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직만 3번, 이젠 '금융 빅데이터 전문가'

People / 김재윤 딥서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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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서울창업허브’는 성공을 꿈꾸는 젊은 창업가들이 모인 곳이다. 열정이 넘치는 이곳에서도 유난히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창업 6년차의 김재윤 사장이다.


짧은 머리, 편한 캐주얼 복장에 운동화 끈을 바짝 당겨서 신은 그는 7층에 입주한 사무실과 세미나실을 분주히 오갔다. 그가 이끄는 스타트업 딥서치는 최근 금융회사와 함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재윤 딥서치 사장/사진=이남의 기자

딥서치는 금융데이터 검색 및 분석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창업 초기 사명은 위버플이었지만 올해 8월 대표 솔루션인 딥서치로 회사명을 바꿨다. 그만큼 기술력에 자신감이 크다.

 

◆원천기술 매력에 빠져 창업 도전


-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분야에서 딥서치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딥서치가 문을 연 지 6년이 지났다. 스타트업은 설립 후 10년이 지나면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받으니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초창기에는 고생을 많이 했다. 창업 1년은 직원 월급도 못 줄 정도로 경영 상태가 나빴고 심지어 직원이 2명만 남고 전부 회사를 떠난 위기도 있었다. 회사명도 3번이나 바꿨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원천 기술에 매료됐던 창업 시기의 초심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정보가 권력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확신했고 머신러닝 기술에 기반해 금융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딥서치는 2년 동안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지난 30년간 기업들이 축적한 재무, 경제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로보어드바이저(로봇+상담가)처럼 기술이 사람을 대신해서 투자 종목을 결정해주는 단계까지 기술이 발전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


투자는 금융회사가 더 잘 한다. 우리가 기술 개발에만 집중한 이유다. 개발자 마인드로 기업을 경영하니 성장 속도는 조금 느려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돈보다 기술 개발에 집중한 개발자 마인드의 경영 방식이 오늘의 딥서치를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성장시킨 비결이라고 믿고 있다.


- 특이한 이력이 눈에 띈다. 왜 창업에 뛰어들었나.


▶처음부터 창업할 생각은 없었다. 연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서버 플랫폼 개발자로 NHN(현 네이버)에서 근무했다. 한창 온라인 RPG 게임이 유행할 때 총싸움을 하는 게임서버를 직접 만들어 오픈하기도 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기대치가 컸는데 예상과 달리 흥행에 실패했다.


플랫폼만 우수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케팅과 재무, 홍보 등 나머지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고 이후 회계사 시험을 봤다. 안진회계법인에 입사해 직접 기업의 재무재표를 살펴보면서 수익구조와 비즈니스 채널을 알게 됐다. 그리고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에서 벤처투자 심사역으로 근무하면서 금융 분야에서도 기술이 산업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세번 직업을 바꾸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살리면 사업도 할 수 있다는 막연한 호기가 발동했다. 당시 금융시장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투자가 주목을 받아 타이밍도 좋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걱정보다 설렘이 컸다. 지금도 내 일을 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 우리가 만드는 기술이 개인과 기업, 산업을 바꾼다고 생각하면 정말 신나는 일이다.

김재윤 딥서치 사장/사진=이남의 기자

◆스타트업 키우는 원동력 ‘기술자’


- 많은 스타트업이 생기고 문을 닫는다. 딥서치의 지속가능 경영 방침은.


▶나 역시 기술 개발자다. 스타트업의 생명은 회사를 이끄는 차별화된 기술이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기술자들을 우대한다. 총 13명 직원 중에서 11명은 15년 이상 금융리서치, 머신러닝 분야에서 종사한 숙련된 기술자다.


이들이 맘 놓고 기술을 개발하도록 근무형태를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직원들은 정해진 근무지와 근무시간이 없다. 기술자가 알아서 업무 스케줄을 정하고 서버에 프로그램을 올린다. 회의도 두달에 한번 정도 한다. 그때 얼굴을 볼 정도로 자유럽게 일한다. 물론 프로그램 개발 마감시간 등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둔다. 자율근무체제로 일하되 업무의 효율성을 갖춘 셈이다.


보상시스템도 획기적으로 구축했다. 대표와 직원 모두가 회사의 당기순이익을 ‘n분의1’로 나누거나 스톡옵션을 균등하게 가져간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모두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기 때문에 직원들의 소속감도 높아졌다. 앞으로는 성과급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모두가 의욕을 갖고 기술 개발에 몰두하도록 다양한 보상 제도를 만들 계획이다.


-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줄 조언은.


▶30대 초반에 첫 회사를 차렸으니까 창업을 일찍 한 편이다. 당시만 해도 대규모 자본, 네트워크 등 많은 요소가 창업의 조건으로 꼽혔다. 지금은 독창적인 아이디어 하나만 있어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시대다.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면 주저 없이 창업에 뛰어들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성공의 기준도 너무 높게 잡을 필요가 없다. 외형성장에 목매는 비즈니스는 자신을 힘들게 할 뿐이다.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구현하려 노력하고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면 나만의 창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인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부른다. 현실에서 크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드물어 상상 속 동물로 불리는 것이다. 유니콘이 되기 어려우면 내가 그 시장에서 인간 유니콘이 돼보자.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강력한 캐릭터가 등장한 것이니 스스로 즐거운 일이 아닐까 싶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5호(2018년 8월29일~9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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