국 관광부 산하에 소속된 부서다. 국내에는 부산과 서울에 사무소를 뒀다. 박 지사장은 서울지사(VITO Seoul)를 맡는다. 23살에 시작해 올해로 벌써 16년째 관광업무에 종사 중이다.

외국 정부 관광업무에 처음 발을 디딘 건 대학교 4학년 때 피지 명예총영사관에서 일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새로운 지역을 발굴하고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다.

지속가능 관광 글로벌 컨퍼런스(GSTC) 세미나 발제 중 인 박재아 지사장./사진=박재아 지사장 제공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히는 서 수마트라의 빠리앙안의 중심지를 가르키고 있는 박재아 지사장 =박재아 지사장 제공

자비로 출장도 가고 글도 쓰며 이 일이 자신의 천직임을 직감했다. 그동안 박 지사장의 노력을 옆에서 지켜본 피지 관광부는 그를 정식 지사장으로 임명했고 이 일이 인연이 돼 사모아 관광청, 인도네시아 관광청의 한국지사장을 맡게 됐다. 

박 지사장은 인도네시아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에 주목한다.

"인도네시아는 섬만 1만7000여개에 달해요. 인구도 2억명이 넘죠.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 잘 몰라요. 주목받지 못한 곳을 소개하고 더 많은 관광객을 인도네시아로 인도하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물론 그가 관광청에서 단순 관광객 유치 업무만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예비 관광지 개발을 위한 국내 투자자 연계도 진행한다. 투자자를 모집해 인도네시아에서 투자수요를 찾고 사업아이템을 만들어 제공하는 식이다. 여건이 맞으면 현지업체와 투자자 매칭도 돕는다.

"투자 수요가 있는 분들을 모아서 10명 내외로 함께 인도네시아 지역을 탐방해요. 산업체를 돌며 사업아이템을 찾고 직접 컨설팅해주죠. 물론 이 일은 관광청 업무는 아니에요. 저 스스로 단순히 여행을 넘어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추진한 일이에요. 작은 섬을 알리고 무역이나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답니다."

그는 이 같은 업무를 진행하며 현실적인 벽에 부딫히기도 했다. 국내에서 인도네시아로 가는 직항편은 자카르타와 발리로 하루에 한 대 뿐이라, 수요가 있어도 항공편이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또한 인바운드(인도네시아 관광객 국내 유치) 추진에 있어서도 걸림돌이 많다. 인도네시아 관광객이 국내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한데 발급이 꽤 까다롭다. 현지 공무원도 발급받기 어려울 정도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케이(K)팝 등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하지만 비자발급 문제나 부족한 항공편 때문에 인바운드 유치에 애를 먹고 있죠. 양국 관광객이 서로 활발히 오고가야 발전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우리 정부가 국내에 상주하는 해외 주재원과 너무 교류가 없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런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한 정책을 폈으면 좋겠어요."

인도네시아 대사관 직원들과 박재아 지사장./사진=박재아 지사장 제공
◆"일과 가정, 모두 잡고 싶어요"

박 지사장은 사모아·인도네시아 관광청 업무와 별개로 남태평양관광기구 자문역할, 개인 마케팅회사도 경영 중이다. 또 언론사에 기고도 하고 업무 특성상 거의 매달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이러한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 그녀는 어떻게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고 있을까.

"결혼 후부터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고 새벽 2시에 일어나고 있어요. 부족한 업무시간을 메꾸려 새벽시간을 활용한 거죠. 육아와 업무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때론 버겁기도 하지만 저는 항상 가정이 우선이라 생각하기에 아이들에게 소홀하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남편도 처음과 달리 이런 저를 많이 이해해주고 있고요. 아이들도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지금은 저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됐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지역학으로 석사학위 과정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음 학기 부터는 다시 종교학으로 석사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사람들과 많이 만나는 업무 특성상 타인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일을 하다보면 사람들의 공감을 살, 혹은 생각을 바꿀 만한 말로 표현을 하고 싶은데 여전히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그 사람의 정신을 이해하면 관계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종교학 공부를 계획 중이에요. 아직 남편에게는 말을 안했는데 기사를 통해 알면 기겁할 수도 있어요(웃음). 하지만 저는 여전히 이 일이 재밌고 개인적으로 더 성장하고 싶어요. "

박 지사장은 현재 코트라(KOTRA)와 함께 해외에서 한국인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 인도네시아에서 주목받지 못한 여러 섬을 꾸준히 발굴해 알리미로 나설 예정이다. 섬과 '썸'타는 여자 박재아의 도전은 현재 진행 중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2호(2018년 8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161.71상승 5.45 10/22
  • 코스닥 : 744.15상승 3.67 10/22
  • 원달러 : 1128.40하락 3.7 10/22
  • 두바이유 : 79.78상승 0.49 10/22
  • 금 : 77.88하락 0.55 10/22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