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보다 국민이 많이 뽑은 ‘선진국 조건’은?

[업그레이드 코리아] ③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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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이면에는 대다수 국민이 주거불안이나 교육불평등, 성차별로 고통받는 현실이 있다.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과 이를 지지한 국민 주도의 촛불혁명이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대립과 반목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는 계층간 갈등을 초래하고 사회불안을 키워 ‘갈등사회’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지금 대한민국은 자본주의가 정착됐음에도 담론은 과거 경제개발시대에 머무는 전환기를 거치고 있다. 이는 결국 사회·정치적 의사소통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머니S>가 창간 11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 불거진 갈등 요인을 짚고 그 해법을 모색했다. <편집자 주>

[업그레이드 코리아] ③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하자


“취업 삼수 중이에요. 하루 빨리 안정적인 직장을 잡아서 불안한 삶을 끝내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네요.” (30대 취업준비생 박재성씨)

“월급으로 네 식구가 빠듯하게 살고 있어요. 밑 빠진 독에 물붓기니 저축은 꿈도 못꾸죠. 내 자식에게만은 흙수저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는데….” (40대 직장인 홍성우씨)

“장사가 예전같지 않아요. 말이 사장이지 알바생 월급보다 제가 가져가는 돈이 더 적어요.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더 오른다니 한숨만 나오네요.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에요.” (50대 자영업자 김승민씨)

흡연구역 내 한 대기업이 내건 ‘집중근무시간 준수안내’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사진=뉴스1 이종덕 기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 하지만 ‘고용 없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에서 경제주체로 발을 내딛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고스펙을 쌓아도 넘기 힘든 취업난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물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제자리인 삶, 나오는 건 한숨뿐이다.

◆ ‘최저임금·주52시간 근무’ 문제없나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고소득층 소득은 많이 늘었는데 저소득층은 대폭 줄었다. 최근 1년 새 늘어난 일자리가 31만개에서 5000개로 급감했다. 여기에다 올해 자영업자 100만명이 폐업으로 내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빈부격차도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소득하위 계층이 붕괴하면서 우리 사회 소득상위 10%와 하위 10%간 격차가 4배를 넘어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에 따르면 소득상위 20%의 평균 가계소득은 월평균 913만49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3% 늘었다.

반면 하위 20%는 월평균 132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7.6% 줄었다. 일자리 악화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은 15.9%나 줄었다. 상·하위 20%의 소득격차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소득하위 20% 가구의 취업자수는 1분기 8%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는 18%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예견된 결과지만 경제가 나빠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경제정책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의 고용악화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 등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하겠다며 저소득층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 반대로 하위계층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정책의 취지는 좋으나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정부가 소득격차만 키웠다고 한탄한다.

한국노총의 최저임금 온전한 1만원 쟁취/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이는 <머니S>가 창간 11주년을 맞아 리서치기업 두잇서베이와 공동으로 실시한 ‘업그레이드 코리아’를 위한 대국민 설문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조사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인 2087명(55.6%)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동의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전적으로 동의한다 18.4% ▲반대하지만 언젠가 가야할 지향점이다 11.5% ▲반대한다 10.5% ▲중립 4.0%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도 가장 많은 2001명(53.3%)이 ‘동의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답했고, 이어 ▲전적으로 동의한다 21.9% ▲반대하지만 언젠가 가야할 지향점이다 9.1% ▲반대한다 9.0% ▲중립 6.7% 순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고민희씨(31)는 “근로자의 권리신장을 위해 궁극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게 맞다”면서도 “무조건 일괄적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지불주체인 소상공인의 현실을 반영해 사업장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영민씨(44)도 “무리한 임금인상은 고용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악화시킬 뿐”이라며 “생산직 등 일부 업종에선 주52시간 근무제로 저녁 있는 삶이 아닌 굶는 삶이 되고 있는데 이 같은 부작용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 국민들 의식수준부터 선진화해야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어떤 경제성장이 이뤄져야 할까. 국민 대다수가 경제정책에 앞서 국민의식도 선진국에 걸맞게 달라져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들은 경제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항목에 대해 ▲국민 의식수준 제고 29.1% ▲소득주도 성장 23.8% ▲세금인상과 복지확대 21.4% ▲기업규제 철폐 16.1% ▲외교력 강화 9.7% 등을 꼽았다. 소득·세금인상, 복지확대 등 주요 경제정책보다 의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주부 윤유경씨(41)는 “덩치만 커졌다고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며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려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부문의 변화와 함께 사회 구성원의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이미 대한민국은 경제 체격으로는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것은 옛말일 뿐. 국민들은 흙수저·금수저론 등 부의 대물림 사회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취업난으로 상징되는 '고용 쇼크'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이제 모두가 변해야 할 때다. 상생경제를 실천하는 국민의 의식제고와 사람 중심의 기업가정신. 그리고 시장의 경제논리가 반영된 경제정책이 ‘세바퀴 경제’로 맞물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업그레이드 코리아, 경제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58호·5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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