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보험]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언제 첫걸음 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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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DB
지난주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3400만명에게 환영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실손보험 자동청구 시연회에 직접 참석해 효용성에 대해 살피고 보험사들에게 도입을 적극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가입자들은 보험금 청구를 위해 각종 진단서와 증명서, 영수증을 수십장씩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보험사와 의료계의 협력으로 각종 서류 없이도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병원에서 진료 후 자동으로 보험금이 청구되는 등의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보험금 자동청구, 디지털의료 첫걸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전체보험금 청구건수(2472만5000건) 중 30만원 이하의 소액보험금 청구건(1622만1000건·65.6%)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많은 가입자가 소액보험금 청구를 번거로워해 미수령하는 실정이다. 보험연구원이 2016년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험금 미청구 조사에 따르면 1만원 이하 외래진료비에 대한 미청구 건수 비율이 51.4%에 달했다.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고 복잡해 가입자 절반 이상이 소액 진료비 청구를 아예 포기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최 위원장의 실손보험 자동청구 주문은 디지털의료화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실손보험의 경우 국민 대다수가 가입했기 때문에 자동청구 서비스가 실현되면 많은 가입자가 편리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실손보험 자동청구 원리는 이렇다. 가입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그 내역은 의료기관을 통해 보험사로 전송된다. 가입자가 따로 의료기관에서 서류를 떼지 않아도 보험사가 의료기관을 통해 서류를 이미 받은 셈이다. 이때 보험금은 자동으로 청구된다. 

최 위원장이 보험사들에게 실손보험 자동청구 서비스 확대를 주문한 것은 아직 도입한 곳이 미미해서다.

교보생명은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삼육서울병원,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에서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인 보험금 청구제도는 100만원 미만 소액 보험금을 고객이 청구하지 않아도 보험사가 알아서 지급하는 서비스다.

교보생명 측은 시범사업을 마치면 올해 안에 전국 20개 병원을 대상으로 모든 고객에게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B손해보험은 세브란스병원과 제휴해 이용 환자들이 별도의 서류 발급이나 접수 등의 절차 없이 바로 실손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달 31일 여의도 보험개발원에서 열린 인슈테크를 활용한 '실손의료보험 간편 청구 시연 및 간담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가운데), 장기보상본부장 김재현 상무, KB금융 홍보모델 김연아가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의료계 반발 어떻게 잠재울까

하지만 교보생명과 KB손보를 제외한 다른 보험사는 실손보험 자동청구 서비스 도입에 미온적이다. 나가지 않아도 될 보험금이 자동청구되면 손해이기 때문이다. 또 서비스 정착에도 많은 예산이 소요될 수 있어 두팔 벌려 환영하기 힘든 분위기다.

의료계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진료기록은 의료기관 고유정보지만 이를 보험사에 넘기는 것을 꺼릴 수 있다. 보험금 자동청구 시 중간기관으로서 행정적인 부담도 떠않을 수 있다.

또한 병원에서 보험회사로 진료기록을 넘기는 것은 현행 의료법상 분쟁의 여지가 있다. 법적해석에 따라 의료기관, 혹은 보험사가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면 실손보험 자동청구는 다시 답보상태에 머물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5년부터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청구를 대행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의료기관이 가입자의 동의를 받아 진료내용을 보험사에 넘겨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의료계의 반발로 실현되지 못했다. 의료계는 보험사들이 축적된 진료정보를 토대로 불합리한 보험상품을 만드는 등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고 병원이 과도한 행정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행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나 KB손보가 택한 방법처럼 일부 의료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실손보험 자동청구 범위를 조금씩 확대해 나가는 방안이 낫다는 의견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병원과 제휴를 통해 실손보험 자동청구를 조금씩 확대해야 한다"며 "시행 후 실익과 효용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다른 병원들도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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