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위가 세계 1위"… 한국인은 언제부터 게임을 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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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가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한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에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필두로 PC방 열풍이 불었다. 전국에 퍼진 PC방 문화가 지역대회로, 전국대회로 발전하면서 e스포츠가 탄생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등에 업은 e스포츠는 게임의 형태를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발전시켰다. 2004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 10만명의 관중이 운집한 사건은 당시 e스포츠 열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13년이 흐른 지금, 전세계 곳곳에서 수천만명의 팬들이 게임 경기를 시청한다. 머니S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은 e스포츠의 세계를 파헤쳤다.<편집자주>


[e스포츠 홀릭] ④ 한국인이 게임을 잘하는 이유 

리그오브레전드 2017 월드 챔피언십./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한국 1위가 곧 세계 1위’라는 수식어가 이처럼 어울리는 종목이 있을까. 과거 스타크래프트부터 오버워치까지. ‘게임’ 세계에서 한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세계 프로게이머들이 모이는 게임대회를 살펴보면 한국인이 빠지는 경우가 없다.

지난달 막을 내린 오버워치 리그 우승은 전원 한국인 선수로 구성된 ‘런던 스핏파이어'(런던)가 차지했다. 그랜드 파이널(결승전)에서 런던팀이 ‘필라델피아 퓨전’을 2연승으로 제압하고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것. 글로벌 게임회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개최한 오버워치 리그는 전세계 11개 도시에서 12팀이 선발돼 우승자를 가린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롤)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2 ▲히어로즈 오브더 스톰 등의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팀은 모두 한국인. 그 중 롤과 스태크래프트2는 결승전에서 한국팀끼리 맞붙는 장관을 만들어내며 한국은 전세계 e스포츠 팬들에게 또 한번 ‘게임강국 한국’을 각인시켰다.

◆한국인이 게임을 잘하는 이유…PC방만 1만6000개 

서울의 한 PC방에서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있다./사진=심혁주 기자

한국인이 이토록 게임을 잘하는 이유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환경적 요소’를 꼽는다.

조아람 서울게임아카데미(SGA)프로게이머 전임교수는 “게임을 잘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소가 형성돼 있다”며 게임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이 유독 두각을 발휘하는 배경으로 주변 환경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부터 인터넷 보급으로 PC방이 생겨났다. 대중적인 게임(당시 스타크래프트)을 많은 국민이 한번쯤 플레이하다 보니 그 속에서 잘하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 교수는 “게임을 집에서 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고사양 게임이 많이 나오는데 해외에서는 집에 하이엔드 기준의 PC를 갖기가 힘들다. 들어본 적이 없다”며 “(수준 높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유저들이 아시아에 많이 몰려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PC방은 1만655여개로 나타났다. 같은해 업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수를 보유한 편의점 브랜드의 전국 점포수가 1만857개인 점을 감안하면 PC방이 엄청난 접근성을 확보했음을 알 수 있다.

PC방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게임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취미로 게임을 즐기는 어린 학생들이 늘어났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를 보면 13~24세 청소년은 주중(68.3%)·주말(59.7%) 모두 취미활동으로 컴퓨터게임·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성환(왼쪽), 김태훈 프로게이머 선수. /사진=한화생명e스포츠팀 제공

롤 게임단 한화생명 소속의 프로게이머 라바(김태훈) 선수와 성환(윤성환) 선수도 “학교 다닐 때 게임을 많이했다”며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취미지 않냐. 자연스레 접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력 좋은 한국인 선수, 외국팀에 스카우트

앞서 언급한대로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프로게이머가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한국시장은 게임업계에서 ‘e스포츠의 메카’로 통한다. 따라서 외국팀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많은 선수들이 한국을 떠나 외국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2017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 진출한 SKT T1, 삼성 갤럭시 팀(위쪽부터). 한국팀 간 결승전이 펼쳐졌다./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상대적으로 좁은 시장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넘쳐나니 외국에서 한국시장을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각지에서 성적이 좋은 외국팀을 들여다보면 익숙한 한국 이름이 보이기 일쑤다.

지난 6월 오버워치 리그는 오는 8월 예정된 올해 최고의 스타들이 참여하는 올스타전 경기에 선발 출전할 12명을 발표했다. 이 12명 가운데 10명이 한국인이며 이 중 8명은 해외팀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의 인기와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지표인 셈이다.

롤의 개발사이기도 한 글로벌 게임기업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한국시장을 ‘미래를 보는 수정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보다 시장규모가 더 큰 지역이야 당연히 존재하지만 한국이 e스포츠산업에서 가지는 위상은 독보적”이라며 “따라서 한국은 라이엇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롤 챔피언스 코리아’(한국의 롤 리그)는 축구로 비유하자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처럼 롤 팬이라면 응당 챙겨봐야 하는 세계 탑 클라스 리그로 자리매김했다"며 "한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중국, 북미, 유럽 등 타리그로 진출한 선수들도 다수다"고 덧붙였다.

☞ [e스포츠 홀릭] 시리즈 
① "넌 게임하니? 난 눈으로 봐"
② 게임만 하는 아들, 혼내지 마세요
③ 게임개발사 먹어치우는 '차이나머니'



 

심혁주 simhj0930@mt.co.kr

생활경제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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