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수거대란' 또다시 터지나

 
 
기사공유

[일회용 전쟁] ② 감축 아닌 땜질, ‘실효성 논란’


일회용품이 사라진다. 정부는 이달부터 커피전문점과 외식 프랜차이즈의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고 위반 시 가맹점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앞으로 일회용품 감축 대상은 플라스틱에서 비닐봉지, 과대포장지로 확대된다. 친환경 소비문화가 확산될 거라는 기대감과 함께 일회용품 대체에 드는 비용 부담을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머니S>는 일회용품 퇴출현황을 살피고 재활용 폐기물 규제의 실효성을 진단했다. 아울러 전문가에게 일회용품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산더미처럼 쌓인 재활용품. /사진=뉴스1DB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정부가 지난 5월 관계부처 합동 ‘재활용 폐기물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4년 안에 비닐봉투와 일회용 컵 사용량을 30% 이상 줄이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50% 감축 및 70% 재활용을 목표로 단계별 대책을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문제는 실효성. 대책이 나온 지 3개월가량 지났지만 이를 체감하고 이행하는 국민은 드문 게 현실이다. 정책 설계부터 국민의식 변화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본 처방이냐, 땜질 대책이냐

지난 4월1일 수도권 등 일부 아파트단지에 폐비닐 수거중단 문제가 발생한 이후 정부는 부랴부랴 국무회의 등을 거쳐 대책을 내놨다. 유사 사태 재발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범정부 합동으로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각 순환단계별 종합적인 개선책 마련을 추진하겠다는 것.

세부안을 살펴보면 우선 제조단계에서 재활용이 쉽게 생산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단계적으로 퇴출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위해 음료·생수 중 유색 페트병 비율을 2020년까지 0%로 만들기로 했다. 전체 페트병 출고량의 55%를 차지하는 19개 업체가 자발적 협약을 맺고 내년까지 무색 페트병으로 전환을 완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동참하지 않는 나머지 45% 업체들에 대한 대책은 ‘언론공개’ 외 다른 방안이 없다.

유통·소비단계에선 과대포장을 억제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2022년까지 일회용 컵 및 비닐봉투 사용량을 35% 줄이기로 했다.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과 자발적 협약을 강화해 텀블러 사용 시 10% 수준의 가격할인, 매장 내 머그컵 사용 시 리필 혜택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테이크아웃 컵의 원활한 회수와 재활용을 위해 컵 보증금제도를 도입해 판매자 재활용 비용부담 등 관련 법령을 연내 개정하고 전용 수거함 등 공공 회수체계를 정비하는 한편 컵 재질 단일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마트·슈퍼는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종이박스·재사용 종량제봉투 등만 사용토록하고 매장 내 속비닐 사용량도 50% 감축할 계획이다. 제과점은 종이봉투 사용을 권고하고 재래시장의 경우 장바구니 대여사업 등으로 맞춤형 감량대책을 병행한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와 자발적 협약으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인다는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업체 입장에선 머그컵을 지속적으로 씻는 새 인력을 고용해야 하고 일부 예민한 소비자는 남들이 사용한 머그컵을 사용하는 데 거부감을 느끼기도 할 텐데 이런 부분에 대한 세부 대책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분리·배출단계 대책으로 올바른 배출 방법을 집중 홍보하고 알기 쉬운 가이드라인을 보급해 폐기물에 섞이는 이물질 비율을 2016년 38.8%에서 2022년까지 10%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29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내 손안의 분리배출’을 선보였다. 해당 앱에는 ▲분리배출 핵심 4가지 방법(비운다·헹군다·분리한다·섞지 않는다) ▲종이·금속·유리병·플라스틱류 등 분리배출 요령 ▲분리배출 시 헷갈리는 사례 문답풀이 등이 담겼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은 다운로드는커녕 알고 있는 국민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이 앱을 다운로드한 수는 1000여건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재활용품 수거·선별을 영세 고물상 등 민간수거업체에 의존(약 70%)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민간수거업체와의 계약내용, 처리실적 등을 관할 지자체에 보고토록 하고 수거중단 시 사전 통보를 의무화하는 등 공공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 나아가 공공선별장 확충을 위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 재활용품의 공공관리 비율을 현행 29%에서 40% 수준까지 올려 처리 역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표=머니S 디자인팀
◆국민 참여·비용부담 문제는…

전문가들은 이런 수준의 대책으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자원재활용법 개정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 많고 지자체에서 후속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외형상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단계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디테일이 부족하고 목표 달성의 근거도 찾을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국민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를 유도할 방안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도 국민의 참여가 필요한 점은 인정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선 국민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일회용품은 줄이고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수거하는 데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재성 녹색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폐비닐 수거중단 대란이 발생한 후 정부가 긴급조치 형식의 대책을 내놨는데 예산이나 구체적 방안이 부족하다”며 “세계적으로 폐기물 대책의 패러다임을 쓰레기 감축으로 바꾸는 상황에서 ‘개선’에 방점을 찍은 정부 대책이 실효성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국민의 환경비용 추가 부담이 불가피한데 이런 얘기는 정부가 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이 경우 시민단체를 통해 민간차원의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데 정부가 직접 모든 것을 챙기려 한다. 대책 발표 후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2호(2018년 8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069.38하락 26.1718:01 12/14
  • 코스닥 : 666.34하락 15.4418:01 12/14
  • 원달러 : 1130.80상승 7.418:01 12/14
  • 두바이유 : 60.28하락 1.1718:01 12/14
  • 금 : 59.67상승 0.8618:01 12/14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