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문제는 보수의 부패·분열” 49%… 해법은?

[업그레이드 코리아] ② ‘분열의 정치’ 이젠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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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이면에는 대다수 국민이 주거불안이나 교육불평등, 성차별로 고통받는 현실이 있다.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과 이를 지지한 국민 주도의 촛불혁명이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대립과 반목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는 계층간 갈등을 초래하고 사회불안을 키워 ‘갈등사회’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지금 대한민국은 자본주의가 정착됐음에도 담론은 과거 경제개발시대에 머무는 전환기를 거치고 있다. 이는 결국 사회·정치적 의사소통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머니S>가 창간 11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 불거진 갈등 요인을 짚고 그 해법을 모색했다. <편집자 주>

[업그레이드 코리아] ② ‘분열의 정치’ 이젠 끝내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16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간담회에 앞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희 기자

국민들은 우리 정치수준을 낮게 평가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군사독재, 민주화운동,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등 파란만장한 20세기를 견디며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정치권은 국민의 삶은 뒷전에 둔 채로 자기 밥그릇 챙기는 데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과 이를 지지한 국민 주도의 촛불혁명이 대한민국 역사를 바꿨음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대립과 반목의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정치권은 과연 구태를 벗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국민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부패·분열’에 분노한 국민

<머니S>가 창간 11주년을 맞아 리서치기업 두잇서베이와 공동으로 ‘업그레이드 코리아’를 위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국민은 한국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을 '보수의 부패와 분열'(1855명, 49.4%)에서 찾았다. 이어 ▲집권세력의 독선(695명, 18.5%) ▲지역기반 정당 정치(496명, 13.2%) ▲이념갈등(356명, 9.5%) ▲대통령 집중 권력구조(352명, 9.4%)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이 보수의 부패와 분열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남용해 최악의 부패정권으로 몰락했다. 그를 대통령으로 추대한 보수정당이 반성 없는 행보를 이어온 것도 국민의 분노를 샀다.

선거를 통해 여당이 되면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정치권의 모습을 우리는 수십년 목격했다. '호남 vs 영남' 구도로 대변되는 동서대립은 고질적인 지역갈등을 유발했다. 군사독재정권을 몰아내고 국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이뤘지만 대통령제 절대권력은 갖은 부패와 비리를 양산했다.

◆민생경제 여전히 불안

출범 1년을 넘긴 문재인정부를 국민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이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대체적인 시각은 후한 점수를 주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점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2.2%인 1208명이 70~79점을 줬다. 이어 ▲80~89점(847명, 22.6%) ▲60~69점(693명, 18.5%)이었고 90점 이상이라고 답한 이는 10.0%인 376명에 불과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 2년차임에도 국민들의 평가가 이처럼 인색한 이유는 민생경제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자리정부를 자처하며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까지 설치했지만 취업률이 추락하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적폐청산에 몰두한 나머지 민생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실망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실망감은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문재인정부에게 느끼는 부족한 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경제정책 미흡(1546명, 41.2%) ▲적폐청산, 남북관계 개선에만 집중(1010명, 26.9%)을 1·2위로 꼽았다.

'지나친 반기업 친노동 정책'(486명, 12.9%)이라고 지적한 응답자는 기업을 규제로 옭아맬 경우 우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마리는 ‘균형감각’·‘세대교체’

민생경제에 실망한 국민들은 남북과 북미 정상이 만나 화해와 평화를 모색하는 모습도 그리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대전환기, 이제부터가 중요하다(1405명, 37.4%) ▲외형만 요란하고 실속은 없다(1021명, 27.2%)고 평가했다.

또 ▲북한 퍼주기가 우려된다(627명, 16.7%) ▲비핵화 진전 없는 교류 확대는 위험하다(395명, 10.5%) ▲통일이 다가오는 것 같다(306명, 8.2%) 등의 순으로 답해 신중하면서도 우려섞인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득권 세력이 주도하는 정치권에 새로운 인물이 들어가 세대교체를 이뤄야 구태를 벗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도 균형감을 갖추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자세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연숙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원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우리 정치의 쇄신을 가로막는 문제의 근원이 기득권 세력이라고 짚었다. 그는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에 의해 새로운 정치대표를 계속 배출하는 게 핵심”이라며 “하지만 우리 정치는 기득권 세력의 득세로 세대교체에 실패해 정치수준이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방적·포용적 공천제도 도입으로 세대교체를 이루는 게 문제해결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야당의 공세에 흔들리면 결국 비난의 화살은 정부와 여당으로 향한다”며 “통합과 적폐청산은 이율배반적이면서도 병행해야 하는 것이어서 한쪽으로 치우치면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한다. 협치를 위해 정부의 균형감각과 여당의 강약조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남북관계 개선에 지나치게 쏠린 비중을 민생경제 회복으로 끌어오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국민은 냉철한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58호·5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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